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제주섬 숲 속살 #1 본문
네 점박이 노린재 알
익어가는 천남성 열매
산제비 나비
긴 꼬리 장지뱀
이 녀석들의 정확한 이름은 모름
여섯잎 크로버인데 가운데에서 두장이 더 나오는 중
이 녀석의 이름도 도무지 알 수가 없음
천남성의 새순
동백나무 애벌레들
무슨 애벌레의 알인지 알 수가 없다
동백나무 열매껍질과 메타쉐콰이어 열매로 만든 브로치
담팔수와 후박나무 잎에서 종종 볼 수 있는 새잎이 나오면서 붉은색을 띠는 것들이 있는데
마삭줄 잎에도 이런 현상이 많이 보인다.
산호랑나비 애벌레
촉수처럼 뻗어나간 넝쿨이 한자식 글씨를 써놓은 것 같다
눈높이라고들 말하곤 하는데
눈높이란 눈의 위치를 맞추는 게 정확할 것 같다
이맘때의 숲 속살을 보려면 그야말로 눈의 높이를 맞추어야 가능한데
나의 경우엔 나뭇잎의 아래 뒷면을 주로 살핀다.
나뭇잎 아래를 살피려면 앉아서 키보다 낮은 나뭇잎의 뒷면을 살핀다는 뜻이다.
그냥 지나치면 볼 수 없는 것들이
낮은 쪽의 나뭇잎 뒷면을 살피면 평소 잘 볼 수 없던 것들을 볼 수가 있다.
물론 위쪽에서 활동하는 벌레 같은 것들도 많이 있기도 하지만
좀체 보기 어려운 희귀한 것들을 몰 확률이 높다는 뜻이다.
숲 생테 체험을 하려는 사람들이 가이드를 대동해서 숲에 오곤 하는데
그들은 숲의 속살은 보지 못하고 그냥 숲이 울창한다는 것으로 만족하는 구경만 하고 갈 뿐이다.
숲길을 걷는다는 것은 산책인지
아니면 숲길 트레킹인지
숲길 생태탐방이 무엇인지는 모르고 관광식 구경만 하는 것이다.
지금 제주의 숲 속엔
마삭줄 제주 광나무 꽃잎들은 떨어져 내리는 중이고
천남성은 꽃이 시들면서 옥수수 같은 열매를 맺는 중이고
노루발 꽃 박새 꽃 은난초 금난초 꽃들이 앞다투어 피고 있다.
쇠살모사는 갈색에서 짙은 검은색으로 몸 빚깔이 달라졌다.
갓 태어난 새끼를 데리고 가까운 숲에 나타난 노르는 아직 어린 암놈인데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기에 신선한 풀을 찾아 지척에서 풀 뜯기에 여념이 없다.
여전히 새들은 파닥거리는 날갯짓으로 제 흔적을 지우며 날아가는데
아주 가까이 다가가도 공격하거나 도망을 가지 않던 멧돼지들이 요즘엔 통 보이 지를 않는데
아마도 유해조수라고 사냥을 많이 당한 것 같다.
그 많던 새들과 동물들
그들은 밤이 되거나 많은 비가 내리거나 태풍이라도 몰아치면 다들 어디로 갈까?
죽어서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
죽으면 어디로 숨어드는 것일까?
그들은 죽을 때 사람들처럼 가족이나 주변 동료들의 도움을 받지는 않겠지?
사람도 죽을 때가 되면 스스로 알아서 어디론가 숨어 들어서 조용히 흙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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