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욕심 없는 후회라니 본문
인생은 그때 그때 하나하나
깨끗하게 청산하며 살아갈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을 미결로 밀어가며 죽는 시간에 이르러서야
그냥저냥 절로 결말이 나게 하는 것이 더 옳은 것은 아닐까?
뭇사람들이 곧잘 말하곤 하는 내일 일은 내일 걱정하면 된다는 말과 일맥상통 하는가
비우기 까지는 안 했어도 아무런(?)욕심따위 없었는데
살아오면서 가장 잘 했던 선택이랑 가장 못한 선택 같은 이분법으로 나눈다면
지금을 처음으로 잠시가 아닌 언젠가는 괜찮아지겠지 라고 위로하며
선택했었던 수많은 결과들 중 가장 바보같았다고 자책하며 막연한 기다림으로 버틴다.
스스로도 치사하고 비겁타 싶지만
측은지심만은 거두는 일 없게 되기를
앞 뒤 꼬리 다 빼며 아무것도 생각지 말고 어리석은 채였어도 잘해내던 기다림만으로 지나가자
나는 왜 언제나 기다리는 사람이었을까
단어만 생각해도 머리가 아플 것 같은데도
항상 기다리는 사람으로 살았다
막연한 것만은 아니라는 믿음 때문일까
차 시간을 기다려 시간씩이나 일찍 도착해서 서성대거나
약속시간 넉넉해도 서둘러 도착해 있는 게 마음이 편하니
약속 어기는 사람 극히 싫어하면서도 내 성격 탓이려니 마음 속으로만 삭이고 만다
이번까지만 가다려 주고 무슨 사정이 있으려니 나도 그럴 수 있다고 이해하고
해도 안 되면 그냥 친해지고 싶은 사람 아닌 것으로 만들면 되지 뭐 라고 작심하면서 말이지...
동해물과 백두산은 마르고 닳아도
태평양 물과 에베레스트산은 여전하니 안달복달 하지 말고 얼마간은 꾹 참자
암만 생각해도 내가 세상을 제대로 살아내지 못했다 싶어
이해되지 않은들 내 탓이려니 해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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