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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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퓌스의 벤치

바다를 본다

까미l노 2007. 11. 23. 20:00

성산포에서는

교장도 바다를 보고

지서장도 바다를 본다

 

부엌으로 들어온 바다가

아내랑 나갔는데

냉큼 돌아오지 않는다

 

다락문을 열고 먹을 것을

찾다가도

손이 풍덩 바다에 빠진다

 

성산포에서는

한 마리의 소도 빼�지 않고

바다를 본다

 

한 마리의 들쥐가

구멍을 빠져나와 다시

구멍으로 들어가기 전에

잠깐 바다를 본다

 

평생 보고만 사는 내 주제를

성산포에서는

바다가 나를 더 많이 본다

 

 

---이생진(그리운 바다 성산포-바다를 본다)

 

섬뜩하게 가파른 성산포의 옆모습...

"부엌으로 들어온 바다가/아내랑 나갔는데/냉큼 돌아오지 않는다"

"가장 살기 좋은 곳/가장 죽기도 좋은 곳/성산포에서는 생과 사가 손을 놓지 않아/서로 떨어질 수 없다"

(생과 사)

 

"삼백육십오일/두고두고 보아도/성산포 하나 다 보지 못하는 눈"

"육십평생/두고 두고 사랑해도/다 사랑하지 못하고/또 기다리는 사람"

(삼백육십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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