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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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은지심

오죽 뿌리공예

까미l노 2014. 7. 21. 15:44

다른 나무들을 감고 올라가 마침내는 같이 쓰러져 죽게 만드는 송악덩굴나무로 만든 십자가들

제주도에서는 송악의 잎을 소가 잘 먹어 소밥이라고도 하는데 까만 열매가 무수히 다리기도 하고 나무나 전봇대 담벼락 할 것 없이 완정히 뒤덮혀 버리는 바람에

나누의 경우에는 힘에도 부대끼고 광합성을 못하게 막아 쓰려지게 된다.

 

문제는 이 송악덜굴이 나무의 양분을 뻇는 건 아닌데 지나치게 덩치까지 키워서 휘감기 떄문에 나무가 함에 겨워 쓰러지니 지녀석도 같이 죽는다는 것이다.

덩굴 가지가 서로 엉켜 휘감고 올라가는 덕분에 나로서는 두 줄기가 완전히 하나의 가지로 자라기에 잘라서 원나무는 살리고 나무공예로 활용할 수 있어서 다행 

 

 

왜 십자가는 직선으로 곧은 것들만 있을까?

공장에서 생산하고 예수상이 있는 것이라서 깨끗해 보여야하는 것들이라서 그런 건 아닐까?

 

자연형태  그대로 자라 구불구불하거나 휘어진 모습 그대로를 살려서 십자가를 만들어 봤다...

 

 

돌처럼 단단한 오죽의 뿌리와 뿌리에 연결된 마디로 만든 목걸이와 피리

칼로 깎으려면 카터칼날 몇개는 족히 날라가고 손 마디마디 성한 곳이 없을 지경이다.

뽑아서 씻어서 말려서 자르고 깎고 갈아서 칠하고 다듬어 고리를 다는 한개를 만드는데 대략 일주일 정도가 걸리는 녀석들이다...

 

제각기 높고 낮고 깊고 얕게 둔탁하거나 날카로운 소리들을 낸다.

오죽의 뿌리부분에서 중간 가지까지 다듬으면 지휘봉 수중작살대 낚시 밑밥 품질용 주걱 우산 손잡이 등 다양한 공예품을 만들 수도 있다.

주문을 받아서 만드는데 만 원에서 수만 원에 판매한다. 

 

 

내 경우엔 청소년들의 생태 체험활동 숲에서 하는 놀이 때 대나무 피리로 활용한다.

 작은 뿌리도 버리지 않고 이렇게 열쇠나 휴대폰 고리로 만들기도 한다.

 

단단함이나 빛깔로 보면 아무래도 청죽 보다는 오죽이 나은 것 같다.

 

 

 

요즘은 검은 대나무로 피리를 만들고 뿌리로 목걸이를 만든다.

덩굴식물이 조여서 휘감은 자국이 선면하게 남은 사스레피 나무도 목걸이 재료로 사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