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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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퓌스의 벤치

저 별빛 / 강연호

까미l노 2009. 4. 15. 01:13

그리움도 버릇이다 
치통처럼 깨어나는 밤

욱신거리는 한밤중에 
너에게 쓰는 편지는 필경 지친다 
더 이상 감추어둔 패가 없어
자리 털고 일어선 노름꾼처럼
막막히 오줌을 누면 
내 삶도 이렇게 방뇨되어
어디론가 흘러갈 만큼만 흐를 것이다
흐르다 말라붙을 것이다 
덕지덕지 얼룩진 세월이라기에 
옷섶 채 여미기도 전에
너에게 쓰는 편지는 필경 구겨버릴 테지만
지금은 삼류 주간지에서도 쓰지 않는 말
넘지 못할 선,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어 
너에게 가고 싶다 
빨래집게로 꾹꾹 눌러놓은
어둠의 둘레 어디쯤 
너는 기다리고 있을 테지만
마음은 늘 송사리떼처럼 몰려다니다가
문득 일행을 놓치고 하염없이 두리번거리는 것
저 별빛 새벽까지 욱신거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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