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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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산청우

오늘 횡설수설

까미l노 2015. 7. 18. 16:28

   

 

 

 

봐라,봐라 쟤 '긴꼬리 장지뱀' 녀석의 발가락 함 봐라...

창틀에서 모기를 잡아 먹으려던 녀석을 발견했는데 종이컵에 담아 사진 몇장 찍었다.

 

천적인 뱀에게 당하지 않을려고 진화를 해서인지 빠르긴 엄청 빠른 놈인데 호기심이 너무 많아 탈인 놈이다.

 

생긴 건 무척 사납게 생겼지만 나물해 먹으면 맛은 뒈지게 좋은 '엉겅퀴'

꽃 색깔도 여자들이 좋아하는 예쁜 보랏빛 자주색이다.

 

 

부랄 두쪽 탱탱하게 달고 나온 돌잽이 '솔방울'

 

솔방울은 태어나 두해가 지나기 전에는 절대 부모의 품에서 떠나지 못하게 하는데

한겨울 추위를 견뎌내고 이듬해 되어서야 떠나 보낸다.

 

그래서 숲이나 길가에 떨어진 솔방울들은 모두가 두살이다.

비 오는 날의 솔방울들은 재들처럼 모두가 날개를 꽉 다물고 있는데

속의 씨앗을 습기로 부터 보호하려는 천성적인 몸무림인 것을...

 

그러다 햇살 바른 날에 보면 모든 솔방울들은 날개를 활짝 열고들 있다.

 

 

'억새'가 꽃을 피웠다.

건드려도 쉬 날아가지 않는 솜털같은 씨앗을 잔뜩 품고 바람에 일렁인다.

 

칠삭둥이 인가 성질도 급한 놈이 가을이 오기도 전에 성급하게 피었다

 

'은판나비' 한마리 날도 궂은데 벌들도 친구도 꽃도 없는 풀밭에 내려 앉았다.

팔랑팔랑 날갯짓 따라 꽃에 내려 앉기를 기대하며 따라왔더니 기껏 찾았다는 자리가 향기도 화려한 색깔도 없는 풀에 앉았다.

 

가까이 다가서 사진을 찍는데 아뿔싸 이녀석 어디서 그랬을꼬?

왼쪽 날개 꼬리 부분이 잘려 떨어졌다.

 

혹시 그래서 지쳐 앉은 것인지 방향 조절이 제대로 안 되어 꽃도 아닌 풀밭에 앉아 쉬려는 것인지...

 

기다렸다.

니가 오기를 학수고대 하면서 늘 니가 기다리던 그 길을 지날 때 마다 유심히 찾아보곤 했었다.

 

까까중 머리 까만 교복 입었을 때 밤 새 찢고 또 고쳐가며 쓴 연애편지 고이 접어

학교 가던 고갯길 구멍가게 집 여학생 숙님이에게 줄려고 숨어 살피던 그때처럼 설레었더랬다.

 

드디어 니가 나타났구나,

반갑다 꽃아~

달마중 하는 '달맞이꽃' 그대

                                                  

                                  

처음 본다 이제 막 발견했다.

그런데 너는 잎이 없는 무엽란이구나.

 

난 종류의 식물엔 그닥 관심은 없는데 처음 보는 아해여서 관심있게 지켜 본다...

니 이름이'천마란' 이라는 걸 오늘 알았구나,

 

보통 줄기(기둥)에 테두리가 있는 버섯을 접시버섯이라고들 부르는데 정확한 니 이름은 모르겠구나.

그런데 넌 크기가 정말 엄청나구나야~

 

 

가으으을~

가아아아으을~

우짜노?

고마 코스모스가 벌씨로 만개해삐따...

 

내가 기다리는 소풍 꿑날 날 손짓하듯

무심히 흔들리비바람 속에서 니가 와버렸구나...

 

잘 왔다

더 늦게 온들 지금 와버린들 무슨 상관이람...

 

제목: 면도하는 지명 수배범

날궂이는 비라도 안 올 때 해야 되는데 오늘처럼 촉촉하게 비 내리는 날에 무신 날궂이람...

 

스마트폰이라는 걸 사용하면서 처음으로 셀카라는 것을 찍어봤는데

원래부터 사람이 이상하게 생겨서 그런지 도무지 평범하게는 찍을 수가 없더라,

 

국기에 대한 경례중인 듯 사뭇 엄숙하게...

그렇지만 역시 난 평범 이하인가 시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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