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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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산청우

점점 줄어드는 그리움

까미l노 2016. 10. 6. 23:25


산계곡에 살아서인지 무당개구리의 발가락엔 물칼퀴가 보이지 않는다.

크기가 티스푼보다 작은 귀여운 녀석인데 발라당 뒤집어서 배쪽을 쳐다보면 무시무시한 붉은색 무늬가 보이는데

뱀들도 함부로 잡아먹지 못하는 맹독을 가졌다는 놈이다





눈매가 매서운 한라산 맷돼지녀석의 눈흘김

사진을 찍으면서 한참을 눈싸움을 했었는데 지놈의 적수가 되기엔 내가 너무 같잖아 보였는지

지 할 일만(?)묵묵히 하다가 숲으로 들어가버렸다





콩짜개 란에 포자가 맺히면서 가을 비에 젖고있다.

사자란 놈들은 사랑을 하는데 단 몇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지들 딴에는 백수의 왕이라고 까불랑거릴지 몰라도 천적에게 공격 당할까 혹시나 하는 조심성 때문에 그런다는데

세상에서 제일 힘 없는 느림보 달팽이들의 사랑은 몇시간에 걸려도 끝내지를 않아서그만 자리를 떠나버렸다. 

유혈목이란 놈들에게 자주 잡아먹히는 귀여운 꼬리 장지뱀

발가락이 애기 발가락마냥 귀엽게 생겼다.


수로에 빠져 죽게된 쇠살모사 놈을 구해줄랬더니 악을(?) 써가며 반항을 하길래 막대기로 집어 휙 밖으로 집어 던지다가

그만 머리 위 나뭇가지위에 걸쳐져버렸다.

내 풀에 혼비백산했었는데 지 딴엔 의젓한 척 개폼을 잡는다.

지랄맞을 놈 같으니라고...



줄어드는 것인지 잊고 살아가는 것인지 잃어버린 채 살아가는 것인지...

내 삶이 각박한가?

아니다

행복하냐 아니냐 따위엔 관심조차 없고 삶에야 늘상 속고 산다지만

그닥 우울한 삶은 결코 아닌데 그리움 같은 게 없이 살고 있는 건 아닌가 싶어 덜컥 겁이(?)난다.


아무나(?) 만나지 못하는 지랄 같은 성격

그렇다면 그리움따위 있어야 되는 게 맞을 성 시픈데 구석구석 뒤져봐도 딱 온전히 내것으로 가져도 될만한 게 뵈이질 않아...


혼자 버텨내는 것에 익숙해져 버려서인가 싶기도 하다만

잠자리에 들 때면 의례 간절해지는 게 있는 걸 보면 그도 아닐 성 싶다.


살아오면서 늙어지면서 막 살아서인가

외로움도 쓸쓸해짐 같은 것들도 다 시시껄렁타 싶어지니

그넘의 아등바등이 없어지고 스트레스도 없어지던데 이래 살아도 되는겐가 싶어서 ...


밟히거나 건들어지면 꿈틀거리거나 폭팔하기보다 그냥 떠나 버린다.

어차피 누가 있어 내 정당성을 옹호해준들 적극적으로 항변하고

논리 정연하게 합리화를 설파해본들 어차피 안 믿을 년놈들은 안 믿을 것이고

그냥 조용히 사라져버려도 믿어줄 사람들은 믿어줄 것임을 이제는 알게 된 것이지...


한 여자를 봤다

처음 보게 된 사람은 아니지만 친밀감 같은 게 보여서 의아하다 그랬던 얼굴이었다.

예전 같으면 끌어당겨 봤을 터인데 조용히 참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