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마음이 춥지 않은 자(者)들만 살아 남을 것이다 본문

드레퓌스의 벤치

마음이 춥지 않은 자(者)들만 살아 남을 것이다

까미l노 2015. 1. 30. 12:31

마음이 춥지 않은 자들만 살아 남을 것이다

겨울의 추위에도 얼지 않을 한 마음을 생각해 보면
나에겐 속죄해야 할 명백한 옹졸함이 있다
언제나 고집하는 낡은 수법의 신상명세를 바라본다.

 
때로, 그것은 맥 빠진 자동인형을 연상케 한다 .

남루한 혈관 속에서 영혼을 황폐케 하는
신경을 부식케 하는
그래서 나이 먹은 분별로도
어쩔 수 없는 이 공소(空疎)한 피를
모조리 흘려 버려야 할 것을

좀 더 진지하고 무서운 생명이 그립다
날지 못하는 새에 있어 날개는 의미가 아니듯
믿었던 정열도 기실 서투른 기지의
얼룩진 모습에 불과한 것

결국, 산다는 것은 묵묵히 견디어 가는 것
그런 인내는 종말을 방관하는,
이 찰나의 시대에도 신용카드처럼 유효하다 .


그러나, 현실에 순응하는 서러움이란
또 얼마나 헛헛한 영혼의 일인가
그렇게 몸서리치도록 안이한 속박이 두렵다.

경사진 인간의 언덕을 굴러 내려가는
시간의 수레바퀴가 요란한 소리를 낸다 .


고요가 그립다
텅 빈 허공이 그립다
덧없이 쌓인 지난 가을의 낙엽이 추억을 만드는 동안
잠시 그 낙엽이 되고 싶다
그래도 무심한 바람은 겨울이다.


인간의 세상처럼 어두운 저녁에 눈이 내린다
지독한 북극을 향하여 사람들이 걷는다

나도 걷는다.

 

 

누군가의 글에서-----------

 

   

'드레퓌스의 벤치'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길끝에 서면 모두가 아름답다   (0) 2015.11.23
치마를 붙잡고 있느라고  (0) 2015.03.28
뼈아픈 후회  (0) 2014.02.04
그는  (0) 2013.08.31
당신은 나를 울려 놓고  (0) 2013.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