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따고 덖으며 된장을 쑤는 본문
잊고 지나쳐버린
지인의 생일을 축하한답시고
우체국을 들렸었습니다.
물론 서점부터 갔었지요...
예나 지금이나
공부 못하는 놈들이
책가방속 책은 무에 그리 많이 넣고 다녔던지요...
갖고싶은 책이 어찌 그리도 많던지
아 물론 우선은 읽고싶다는 변명을 함께 하면서 말입니다.
책꽂이에 꽂혀있는
여나믄 책 조차도 채 다 못 읽은 인간이면서 말이지요...
잠시라 그랬던 것이 그만 서류가방 한 구석에 팽개친 채
아예 바닥에 털퍼덕 퍼질러 앉아서 옛날 엿 맛뵈기 보듯이 그랬드랬습니다.
지금은 산을 내려와(?)
자연에 귀의하여 산 속에서 살아가는
이전까지 여성 산악인이었던 한 여성이 쓴
"낮은 산이 낫다" 를 집어들었습니다.
이미 속세를 벗어나 출가해버린 아이의 아버지처럼
그 여성에게 단 하나의 희망인 아이가
장래 희망을 스님이라해도 담담히 왜 스님이냐고 물을 수 있는
그런 엄마들이 많아지는 세상이었으면 다행이겠습니다.
수녀님인들 대수겠습니까...
벌써 산 위에선 여름이란 놈이 내려오고 있을겝니다.
가끔 책 한권 보내줄 수 있을만큼 돈 벌면
종종 걸음으로 서점엘 들려서 우체국을 향하는 발걸음을 하고싶습니다.
지리산 화개골에서
찻잎을 따고 덖으며 된장을 쑤는
낮은 곳의 편안함을 알게 된 그 여성이 책머리에 쓴 글입니다.
"언제부터인가 나의 삶은 아무것도 가지고 싶은 것이 없고
아무것도 바라는 것이 없고
아무것도 기다리지 않고
아무것도 궁금하지 않다.
또 어느 곳에도 가고 싶지 않고
만나고 싶은 사람도 없게 되었다.
물기가 다 빠진 풀처럼 가벼운 마음이다.
참 좋다."
남난희
각별한 사람 곁에 없이 왔던 지난 겨울은 참 추웠지요...
그런들 어쩌겠습니까...
여전히 버텨내야지요....
봄이 산에서 내려오던 그 날
慕山請雨 링반데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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