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미니 피리를 깎으면서 본문
목수
이 이름의 직업은 고급(?)직종에 속하지는 않는 것 같은데 대목장 같은 호칭으로 불리는 사람은 특별하겠지?
그런 거창한 사람은 관심 없고 그저 나무를 만지는 사람이 되고 싶어지는 오늘이다.
아니 꽤 오래 전 부터 나무를 만지는 일을 하고 싶었던 것 같다.
살아있는 나무를 돌보는 일도 좋지만 이미 생을 다한 나무를 깎고 다듬어 무엇인가 만드는 일 말이다
그래서 오늘은 유달리 가지가지 공구들과 나무 다듬는 목공 기계들로 가득찬 작업실 가진 사람들이 부러워진다.
학창시절 때 외에는 무엇을 누군가에게 배운다는 것에 환멸을(?)느끼던 사람인지라
한참 산을 오르기만 하다가 더 이상 정상을 밟는 것에 흥미를 못 느껴 등산이 아닌 입산을 하고 숲길을 다니다가
우연한 기회에 서울에서 숲생태 공부를 한 것 외에는 무엇을 어떤 대상에게서 배운 적이 별로 없는 것 같다.
그도 그럴것이 얄팍한 네이버 같은 지식 수준 이상도 아닌 듯 한데 다른 사람들에게 가르친답시고
수강료 씩이나 받고 거들먹거리기만 할 줄 알았지 정작 가르치는 사람의 자세도 되지 않은 사람에게서
무얼 배운다는 것이 싫다는 핑계로 배워서 하거나 만들어본 기억이 별로 없다.
순전히 호기심과 모방으로 그리고 찍고 만들고 한 것 같은데 누가 모방도 창작이랬던가
그렇고 그런 어중이 떠중이들보단 더 나은 것 같아서 배워서 하지 않은 내가 참 기특타 시푸다...
내가 낙제생이었던 것은 오로지 나팔만 안고 다녀 수업시간에 자리를 지키지 못해서 그렇다는 핑계였다만
똑 같은 조건으로 처음 외우거나 배우는 일엔 어느 누구에게도 뒤지 않았던 것을 생각해보면 대가리가 그닥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
호전적인 것이 싫고 경쟁도 싫어하는 성격이다 보니 주로 혼자 생각하고 혼자 만들고 그리 살았지 시푸다...
잡기에도 꽤나 능했는데 모든 것을 내기 또는 금전적인 도박식으로 할려는 사람들 때문에 다 그만 뒀다만
어릴적에는 딱지치기 구슬치기 팽이 숨박꼭질 등등 져본 적이 별로 없었네...
구슬치기로 딴 것들을 차곡차곡 모았다가 1원에 다섯개씩으로 되 팔아서 665원을 모아
하모니카를 사서 배운 게 처음 혼자 악기를 연주하게된 것이었고 그길로 음악가의 길로 들어섰다가 종내 자빠져버렸었다만...
등산 낚시 당구 탁구 수영 카드(화투는 별로였고)에지간한 것들도 대충 준프로 수준은 되었으니
모자라는 인간은 아닌 것이 맞으리라 시푸고 반드시 이길려고만 하고 다툼을 하는 것이 이해가 되질 않아 다 그만 둬버렸다.
해서 지금은 혼자 배워보고 만들어보는 일에 파묻혀 산다.
손재주가 있다고들 하더라만 그러면 뭐하랴,
재주 많은 놈치고 돈 되는 놈 하나 없다는 말 딱 맞는걸...
뭐 인생이 돈 될려고 사는 거냐 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딴 말 위로라도 삼고 싶은 맘 없지만
스스로에게도 일생 도움 안 되는 인간인 건 맞지 뭐...
잘 하는 사람보다 좋은 사람보다 편한 사람보다 그냥 괜찮은 사람이 낫다 시푸고 다행인 것이 더러 그런 소리 듣고 살아...
인연씩은 아니더라도 나를 연으로 삼아 언제까지고 이어진 끈을 놓지 않고 싶어하는 괜찮은 사람들
내가 괜찮다고 하면 정말로 괜찮은 사람 몇 있으니 여태껏 제대로 못 살아내고 있는 세상 아직은 더 살아도 용서 되고 싶다...
긴가 민가 사실이었는지 궁금하기 까지야 했겠냐만 오래 전 가족들이 용하다는 점집을 찾아가서는
내 사주였던가 무엇이었던가 이것 저것 알아봤던가 본데 중 될 팔자인데 만약 중이 되겠다고 속세를 떠났다가도
얼마 지나지 않아 금방 다시 돌아 나온다고 그랬다면서 아무도 저 사람은 건들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누만,
부모형제 그 누구도 도움 줄 생각도 받을 생각도 하지 말고(괴롭힐)
그냥 혼자 지대로 살아가게 마냥 내버려둬야 할 인간이라면서 점괘가 그랬다누만,
그 후 부터 지금까지 살아온 세월 돌아보니 얼추 맞기는 꽤 맞는 것 같네...
내 얼굴에 침 뱉기지만 부모형제 지긋지긋했었으니...
오늘은 드디어 미니 피리를 만들어봤는데 내가 생각해봐도 참 그럴싸하다.
퇴근시간이 빨리(?)닥치는 바람에 욕심대로 만들지 못했지만 이제부턴 제대로 된 나만의 악기를 하나 만들어봐야겠다.
사실 학교 다닐 때 상급생들에게 군생활 때 선임병들에게 그렇게 많이 맞았던 이유가
분명 순둥이 성향이었는데도 지랄 같은 놈 한 두놈에게 꼭 찍히는 타입이었던 것 같았고 썩은 고집으로
시시껄렁해서(?) 피식 웃는 것 하며 도대체 이해가 되질 않으면 무시하려는 경향 때문이었지 싶다.
아주 오래 전 청년시절 무렵에 일생 도움이 안 된다는 말을(농담이었을 거라고 짐작은 간다만)들었던 적이 있었다.
나는 그를 내 일생에서 내가 원하기만 한다면 언제 어느 식으로든 한 번은 도움 될 거라고 믿었던 사람에게서...
썩은 동앗줄일지 튼튼한 쇠줄일지 아직 잡아본 적도 잡을려고도 않은 채 버텨왔지만
점차 그가 내게 했었던 그때의 그 농담처럼(그는 무엇이가 느끼고 했던 말이었을 수도 있엇겠다만)
나도 그에게 일생 한 번도 도움 안 될 거라는...그런 말 하고서 그런 기대(?)이제는 버려야하는가 시퍼진다...
흔드는 것이 손수건이 아닌 갈매기보다 작은 구름이 난다고 했던가
안 괜찮은 사람들 하나 둘 지워 나가면서 괜시리 울적 모드로 변하는 것 같아...
내가 지울 게 아니라 내가 괜찮다고 믿고 살아가려는 사람 아닌 사람들이 나를 지워서
아예 기억에서조차 점점 옅어져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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