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카미노의 산티아고 순례길 제6일차 '끝 없는 지평선' 본문

까미노 데 산티아고

카미노의 산티아고 순례길 제6일차 '끝 없는 지평선'

까미l노 2008. 11. 21. 01:42

 

                                                        이 지도 사진은 친절한 한 외국인 순레자가 인터넷에 올린 지도임을 밝혀둡니다.      

 

                                                        제6일차 (10월2일)ESTELLA-LOS ARCOS 21.7km 광활한 밀밭길과 포도밭 사잇길

 

 

 

 

 

 

 

 

오늘도 여지없이 등 뒤에서 동 터는 아침해의 배웅을 받는 사람처럼  새벽길을 나선다.

한국과 거의 비슷한 계절의 날씨인지라 새벽공기가 마냥 신선하게 느껴지는 스페인의 새벽 골목길을 빠져 나간다.

올빼미형인 내가 아침잠에 대한 달콤한 미련도 없이 더 자고 싶다거나 밤 늦도록 잠자리에 들지 않을 이유가 아예(하긴 강제성이긴 하다만) 

없다보니 아침형 인간처럼 부지런할 수 밖에 더 있겠는가...

 

산티아고 길에 들어선 후 지금까지 짜고 기름지고 찬 음식 위주로 먹거리를 해결 하다보니 화장실 가는 횟수가 많아진다.

그래서인지 바지 허리가 대폭(^^)줄어든 느낌인데 몸무게를 재어보지는 않아서 모르겠지만 다이어트가 저절로 되어가는 듯 하다...

 

아침이면 늘 뜨끈뜨끈한 국이 생각나서 마른 미역이라도 한 봉지 가져왔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는 뒤늦은 준비 소홀을 후회하게 된다.

딱딱한 바게뜨에 치즈 같은 종류들로 허기를 해결하니 평소 차고 기름진 음식이 맞지않던 내 장이 견뎌낼 재간이 있으랴... 

 

뒤에 오는 한국사람들이 내 글을 접하거들랑 부디 마른 미역 한봉지 준비하시기 바란다.

이 마른 미역이라는 것이 물에다 불리면 한봉지 가지고도 50일 정도는 거뜬히 해결 가능한 양이 들어있다..물론 값도 아주 저렴하고...

 

이곳사람들은 주식이 빵과 고기 종류이다보니 질은 차지하고라도 쌀은  비교적  싸게 살 수 있고 계란도 있으니까

채소도 사고 밥을 해서 계란 프라이도 좋고 스크램블 에그식 볶음밥도 좋으리라,

미역국 끓여서 아침마다 먹고 길을 나선다면 정말로 훌륭할 듯 싶고 경비도 상당히 절약될게 아닌가, 

 

  

 

무엇을 찍은 사진인지 알 수 있을까...

다양한 돌이 많은 나라이기에 콘크리트로 된 건축물보다 순수하게 돌들로 쌓아서 만든 집들과 성당 다리들이 많은데

사진의 저 돌은 아주 얇게 썬  방석 같은 모양의 돌인데 지붕에 덮은 것이다.

 

맨 아래에 네모난 얇은 돌들을 깔고 그 위에 둥글넙적한 저 타원형 돌들을 깔았는데 글쎄...

무게는 어떻게 버티는지 모르겠지만 비바람에 견디는 것은 아주 훌륭할 것 같다. 

돌 사이사이 이끼가 잔뜩 끼어서 집 또한 그렇게 고풍스럽고 예쁠 수가 없어보였다.

 

 

 길가의 레스토랑 마당이다.

 

옛적 우리나라에도 말이나 소가 끌던 저런 수레가 있었는데 우리나라 옛날 우마차 같은 것과는 조금 달리

바퀴가 카우보이가 활약하던 서부 영화에나 볼 수 있었던 그런 포장마차처럼 쇠로 테두리를 만들고 그 속의 타원은 나무로 된 바퀴이다. 

못 쓰고 오래된 마차를 버리지않고 마당에 저렇게 세워둔 채 꽃을 얹어두니 그야말로 예쁜 꽃 수레가 되어 레스토랑 마당을 따로이 꾸밀 필요가 없어보인다. 

 

 혼자 하염없이 걸어가는 먼 이국 땅 시골 길 위에서

언제나 나의 동행은 내 그림자와 등에 진 배낭인데 가끔 내 그림자를 보노라면 참으로 정겹기 그지없다...

 

혼자 스스로 찍을려니 마음 먹은만큼의 모습대로 사진이 되어지지는 않았지만 거울에 비춰지는 모습보다 오히려 훨씬 더 순례자나 방랑자 같아 보인다.

언제나 내 곁을 떠나지 않고 항상 그렇게 함꼐 걸어가줘서 외롭지 않으니 니가 참 고맙다... 

 

 귀하고 특이한 나무는 아닐지라도 족히 몇백 년은 견디며 살아왔을 것 같은 고목들이 드문드문 오솔길 양 옆에 힘에 겨운 가지들을 축 늘어뜨린 채

파란 이끼가 두텁고 길바닥은 낙엽이 되어 떨어진 이파리들이 매년 해마다 그대로 땅에서 흙으로 썩어가는 함부로 손을 대어 다듬지 않은 숲길이다.

 

이런 길들만 나타나면 나는 가슴이 콩닥콩닥 뛰는 것 같고 많은 사진을 찍어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진다.

아름다움이란 것이 자연 그대로인 것만 한 것이 또 있을까... 

우리나라에도 몇군데 남지 않은 지금에사 결코 사람의 왕래를 필요로 하지 않아 잊혀져 가는 옛길 흙길들은 

함부로 포장을 하거나 보존한답시고 손을 대지나 말고 그냥 비바람에 씻기거나 허물어질지언정 자연 그대로 방치(보존)했으면 좋겠다. 

 

 

 한 낮인데도 숲길에 들어서면 어두컴컴할 정도로 녹음이 우거진 길이다.

이 숲 속에는 얼마나 많은 생물들이 기대어 함께 살아가고 있을지 잘은 몰라도 쉬 짐작이 간다.

 

사실 이런 길들은 앙 옆이 흙이라서인지 군데군데 허물어져 있는 흔적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 워낙 드넓은 땅을 가진 나라라서인지

쓰러진 큰 나무조차 그냥 방치를 하면서 사람이 걸어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만 가장자리로 밀어 놓기만 했다.

 

 

 콘크리트나 다른 그 어떤 것들도 보존이나 보수를 위한 조형물들이 보이지는 않고 허물어지기 쉬운 양 옆의 벽을

다만 돌담을 쌓아서 보호를 했는데 허물어져 내린 곳들에도 이끼가 잔뜩 끼어있는 것이 이 길이 순례자들이 늘 지나가는 길이 아니었으면

아마 낙엽에 덮혀서 길의 흔적이나 제대로 보일런지...

 

 

 흔하게 보이는 블랙베리를 한웅큼 따서 배낭에 얹어두고 사진을 찍은 후 한알한알 따서 먹었더니 달콤한 단맛이 입안에 가득해진다.

우리나라의 다 익은 빨간 딸기와는 달리 빨갛게 된 후 다시 더 까맣게 될 때까지 익어야 완전히 익은 것이 되는데 단물은 덜 베어나오는 것 같다.

아마 우리나라처럼 하우스나 과수원같이 관리를 하지 않는 열매라서 그런 것인가 싶기도 하다. 

 

 

 

 

 

 

 

 

 알베르게에 일찍 도착 후 저녁식사를 만들어 먹게되는 부엌의 모습이다.

산티아고 길에서 만나 친하게 지내던 외국인 친구들과 함꼐 각기 자기네 날라의 음식들을 만들어서 같이 먹게 되는경우가 종종 있는데

아쉽게도 한국음식은 만들어 볼래야 재료도 구할 수없고 비슷한 재료가 있어도 양념거리들이 맞질않아서

음식솜씨가 꽤 좋다고 자부하는 나로서도 한국의 음식맛은 보여줄 방법이 없어서 아쉬웠다.

 

자주 이야기를 하면서 친하게 지냈던 내 바로 옆의 19살 골초 라파일라 라는 독일 아가씨와(피어싱을 코에 했던 아가씨)

모자를 쓰고 손가락으로 F,,KY를 가르키는 미국인 J,T...(이 친구의 이름은 자신의 아이디 카드를 보여줬는데 정말로 단 두 단어만으로 되어있음)

길에서건 알베르게에서건 나만 보면 반가워서 하늘을 가르키며  "moon !!" 이라고 내 이름을 크게 부르곤 했었다.

덕분에 거의 모든 외국인 카미노 친구들은 나를 잘 알게 되기도 했었다.

 

미국인 J.T라는 친구는 팬케이크를 만들어주겠노라고 온 동네에 떠벌리고 다녔었는데 (실제 수다가 좀 심해서 한국여성들은 싫어했지만)

다음날 헤어지고선 행방이 묘연해져서 모두들 팬케이크가 날아갔다면서 그 친구를 궁금해 하기도 했다.

 

 

 

 

 

               인터넷 사진으로도 유명한 그 '이라체 수도원'의 포도주가 나오는 수도꼭지 있는 곳이다.

 

 

 

 

 

 

 

 

 수도원 내에 포도주를 생산하는 곳이 같이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생수병으로 한병 정도 채워가는 것은 허용을 하는데

과다하게 가져 가려다가는 머리 위의 감시카메라에 찍히게 되는데 오른쪽 수도 꼭지에는 물이 나오는데 그 물이 보통의 생수맛보다 훨씬 좋았다.

 

우리나라의 술공장이나(?)생수 만드는 공장 벽에도 이런 홍보가 한개쯤 생긴다면 그 회사는 손해가 막심해질까...

아마 막대한 광고비 지출보다 멋있는 효과가 따르지 않을까 싶은데...

나야 전혀 술은 안 마시지만 저런 여유로움을 보여주는 그네들의 삶이 부럽기도 했었다

 

 

 

십분의 일이나마 알아들을까...

아니 단 한두마디만 겨우 알아들을 수있었던(그것도 가르쳐 준 덕택에)스페인말로 신나게 역사와 산티아고 길에 대한 설명을 해주던 두 아가씨

왼쪽의 아가씨가 까르멩이고 오른쩍 아가씨가 마리아인데 삼십대 초반의 간호사들이다.

 

까르멩은 영어와 스페인어로 한참 설명을 하다가 답답하던지 지 책을 나에게 선물로 준다면서(해석을 해서 읽는 것은 내 차지이지만)

책장 앞쪽 사인까지 해서 건네줬는데 사진을 보니 혹시라도 도로 달라 그럴까봐서였는지 첵을 가슴에 꼭 껴안고 있구만...

 

 

 저런 신작로가 연이어서 15km정도 이어진 길을 상상해 보라...

 

바다가 보이는 곳에서 수평선은 볼 수 있어도 좁은 우리나라 땅에서는 결코 접하기 어려운 가도 가도 끝없이 이어진 지평선이 게속되는 길이다.

저 끝에 눈 앞을 가로막은 야트막한 언덕들을 한 대 여섯개 넘고나면 이번엔 마을이 보이겠지 하면서 걷고 또 걸은 날이다

 

해발 약 650m  되는 곳인데 언덕을 한개씩 넘을 때 마다 마을마다 있었던 성당의 뾰족한 첨탑이 보이겠지 하는 기대를 하게 되는 길인데

오늘은 한 열개는 넘어서서야 중간에 자그마한 마을들이 나타났었던 것 같다.

마을 바에서 커피나 맥주를 한잔씩 하고 또 길을 떠나게 되는 산티아고 순례자의 길...

 

길가에 앉아 잠시 쉬거나 금한 볼일이라도 볼라치면 바지 추스리고 난 후엔 함께 걷던 사람들이 아무 멀어져서 까마득한 점으로 보인다.

잠시의 오분 정도의 시간이라는 것이 지평선을 향해 가는 길 위에서의 500m가 되고 금방 가물거리는 하나의 점으로 멀어지게 되어버린다.

 

언덕을 하나 지나 내려가면 어깁없이 또 나타나는 수확이 끝나버린 드넓은 밀밭과 달콤한 단내음이 진동하는 포도밭 사이길

키가 아주 작은 포도나무 밭들인데 포도주를 담는 종류의 포도인지 알맹이가 작고 까만 포도송이가 엄청나게 많이 달려서

마치 우유를 짜내지 않아 엄청나게 부푼 젖을 무겁게 달고있는 젖소마냥 조그만 포도나무 한 그루에 업청난 포도송이가 달려있는 길을 간다...

 

 

 

산티아고의 특이한 동식물들

연히 발견한 실뱀인데 굵기가  성냥개비만 하고 길이는 젓가락만 한 놈이다.

길을 가다가 발견하고 뒤집어졌는줄 알고 지팡이로 뒤집었더니 곧바로 돌아 눕는다.

 

알고보니 이녀석은 특이하게도 등의 색깔이 우리나라의 뱀과는 달리 옅은 색이었고 배쪽의 색깔이 짙은 검은색이었다.

처음엔 자세히 보지 않으면 뱀인지 알 수가 없을만한 크기였었다.

 

팁: 스페인은 약값이 비싼 곳이라서 미리 한국에서 구입해 가는 게 좋음(립스틱 한개에 4유로)

     세숫비누 한개로 머리 감고 샤워 하고 빨래까지 해결

 

 

2,1km-------Ayequi ----  /수퍼마켓 있는 마을

0,4km-------Monasterio de Irache----이라체 수도원 벽면의 와인과 생수 나오는 두개의 수도꼭지

5,0km-------Azqueta ---- 지팡이 할아버지/나무그늘 수기 좋은 곳

1,9km-------Villamayor de Monjardin----마을 입구의 알베르게 보다 위쪽의 알베르게가 더 좋음(650M 산언덕 위)

12,4km-------Los Arcos 교회광장 지나서 나가는 길가에 기부제 알베르게 확인 오후 2시30분 오픈함 

 

다양한 알베르게가 있는 마을인데 무조건 등록하지 말고 가격과 시설을 둘러본 후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른 알베르게는 어떻게 찾아가면 되는지 길을 물어보면 대게 친절하게 알려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