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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서

남해에서

까미l노 2007. 11. 22. 22:22



비바람과 안개와,

밀려오는 졸음과 어둠 속에 파열되는 인공의 빛을 헤치고 달리면서

그 어떤 크나큰 희망이라도 품었던 걸까.


광막한 허무이거나 가득한 공허!


발 딛고 있거나 바라만 보아도 내 안에

절망에 대한 방어기제가 굳건히 형성되기를 바랐던 건지도 모르겠다.


어리석게도 지도상에 오밀조밀하게 표기되어 있던

수 많은 섬들에 대해선 일순간 잊은 채로.......


벼랑 혹은 절벽,

세상의 끝에서는 선택의 여지가 극명하다.

 

바람이 되거나, 다시 돌이켜 내달리거나!


아직, 사는 것이 어설픈 사람

세상과 어울리지 못하는 사람에게

 

남해의 섬들은

또 다른 크고 작은 한숨과 고뇌의 장소로 느껴져서

바라만 보아도 숨차다.    

 

 2006.07.01  잘... 모르는 사람의 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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