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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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퓌스의 벤치

겨울바다로 떠난 그대 / 박장락

까미l노 2009. 4. 15. 01:05
겨울바다로 떠난 그대 / 박장락 
먹빛 하늘을 달려온 바다에서 
불멸의 사랑을 꿈꾸다. 
침몰 되어버린 
지난날의 파편 같은 언약이 
수평선에 내걸리고 
허공을 가르는 바람 앞에 
무심히 홀로 서서 
나의, 
허기진 고독을 채우려고 
침잠된 갖가지 언어를 되뇌어도 
그때의 감정은 허물과 욕망처럼 
스멀거리며 떠오른 
지난날의 그리움이 
모래톱처럼 가슴에 박혀 
슬픔을 이 고진 세월이지만 
푸른빛 가득 이랑진 파도 앞에 
돛단배 띄워놓고 구름을 벗삼아 
애달픈 마음에 몸부림 쳐봐도 
무정하게 겨울 바다로 떠난 그대는 
추억 서린 하늘의 어깨 위에 잠 들어 버리누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