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돌아가고 싶은 곳 본문

링반데룽

돌아가고 싶은 곳

까미l노 2015. 6. 9. 16:59

 

 

그때 파리 드골 공항에서 돌아가는 비행기를 기다리며 왜 설레었을까?

여행이 끝나갈 무렵 정해진 일정이 짧은 것 같은 아쉬움을 생각하면 그런 설레임이라는 건 오히려 배신 아닌가...

 

반길 사람도 기다림이 있을 것도 아니건만

마지못해 떠났던 여행도 아니고 생애 가장 행복했던 순간들이 끝이 나면서 마지막 일정이 하루 하루 다가오면서

아쉬움에 내일 일은 나중에 생각할 겨를이 아니라 가는 시간 아쉬움에 억지로라도 붙잡고 싶을 정도였었는데...

 

무슨 안도감이었고 설레임이었는지 지금 생각해봐도 참으로 황당하다.

자식처럼 여기는 강아지를 키우던 것도 아니고 베란다 창틀에 애지중이하는 화분을 놓아둔 것도 아니었는데

세상에 문패조차 없는 내 집으로 돌아간다는 사실을...

 

혹,

돌아오는 길이 설레었던 이유라는 게 고작

수 십일 만의 섹스를 상상했던 것은 아니었는지 참으로 추하고 부끄러운 사람이었다...

죽을 때 까지 미안함을 가지고 살게 될 것 같다...

 

겨우...

마음 따로 몸 따로였을 것이 라는 그 말,

보내야 한다 보낼 수 밖에 없지 않은가  따위의 어줍잖은 비겁한 도덕심?

 

남자의 선택이란

버리거나 취할 수 있는 기회를 내가 아닌 상대방에게 건네주는 몫

하기사 취하는 게 어디 남자 마음대로 되기나 하랴만...

 

인연으로만 하고 산다는 것 버림받은 느낌이 맞는 것일까? 

 

가라고 등 떠밀고 아쉬워하는 것만큼 초라해지는 게 또 있을까?

선택을 해야 할 스스로는 피해버린 채 기회를 주는 것처럼 했던 속임수...

 

 

 

아래 저 녀석이 날카로운 이빨로 칼로 종이를 베듯 잎사귀 양 가장자리를 잘라 가운데로 포개어 만든 집

다른 애벌레들의 잎사귀 집들과는 달리 구멍은 왜 뽕뽕 뚫어놨는지 모를 일,

 

 

                                                                     

 상에 평범한 게 어디 있으랴만 인동덩굴 꽃은 특이하게도 나란히 두가지의 색으로 꽃을 피우기도 하는데

  반드시 흰색과 노란색으로만 핀다.  

 

인간의 피부색은 왜 흑백황 세가지만 있을까?

하긴 백인이라고 그 피부를 흰색이라고 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고 황색인종의 피부색도 황색이라기엔 억지 같애,

 

차라리 빨간색 피부 파란색 피부가 있다면 제대로일 것 같애...

 

꽤 실한 놈이 달렸다.

어릴적에도 별로 내켜하지는 않았지만 맛도 별로이지만 제대로 된 산딸기보다 생김새도 덜하다.

많이 먹으면 배가 살살 아파지는 뱀딸기라는 놈인데 이름만 그럴 뿐 실제 뱀이 먹지는 않는다.

 

사람을 두고 잘 생김 못 생김을 이야기 할려면

 맨 위의 얼굴보다 더 나은 몸의 구석구석도 많고 마음이라는 것도 있다.

 

사람의 생김 못 생김에는 몸뚱아리의 뿌리 가지 잎사귀 씨눈 껍질 나이테까지 시시비비에 속하곤 한다만...

 

'링반데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늘밤 날 안아주세요 (hold, hold me tonight)  (0) 2015.06.11
못다한 말   (0) 2015.06.09
아름다운 음악  (0) 2015.06.01
초여름 비 희소갈욕원절...망  (0) 2015.05.30
혼자 산다는 것은  (0) 2015.0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