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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퓌스의 벤치

윤동주의 서시 / 정호승

까미l노 2009. 4. 22. 00:34

윤동주의 서시 / 정호승


너의 어깨에 기대고 싶을때
너의 어깨에 기대어
마음놓고 울어보고 싶을때

너와 약속한 장소에
내가 먼저 도착해 창가에 앉았을때

그 창가에 문득 햇살이 눈부실때
윤동주의 서시를 읽는다

뒤늦게 너의 편지에 번져 있는
눈물을 보았을때
눈물의 죽음을 이해하지 못하고
기어이 서울을 떠났을때

새들이 톡톡 안개를 걷어내고
바다를 보여줄때

장항에서 기차를 타고
가난한 윤동주의 서시를 읽는다

갈참나무 한그루가
기차처럼 흔들린다

산다는 것은 사랑한다는 것인가
사랑한다는 것은 산다는 것인가


음악,  Chris De Burgh / Natasha D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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