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국토 대장정 #3 잘 무꼬 잘 싸고 잘 자야 하는데 본문

하늘금 마루금

국토 대장정 #3 잘 무꼬 잘 싸고 잘 자야 하는데

까미l노 2007. 12. 11. 23:34

"잘 먹고 잘 싸고 잘 자야 한다"

 

 

날씨: 는개 자욱한 오전이었다가 한낮부터 조금씩 갬

오늘 걸은 거리 약21km (누적거리 77.92km)

걸음 수 약 26,000보 (누적걸음 수 약 10만 보)

 

푸르르~푸우~ 이 소리는 소가 여물을 먹고 되새김질 하는 소리도 아니고 산양의 코 푸는 소리는 더욱 아닙니다.

이 소리는 바로 저 남도땅 일번지 언저리를 지나가며 미운아빠가 내뿜는 얄미운 코 고는 소리입니다.

 

코 고는 소리를 양이나 소들의 코 푸는 소리처럼 예쁜 의성어로 표현한 이유는

평화롭고 나즈막히 곤다는 뜻인데 얄미운 이유는 3일 째 나만 잠 못 이루고(?)있기에 하는 질투이다... 

 

나는 아직도 지금 가고있는 이 국토순례 길의 설레임 때문인지 아니면

계속 머릿속을 맴도는 내일 걸을 길 모습의 떠올림 때문이려나...

 

그나마 아침이 되어서는 걸을만한 몸 상태가 되어주는 것 같기에 억지로 참고 걷는데

어제는 비 오는 길을 과속으로 달리는 차들때문에 온 신경을  

집중해서 걸었더니 몹시 피곤했었는데도 눈은 말똥말똥 밤 새 잠은 쉬 들지 않았다...(혹시?  징크스 때문이었을까...오늘밤엔  그럼 소떵소떵 그래봐야지...)

 

오늘 아침엔 꽤 피곤한 몸으로 출발을 하고 강진에서 장흥으로 오는 길은

새로 뚫린 2번 국도와 구 도로가 나란히 가게 되는데

시골이고 옅은 는개에  쌓여진 천관산 하늘금이 한폭 수채화처럼  보이고 사인정  멋진 암벽과

아기자기 흘러가는 탐진강 줄기도 보여주니 직선으로 약7-8km를 걸어도 그나마 견딜 수 있었던 것 같다.

 

배낭의 허리밸트를 지나치게 꽉 조이고 걸었던지 나도 몰랐었는데 미운아빠에게 보여줬더니

골반 뼈 언저리에 찰과상을 입은 것처럼 상처가 생겼다고 알려준다.

 

걸음을 옮길 �마다 상처 생긴 곳은 내 걸음을 괴롭히기 시작하고 미운아빠는 계속 발의 물집이 조금씩 심해지는 것 같다.

쉬는 시간의 간격은 점점 줄어들고 시간당 걷는 거리가 조금씩 짧아진다...

 

급기야 보성까지 가려던 계획을 접은 채 오늘은 일찌감치 장흥에서 푹 쉬기로 작정을 해버렸다.

컴퓨터 사정으로 사진은 올리지 못하게 되고 오늘은 푹 잘려고 마음 먹었었는데

어찌어찌 하다가 벌써 밤 11시30분이 되었다...^^;;

실은 컴퓨터가 나빠서 도무지 사진을 다운 받을 수 없게 되어 여러번 시도 하느라 아까운 쉴 시간만 허비한 셈이 되었다... 

 

걷는 길의 가장자리 식당을 선택해서 민생고 해결을 하는데 어째 죄다 텔런트 유인촌씨가

일전 국토 대장정 하면서 지날 때 밥을 먹고 갔던 곳이라고 한다.

 

아마 걷는 거리와 장소 여건상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시골이기 때문일 것이다만

그래도 오늘 저녁 식사를 한 곳은 혹 국토종주 하시면서 장흥을 지나게 되는 사람들에게 추천을 하고 싶은 곳이 있기에 안내를 한다.

 

음식 맛이 아주 좋았고 묵은 김치와 새로 담근 김치를 두 봉지나(꽤 많은 양)주시면서 인심이 후한 아주머니가 하시는 식당이라서이다.

장흥 중앙로 광주 은행 근처(길을 묻기 좋은 위치 지점) '묵은지 삼겹세상' 이라는 식당이었다.

오랫만에 미운아빠 두사발 나도 두 사발의 밥을 해치운 이유를 첨 하면서...

 

내일 컴퓨터 사정이 좋은 곳에서 다시 사진을 올리기로 하며 오늘만큼은 잠을 한번 제대로 청해 볼 참이다...

 오늘라면은 닭 새끼도 음꼬 김치도 음는 것이 파 같은 건 더 더욱 음따야.......

 

 

 

쇼을 해라 쇼를~ 미운아빠의 타이타닉식 똥폼...그런데 저것이 큰 여객선 뱃머리가 맞기는 맞는감?

 

 

세수만 하면 그런대로 한 사흘은 깔끔해 보이기도 할텐데 수염도 못 깎았지...비는 추젖ㄱ추적 내리지 남의 식당 처마 밑에 앉았더니

아주머니 한분 하시는 말씀

"어데가요?"

"강원도 가는데예..."

"머시어라...워데서 왔간디?"

"땅끝에서  왔는데예..."

"걸어서라?"

"예..."

"흐미...미쳐부렀구마이..."

"....^^;;

 

그럭저럭 괜치만은 않아뵈는 개털의 똥폼

 

 

 

미운애비의 사진찍히는 폼이나 입가의 웃음끼가 조금씩 나아보이기 시작하는데... 

 

 

텔런트 유인촌씨가 지난 국토순례 하면서 들렀다 갔다는 식당 앞에서 해는 저물고 오라는 곳도 잠 잘 곳도 못 찾고 주인 맘 아는지 지들도 처량하게 앉았네...

 

 겨울비 내려와 니 가슴을 적시네...무슨 전화는 그리 오래하노?

 

 카메라만 들이대면 큰 바위;얼굴로 자동으로 돌아가는 미운아빠..."한판 붙어볼래?"  하는 폼이다... 

 

 

 

한쌍의 바퀴벌레...

 

 

 

지 주인 닮지 않아서 항상 화사한 내 개나리 봇짐..이  놈도 틈만 나면 개폼 잡고 사진 찍을라 그런다...

 

 

 역시 못난아재는 땅ㅂ바닥에 털퍼덕 체질이야...

 

 

 강진-탐진강 근처 사인정 뒤편 암벽아래에서 잠시 서봐라 그랬더니 또 잔뜩 굳은 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