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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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산청우

외롭고 싶은 날에

까미l노 2015. 8. 4. 16:37

 

 

오늘 울적 센치멘털 하기로 작심 되어진 날

내가 사랑하고 살아 있음에 평화로운 사색의 자유를 느끼며 고마워하는

해 떨어져 가는 저물녘부터 사위가 쥐 죽은 듯 고요한 캄캄한 새벽 시간을 포기하기로 한 날들이 3년이 흘렀다.

 

하루 18시간 비록 힘 들고 고된 노동을 하는 것도 아니고 스트레스를 받는 것도 아니지만

한때 돈기왕성(?)하던 시절의 1/5 조차 되잖을 월급날을 기다리는 게

그 무슨 욕심 때문에서일 리야 있겠냐만 이왕 죽은 김에 2년을 더 잃어버리기로 했다.

 

남겨 두고 떠날 사람도 없는데 평생 보험가입을 지속하는 건 뭔지

아마도 늙어 초라하고 구차한 모습은 되기 싫어서이리라...  Noella - 바다가 눈물을 흘리다

 

 

풍족으로 넘치기야 하랴만 원컨데 내 하고 싶은 대로는 하고 살겠다는 것일 뿐,

생일이 어떻네 뭐네 하길래 태어나져서 화 난다 그랬더니 어떤 이 이해 못하겠다는 눈치더만

그 시절 가난이사 뭐 어떻고 삼 시 세끼 채 다 못 챙겨 먹고 산들 뭐 어떠랴 싶었다.

 

덕분에 날씬하게 살 수 있어서 그나마 다행도 되잖는가...

애지중지 따위야 바라지도 않았다만 낳았으면 사랑스럽게라도 보살펴

키워줘야 새끼라고 할 수 있을 것 아닌가...

 

살아 생전 내 할 도리야 어지간히 한 것 같아 지금 이렇게

마치도 호로자식처럼 떠나버린 분들 원망이나 하고 자빠졌다...

 

허튼 핀잔일랑 듣고 싶잖으니 내가 잠시 이런다고 아무도 질책일랑 말아라,

누군들 타인의 가슴 속을 들여다 볼 수 있겠으며 함부로 이해든 오해든 할 수가 있으랴,

 

오래 전 각자 돌아 선 사람이 지금 이 시간 새삼 고맙다 느껴지는 건

창대같이 쏟아지던 비속에서 문중 장손이랍시고

거창하게 벌리던 선산에서 졸업식 있던 날 홀로 엎드려 서럽게 통곡하던 사람

 

젊어 가족 내팽개치고 혼자 호의호식 하다 늙어 병들어 집 찾아 들어

남의 집 귀한 딸 편해서 좋다며 병수발 똥수발 시키던 사람

무에 그리 그립고 슬픈지 서럽게 울던 모습 때문에라도 미워할 수 없어

나는 여전히 가슴이 아프건만 내 미움은 지울 수 밖에 없다...

 

사흘 종일 걸려 높은 나무 꼭대기까지 기어 오르는 달팽이를

뭐한답시고 하릴 없이 그 높은 곳까지 기어 오르느냐고 사람의 시선으로 핀잔할 수 있으랴,

세상 모든 사람들은 내가 아니라서 나와는 제각각 다 다른 것처럼

인연 아니메 서로 돌아선 사람 다르다 틀렸다 어찌 계속 하랴...

 

그러잖아도 삶이 서툰 인간이라고 하던데 충분히 넘치도록 어리석어 본 세상살이

그래서 지금은 외로워져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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