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그는 본문
그는 / 정호승
그는 아무도 나를 사랑하지 않을 때
조용히 나의 창문을
두드리다 돌아간 사람이었다
그는 아무도 나를 위해 기도하지 않을 때
묵묵히 무릎을 꿇고
나를 위해 울며 기도하던 사람이었다
내가 내 더러운 운명의 길가에 서성대다가
드디어 죽음의 순간을 맞이했을 때
그는 가만히 내 곁에 누워
나의 죽음이 된 사람이었다
아무도 나의 주검을 씻어주지 않고
뿔뿔이 흩어져 촛불을 끄고 돌아가버렸을 때
그는 고요히 바다가 되어
나를 씻어준 사람이었다
아무도 사랑하지 않는 자를 사랑하는
기다리기 전에 이미 나를 사랑하고
사랑하기 전에 이미 나를 기다린 사람이었다.
'드레퓌스의 벤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음이 춥지 않은 자(者)들만 살아 남을 것이다 (0) | 2015.01.30 |
---|---|
뼈아픈 후회 (0) | 2014.02.04 |
당신은 나를 울려 놓고 (0) | 2013.08.31 |
미친 그리움 (0) | 2013.08.31 |
우표 한 장 붙여서 (0) | 2013.08.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