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공단풀 본문

소금창고

공단풀

까미l노 2015. 2. 4. 16:27

 

들에 나는 아욱과의 한해살이풀로 높이 30~60cm 정도 이다.
9~10월 개화하고 꽃의 지름이 1.2 cm 정도이고, 오후에는 꽃잎을 닫는다.
열대 아메리카 원산으로 ‘한반도의 귀화식물분포’ (임양재 & 전의식, 1980)를 통해 소개되었다.


‘공단풀’은 70년대 말에 어느 공단에서 발견되었다고 한다.

그 비슷한 시기에 제주도에서도 발견되었다는 기록도 있지만, 언제 어떠한 경로로 우리나라에 들어왔는지는 모른다.

 

1990년에는 서울 아현동의 한 가정집에서 비슷한 풀이 발견되어, 그 집 주인의 이름을 따서 ‘순애초’라는 이름으로 발표된 적도 있다.

‘순애초’라는 이름이 지금은 통용되지 않는 것을 보면, 공단풀과 동일 식물로 확인되었으리라고 짐작이 된다.


이 식물의 학명이 ‘Sida spinosa Linne’라는 사실도 흥미롭다.

종소명에 'spinosus'가 들어가면 가시가 많다는 뜻이나 이 식물의 어디를 보아도 가시를 찾아볼 수 없다.

 

그래서 식물학자인 린네가 그보다 한 세대 앞서 간 스피노자를 기리며 종소명에다 이 이름을 붙이지 않았을까하는 상상을 해보았다.

17세기의 철학자 스피노자는 영어권에서 'Spinoza'로 쓰지만 유럽의 나라마다 표기법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한번 해 본 생각이다.

 

기독교적 세계관이 유럽을 지배하던 시대에 철학자 스피노자는 살얼음판을 걷듯이 자신의 신념을 지키며 처신했을 것이고,

과학자 린네 또한 그와 처지가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게다가 린네는 지인들의 이름을 식물명에 곧잘 사용했기 때문에,

그와 동병상린하는 마음으로 학명에 썼으리라는 심증이 간다.

 

스피노자는 하이델베르크 대학 철학교수직 제안을 사양하고, 유리 가공 기술을 배워 스스로의 노동으로 생계를 꾸려가며

평생 가난하게 살다가 44 세의 나이에 폐질환으로 죽었다.

 

그의 사망 원인은 유리가루를 너무 많이 마신 탓이라고 한다.

반세기 전 수많은 공단 노동자들의 피와 땀과 희생 위에 오늘날 우리의 풍요가 꽃 핀 것이라고 해도 그리 틀리지 않다.

[출처] 공단풀|작성자 사랑 만들기

'소금창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야고  (0) 2015.02.04
여로  (0) 2015.02.04
김의난초  (0) 2015.02.04
달맞이장구채  (0) 2015.02.04
털진득찰  (0) 2015.0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