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홀애비 밥풀꽃에 대한 보고서2 본문
어릴적 굶는 짓거릴(?)하도 자주해서 그런지
스스로 밥을 챙겨먹을 수 있게 되는 어른이 되었을 때
하루 세끼는 하늘이 무너져도 악착같이 챙겼었다...
어린시절에 그토록 먹고싶었던 음식들은
오히려 어른이 되고서는 싫어하는 음식이 되어버렸고
김치가 들은 음식이나 떡국 감자 등의 음식으로 식사를 해결할 떄면
지인들이 그만 먹어라고 할 정도의 양을 먹었었다.
공기밥 세 그릇 정도 먹어도 얼마간 더 들어갈 여력이 남은 것 같았으니...
직장에서 회식이라도 하는 날이면
내 메뉴는 어김없이 밥이다.
동료들이 날더러 집에서도 늘 먹는 밥 지겹지도 않느냐고 핀잔을 하곤 했었다.
고향 진주에서 잘 가는 식당의 아주머니는 내가 가면
떡국을 큰 냉면 그릇만한 곳에 건더기를 가득 담아주신다.
(남자들은 술 떄문인지 국물 위주로 떡국을 먹더라만)
가끔 먹는 국수도 물론이지만(사실 국수는 쌀이 아니라서 자주 즐기지는 않지만)
내 식성은 오로지 쌀을 삶은 밥이 최고다.
혼자 살면서 아침엔 냄비나 돌솥에다 밥을 적당히 눌어붙게 만들어 누룽지까지 끓여서 먹는다.
산엘 들떄도 꼭 코펠밥을 해먹고 다녔다.
그러다 요즘엔 어떻게 된 것인지 통 배가 고프질 않는다...
사실 내가 죽자살자 밥을 챙겨먹는 이유래야 여느 사람들처럼 배가 고파서이기도 하겠지만(식도락은 별로 없으니)
군에 입대할 때 체중이 52kg여서 내심 걱정을 했었고 지원해서 간 공수특전대라는 곳이
체중미달로 낙하산 방향타 조절이 안 된다는 것들 떄문이었기도 하다...
키에 어울리게 65kg이 내 인생 최고의 목표치였었는데 헬스까지 병행하고 답배도 끊어보고 별 짓을 다 해봤다만
갑상선으로 꼬박 일 변 간 약을 먹었더니 아, 그게 글쎼 체중이 60을 넘어서길래 스트레스까지 다 달아나서는
거짓말처럼 갑상선도 완치가 되는 것이었다.
욕심으론 목표치 65에 접금하고 싶었는데 10 면째 62KG에 머물러 요지부동이다.
지금은 체중따위 관심을 안 가져서인지 몇 킬로나 되는지 모르겠다만,
산엘 가도 그렇고 집에서도 마찬가지인데
산에서 깁밥 두 세알만 먹어도 배 속을 제대로 달랠 수가 았고
집에서는 오후 서너시 까지는 통 배가 고플 생각을 않는다...
괜한 기우인지 당연한 걱정인지 모르겠지만
너무 안 먹으면 안 될 것 같아서 억지로 밥을 챙겨 먹고나면 그 만으로도 어떤 날들은 그냥 하루를 다 넘가게 된다.
자주 안 먹어서 양이 준건지 자주 굶겨서 장이 오그라들은건지 모르겠지만
좌우지간 배가 약간 고플 떄가 오히려 몸은 가뿐해서 기분은 한결 좋은 것 같다...
내일부터는 아침밥을 먹기 시작해 볼까 하는데 뭐, 또 배라는 녀석이 고프다고 안 하면 할 수 없이 그냥 넘어가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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