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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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엔 까미노

그 맘은 내 마음이 아닌갑다

까미l노 2019. 10. 28. 09:39




In Loving Memory - Phil Coulter

나에게 호감을 가졌던 사람이

어느날 갑자기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일 때


전혀 다른 모습이라는 표현이 다소 과할 수도 있고 순전히 내 생각일 뿐일 수도 있겠디만

합리화든 변명이든 그렇다치고 말하자면 내가 그 어떤 공격성을 보이고

이해타산적인 이기심과 악감정 같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는데

어느날엔가 전혀 뜻밖의 모습을 보인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평소 준비성이(?)없는 나로서는 슬기롭기는 커녕 제대로돤 대응조차 못하고 속앓이만 하고 넘어간다.

꽤 오랜 시간이 흐른 후 소심한 내가 먼저 손을 내밀진 못하지만 아주 작은 제스처를 보인다.

하지만 강 건너 불구경보다 못한 무반응

그런데 언저리를 맴돌긴 한다.


보통의 사람들은 그냥 무심하게 지나가면서 지는 지대로 나는 나대로 살자 그런다.

나도 그럴 수 있으면 좋을텐데 마음 한구석이 조금은 답답하다.

ㄷ다른 이가 가진 그마음이 내마음과 같진 않았던갑다...

이런 우울이 생긴다.




그렇고 그렇다.

어차피 일어난 일인데 훌훌 털고 넘어가자(It is what it is)였다.

(브라이언 올굿 주한(駐韓) 미 육군 의무사령관)


외과의사로서, 미 육군 군의관이자 고급 장교로서 세계의 전장에 투입됐던 그가 자아를 보호한 말이었다.

전사하지 않았더라도 사람은 죽으며, 이름조차 세상에 남기건 못 남기건 우리는 모두 죽는다.

이게 우울한가?



남의 인생은 성공한 것처럼 보이고, 매우 행복하며 멋지게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인생이 아무리 화려해 보여도 결국 우울한 종말이 찾아온다.


구내식당의 점심 반찬이 잘 나온 것과 같은 사소한 일에라도 행복을 느끼지 않으면 견딜 수 없다.

겸손한 마음으로 소소한 즐거움과 같은 작은 것에서 행복을 찾아가야 우울증을 간신히 견디기라도 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남들도 다 힘들다’를 생각하고 인생이 ‘그렇고 그렇다(It is what it is)’고 받아들이는 순간 우울함도 감소한다.



우울한 감정이 위험만을 내포하지는 않는다.

지구 생물 중 사람만이 우울할 수 있다. 사색할 수 없다면 우울할 수도 없다.

우울한 시간은 사색과 미래 준비 시간일 수도 있다.



최악의 상황은 스스로 우울한 기분에 빠져들면서 신파극을 써 나가는 것이다.

이건 정말 위험하다.

웬만한 일에는 It is what it is퉁치고 넘어가며 사소한 것들에 대해서도 감사하면서

 어딘가에서 자기를 위해 노력할지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감사하면서

아주 아주 바쁘게 열심히 일하며 스스로를 몰아붙여야 한다.

그래야 우울증에 대한 불필요한 신파를 막을 수 있다. 


  
어쩌면 삶 자체가 우울한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생이 끝나는 순간까지 함께 가야 한다.

올굿 대령을 추모하며 알칸트라는 계속적인 우울함과 궁극적인 생과 사를 이렇게 정의했다.

It is what it is.


이국종의 고백 "나는 항상 우울하다, 그래도 그냥 버틴다"   

[출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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