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카미노의 산티아고 순례 제5일차 '길과 사람은 만났다 헤어지고'' 본문

까미노 데 산티아고

카미노의 산티아고 순례 제5일차 '길과 사람은 만났다 헤어지고''

까미l노 2008. 11. 18. 22:29

 

                                                       이 지도 사진은 친절한 한 외국인 순레자가 인터넷에 올린 지도임을 밝혀둡니다.

 

 

                                           제5일차(10월1일)PUNTE LA REINA--ESTELLA 21,1km '사람도 길도 서로 만났다 헤어짐을 반복하고'

 

 

 

 

 스페인의 산간 마을도 한국의 여느 산악지방처럼 크게 다르지 않고 비슷한데 굳이 다른 점을 찾는다면

 이곳의 산간 지방 마을은 좁고 가파른 곳은 거의 없었고 밭농사 같은 것은 아예 볼 수가 없었는데다

 거의 농기계로 포도/밀/옥수수등의 대량농사를 짓고  집집마다 세게 유명 자동차들이 한 두대씩 있다는 것이다.

 

자동차도 순전히 사용목적으로 소유한 것으로 보이는데  반짝반짝 닦아서 세워두는 차는 거의 볼 수가 없었다는것이다.

지나가던 도시의 자동차 대리점에서 확인한 가격도 참 착했다...하긴 관세가 없어서 그랬갰지...

사진에서 보듯 산길도 자동차와  사람 양쪽 다 편히 다닐 수 있을만큼 흙길이지만 넉넉하게 품을 열어두고 있다.

 

쉬엄쉬엄 오르막을 다 올라간 순례자는 눈 앞의 마을에 있을 바에서 쉬어가면서 커피 한잔이라도 마시려는 궁리를 하는 것일까...

배낭 뒤에 달 콘차(가리비 조개)와  두툼한 양말이 퍽이나 정겨웁지 않은가...

 

 

 

이 길을 오기 전 한국의 잊혀져 가는 옛길과 흙길들을 여러곳 답사를 다니기도 하고 '인생길 따라 도보여행' 회원들과 걷기여행을 자주 다녔었다.

 

흙길 숲길 오솔길 예쁘고 아름다운 길이 지천에 널린 이곳은 그야말로 걷기여행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길의 천국이라할만큼

부러운 길들이 많지만 한국의 옛사람들이 다녔던 오래 전 흙길들은 그나마 다 포장이 되고 없어져 가는 중이다.

 

관광공사라는 곳이 뭐하는 곳인지 그나마 있었거나 조금 괜찮다 싶은 길들엔 어깁없이 관광수입을 목적으로 길을 다듬고

쓸데없을 것 같아보이는 이상한 입간판들을 세우고 주변에 식당이나 가게따위를 허가를 줘서

오로지 수학여행 가는 아이들 주머니 돈 홀리려는 싸구려 중국산 기념품 파는 동네로 만들고 있는 실정이다.

 

도대체 옛길 보존은 커녕 김밥집 오뎅집 기념품 가게 같은 것들이 꼭 있어야 편리한 것인지...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이라는 곳을 가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무슨 기준으로 아름다움 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는 것인지...

 

 예의 노랑색으로  화살표를 표시한 가리비들이 담벼락에 붙어있는 집이다.

잘은 모르지만 저 집은 공무원의 집도 아닌 것 같고 그렇다고 무슨 관공서도 기념품을 팔거나 커피를 파는 카페나 바도 아닌

그저 평범한 마을길에 있는 조그만 주택일 뿐이다.

 

저 노랑색 콘차가 다닥다닥 붙어있는 것을 본 순례자의 평온한 안도의 길 찾기에 대한 마음이 어떤 것인지 걸어본 사람들은 잘 안다.

너무나 고마워 하고 저런 집에 사는 사람들은 참 마음이 넉넉한 것 같다라고 느끼면서 니자갖디 않을까...

내 집 담벼락에 무언가를 붙인다면 좋할 사람 몇 있을까만은...

 

 

 

 저 낙서를 쓴 사람은 이 길을 지나간 게 작년12월 어느날이었나보다....

 

이 낙서는(?)내가 산티아고로 떠나기도 전에 이미 인터넷에 올려져서 질타를 받기도 했는데

또 다른 낙서에는 아버지의 환갑을 축하 한다는 글씨도 있었던 모양이다...

 

인터넷에서는 한국인의 추태다 어글리 코리언의 전형이다...라면서 욕들을 한 것을 보았는데

산티아고 길에서 만난 미국 거주 교포여성이 입에 거품을 물 듯 한국인에 대한 부끄러움에 대한 말을 늘어 놓으면서

나에게 계속 뭐라 그러길래 벌써 인터넷에 올려져서 말들이 많았다고 했더니 인터넷으로는 안 된다 가서 이야기를 해야한단다...

그런데 누가 어디를 가서 누구를 붙잡고 이야기를 하라는 것인지...

 

그 여성은 60을 갓 넘긴 미국에서 공무원으로 정년퇴직을 하고 산티아고에 왔다고 스스로를 밝히며

이 길이 어떤 길인지 아느냐 그러길래 유네스코에 등록이 된 길이라고 알고있다 그랬더니 그런데 그런 길에 어떻게 낙서를 할 수 있느냐면서...

 

난 일일이 대꾸할 기분이 아니라서 그냥 듣고만 있었지만 속으로는...

아니 한국글씨만 보이고 수많은 외국인들의 낙서는 안 보이느냐고 묻고도 싶었다...

 

하긴 아버지 환갑 축하글이나 독도는 우리땅 이라는 글씨가 왜 산티아고 길에 낙서로 새겨져 있는지 우습기도 하다만...

그래도 저 낙서는 귀엽기나 하구만...^^뒤에 따라오는 여자 친구인지 애인인지 용기를 복돋워주는 듯해서...

사실 저 낙서는 문화유산과는 별 상관 없을 수도 있는 길가의 고가도로 아래 벽에 있는 글씨인데 다른 나라 글씨로 된 낙서도 수 없이 많다...

 

파리나 스페인의 지하철 벽이나 기타 여느곳 아예 비어있는 벽면은 없을 정도이다...

어�거나 굳이 벽에다 페인트로 낙서를 한 저 사람은 꿈자리 꽤나 사나웠을 터~

 

이런 방법도 얼마던지 많이 있을텐데 말이야...^^ 

 

 

 배냥 옆 길가의 까치밥 열매를 따서 쓴 글씨인데 이런글은 아무도 뭐라 그러는 사람이 없을 것을...쯧~

이 사진 일본 인터넷에 많이 올라갔을 것임...

뒤 따라오던 수십명의 일본 욘사마 팬쯤 될 아줌마들이 박수를 치고 마음이 참 아름답다라며 내 몰골과 저 사진을 다들 찍어갔으니까 말이지...^^

 

저 열매는 사람이 먹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새들이나 그어떤 동물들도 먹는 것이 아닌

그저 길가에 지천으로 열려있는 한국이름은 까치밥이라는 것인데 일일이 따느라고 손등이 가시에 무수히 찔렸음...^^
 한국인의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인도행을 홍보를 잘 했다고 믿고 시푸다...^^

 

 

 분명 외국인의 솜씨일 터~

 마을 창고 같은 곳인데 벽에다가 쓴 그림같은 글씨인데 나름대로 색상도 그럴싸 한데다가 글자체의 디자인 솜씨가 제법있는 듯~

 요즘은 저런 벽의 글씨나 그림도 예술 뭐 비슷한 그런 한 장르를 차지하는 것 같기도 하던데...

 영림사업을 잘 한 것인지 간벌이 잘 되어서인지 소나무 숲길도 산티아고 길엔 많았다.

우리나라 소나무들과는 달리 키가 크고 잎도 우리나라 소나무보다 훨씬 굵고 길었는데 솔방울은 수류탄만했었다...

 

 화강암이나 대리석 석회석 현무암 등 돌이 많은 나라인지 저 돌은 까만색이었는데 주로 집의 지붕 맨 바깥부분을 얇게 덧씌울 � 많이 사용을 한 것 같았다.

깨진 납작한 까만돌이 길가에 널려있기에 한개 한개 주워서 이어붙이기를 해서 글씨를 만들어 보았다...

 

 위의 글씨를 쓴 열매는 우리나라 두배 정도의 크기를 가진 도토리인데 그냥 길바닥에서 썩고 있었고 아래는 햇밤 알이다...^^

산티아고 길 마을 근처에 지천으로 널린 밤나무인데 별로 신경을 쓰질 않는다..

 

가끔 밤나무를 털고 있는 마을도 보긴 했고 큰 도시에서는 수퍼에서

무게를 달아 팔기도 하더라만 거의 버려진 채 썩어간다.

 

자축하는 생일 기분도 좀 내 면서 덕분에 이런 글씨도 써 보고

숙소에 가서 까 먹고 삶아 먹고 구워 먹고 신났었지만...

 

 

낙서는 이런식으로 얼마 후에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만들면 누가 뭐라 그�까...

하긴 금수강산 아름다운 바위에다 똥칠글씨를 새기는 무식한 사람들도 있기는 하지만... 

 

 우리는 살아가면서 어뜬 곳을 향해 길을 걷기도 하고 때로는 차를 타기도 하고 배 또는 비행기도 타게 되는데

 지나가는 길에 보게 되는 건물이나 좋은 집 아니면 주변 경치를 멋있다고 한 적은 있었지만  

 내 발 아래의 흙이 부드러워서  바로 앞 내 시야가 머무는 곳의 자연에 그대로 방치 된 숲길이

 조금 전까지 내가 지나온 길을 뒤돌아보게 되었을 때 아! 아름답다 라고 감탄을 하게 되는 일이 얼마나 있을까...

 

 

 저 집이 있어서 길이 예쁘게 나있는 것인지 아름다운 길가에 있는 집이라서 길과 참 잘 어울리는 집이다...라고 해야 할 것인지는 차치하고서라도

낮은 돌담과 풀,꽃 담벼락 낙엽이 그대로 썩어가는 흙길들을 어찌 아름답지 않다고 할 수 있을까...

 

지붕에 떨어지는 빗소리가 잘 들리라고 지붕들을 슬라브로 안 만들고 저렇게 만들었을꼬야...라고 속으로만 생각하면서 지나간다이...^^

그러길래 다락에도 유리로 된 채광창을 만들어서 하늘을 다 볼 수가 있는게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욕심이나 재산권을 위한 금을 그은 도시의 경계선 같은 답이 아니라

스페인에서 본 산티아고 길가의 높거나 낮은 담들은 오로지 사람이 걷는 길과 가축이

제 살 곳을 멀리 벗어나 길을 잃지 않을 정도의 가로막음용으로만 만들어진 것 같았다.

 

실제 갈리시아 지방은 축산업을 하는 마을이 많이 있어서 순례자들에게는 또 다른 곤욕을 주기도 했었는데 

길에는 어김없이 똥똥똥!!! 소똥의 천지였으니까...^^

하지만 가축의 똥이란 게 그들이 워낙 채식주의들이라서(^^)어지간해서는 사람의 그것들만큼

냄새가 지독할 정도로 고약한 것만은 아니라서 그나마 참고 지나가고는 한다...

 

스틱을 가지고 오지않았다가 이곳에서 6,5유로를 주고 사진에 보이는 순례자용 지팡이를 한개 샀는데 나름대로 멋도 있고 폼도 난다...

지팡이에 표주박 한개만 달면 영락없이 그 당시 순례자 폼이 될 것 같기도 하다.

 

마을을 들어서서 언덕을 올라갈 때 주위 나뭇가지를 보면 작은 달팽이들이 나뭇가지를 타고 다닥다닥 메달려있는 것을 볼 수가 있다.

글� 이것들이 번식을 위한 몸부림으로 천적을 피해 올라가는 것인지 도대체 이유를 알수는 없었지만 좌우지간 참으로 특이한 광경을 볼 수가 있는 곳이다.

 

중소도시형의 마을이고 골목길레 수퍼있고 왼편골목길에 공립 알베르게가 있음.

뽀송뽀송하게 말려 입는 빨래 욕심에 오늘 코스는 비교적 수월하기도 하고 걸음을 빨리해서 일찍 숙소에 도착했다.

 

일찍 도착한 덕분에 볕 잘 드는 이층 창가의 침대와 빨래가 잘 마를 그런 베란다를 차지하고. 후다닥 해 치운 빨래를 널고

장을 봐서 음식을 만들어 먹을 궁리로 마을로 마실을 나갔다.

 

산티아고에서 내가 해먹을 수 있는 요리라는 게 기껏해야 스파게티/파스타/계란 볶음덮밥과 스프 정도인데

한정된 공간과 부엌의 집기시설로는 인원이 많게 머무는 곳이면 스파게티나 파스타는 1인분을 하기가 다서 껄끄럽기도 해서

그냥 계란 프라이(스크램블 에그)미리해둔 밥(인도와 베트남 쌀)그리고 치즈와 스프로 해결을 본다...

 

이 밥이라는 게 사실 그곳 사람들은 물을 걸죽하게 부어서 쌀이 익을 때까지 휘휘 젓는다.

마치 조금 된 죽을 끓이듯이...

 

알맞게 뜸을 들인 밥을 숭늉 욕심으로 조금 더 눌게 만들어서 준비해 두고 스프를 끓이고 계란 프라이를 해서 소금과 치즈로 섞어 서 먹는데 

사실 순 토종 한국 촌놈인 나로서는 그 어떤 양식보다 바게뜨에 초리스나 치즈 또는 햄을 얹어먹어도  내가 만든 음식보다는 못했었다...

 

그리고 스페인의 이 스프라는 게...말이 스프지 한봉지에(속의 내용물 양을 보면 결코 1인분 이상은 아닌 듯)소금이 얼마나 들어있는지

물을 한 양동이쯤 부어야 간이 맞을 정도로 이네들의 식습관은 상당히 짜게 먹는다.

 

그야말로 뜨끈한 숭늉까지 후식으로 저녁식사를 오랜만에 밥으로 해결을 하니  '등 따시고 배 부르니 새상 부러울 게 없다'가 된다.

이층 베란다의 빨래를 걷기위해 갔더니 아,글쎄...

 

삼층 베란다 내 바로 위쪽에 이제서야 도착한  외국 여자가 그 커다란 가슴을 다 가리지도 못했을만큼 큰

젖가리게와 옛날 울엄니들 입으시던 엄청 통 큰 속빤쮸를 제대로 짜지도 않고 베란다에다 턱 걸쳐 두었으니

바로 아래에 널려있던 한낮동안 햇볕을 받아 뽀송송하게 잘 마른 내 빨래가 난데 없이 비 세례를 맞고 있는 중이었다...  

 

할말을 잊고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기 시작하는 나를 본 J,T가(다소 수다스럽긴 해도 나와 많이 친했던 미국인인데 이름이 정말 단 두 스펠뿐인 J.T이다)

 참아라~참아라~ 내가 올라가서 이야기 하고올꼐...라면서 올라갔다.

잠시 후 예의 그 여자가 미안해서 어쩔줄을 몰라하며 연신 미안하다고 하면서 지 빨래를 거두어 간다.

 

그렇지만 정말 멋있게 말랐다가 다시 흠뻑 젖어버린 내 옷들을 보니 그만 울고싶어질 정도로 부아가 치밀어

속으로 이발세발 욕설을 퍼부었었는데 다음날 길을 걸으면서 반성을 많이 했었다...

스스로가 한심하기도 하거니와 아직도 한참 멀었다 싶기도 하고 걷는 이유나 있느냐고 반문을 하기도 한 하루였었다...(그깟 옷좀 젖었기로서니...)

 

그 외국인 여성이 아래를 내려다보며 미안해서 어쩔줄 몰라하던 얼굴이 떠올라 더윽 미안했었던 뒷날 하루의 길이었다...

 

5.0km-------Maneru

2,5km-------Cirauqui 빵집 있는 마을

5,5km-------Lorca 사설 숙소 서로 마주보고 있는 골목길.우측 알베르게 호세라는 사람이 관리하는 곳 추천,빨래 부엌 시설

                   비가 내려 진창길이 되면 도로를 따라가도 나중에 길은 만나게 됨

 

5,0km-------Villatuerta

4,0km-------Estella 산 위 꼭대기 지점에 십자가,성곽ㅇ; 있는 중간형 도시 약국/골목에 바 많은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