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밥 본문

측은지심

까미l노 2013. 9. 2. 14:51

 

 밥이란쌀을삶아서먹는음식을말하는것이다친구의전화사람들이점심들을먹을그런시간이었으니밥먹었냐고묻길래잠시뜸을들인후쌀삶은건못먹었다그랬더니살짝웃는다무엇이든입으로가져가긴했었다만흔히밥이라고뜻하는음식류를먹지않았었기에그냥안먹은듯했다만하기사입에넣는것들이마시는음료수나나물이아닌다음에야다음식아닌게뭐있으랴만좌지우간배를대충채웠으니음식을먹은것이고밥을먹은게맞기는맞겠다시푸다어릴적부터변하지않는여성상이있는데밥주는여자에게목슴바쳐충성해야한다는주의다외모나성격은그다음이야기이기도한데사랑(?)하는상대방에게밥제대로챙겨주려하지않는다면그건사랑한다라는믿음이가지않고따뜻하고정성이깃든밥잘챙겨주는여자라면진정한최고의여자라는믿음에는지금도변함이없는데음식을잘하고못하고는아무런상관이없다물론어릴적부터따뜻한밥상을제대로받아본기억이없기에더그러하다만요즘엔여자(아내라고치자)에게밥타령하면눈총받는다더라만상황에따라서는남자가음식을만들거나밥을챙겨줄수도있다다만내가사랑하는내사람에게따뜻한밥을맥여주고싶어하는마음이소중하다는것일뿐자질구레한(?)가사를반드시여자가해야한다는그런뜻아니다가끔여성들사이에끼어대화아닌대화를할떄가더러있었는데음식이야기가나올때김치를들먹일때가있는데요즘에야누가일일이김치를담가서먹기나하랴만기왕지사먹는김치라면신김치보다생김치를선호한다고했던적이있는데애인비스무리하던여자였거나그냥대화에끼어있던여러여자들이구동성으로하는말은까탈스런남자라도단번에치부해버린다그러면서식당이든소풍이나산행때모임의식사시간펼쳐둔음식들가운데있는김치들가운데신김치는좀체손길조차주질않는다간혹잘익은김치를씻어서쌈으로먹거나하는경우와묵은김치가운데시지않게잘익힌김치는예외로한다그여자하는말어떻게새김치를맨날담아먹을수있겠느냐했는데대꾸를아예참아버렸었지만그러면김치를담궈서익기전의김치를맛있다고먹으면안되고아꼈다가충분히익거나시게될때까지참았다가먹으면김치를가끔담게되는것이라는결론인데이게도대체무슨이상한경우란말인가그러면신김치를아주좋아하는사람이김치를먹는것과새김치를먹는사람의차이는무엇일까새김치는많이먹게되어서자주담궈야되는경우이고신김치는맛이없어서(?)아니면너무시어서별로내켜하지않기에조금씩먹기떄문에자주담글필요가없게된다는것인가시지않은새김치를좋아하는데왜까탈스러운남자라는말을들어야하는지아직도도무지이해가가지를않는다고기를좋아하는사람에게까탈스럽다고하고술을마시거나담배를피우거나특정음식을좋아하면까탈스러운것이라는말과다를게무어있을까나는갓지은밥도좋아하는데이걸두고까탈스럽고귀찮게한다고하면그건조금은수긍할수도있다요즘세상엔다들전기솥에다밥을해서보온이라는기능이있으니까조금많이해서나중에한번더먹을수있으니끼바쁜일상에시간이모자라그럴수도있을테니까말이다하지만내가가사를할떄라면나는언제나새로갓지은밥을준비하는타입이나는내스스로에게까다로울지언정다른사람에게는언제나관대한편이다

 비록간장한가지로둘이오붓하게마주앉아생기다만아주작은상일지라도갓지은고슬고슬한반이라면행복하지않은가세상물정모르는철부지도아닌데괘변이나늘어놓자는게아니지않은가그래나는이제구시대적사람이맞다그렇다고이런내가구시대적사고방식으로산다고는믿기지않는다그래라면을끓일수도있고햄버거나치킨같은것으로가족끼리의식사시간을만들수도있다그렇다고한가지라도손으로정성들인반찬하나없이늘그러한다면그게어디사람사는모습이라할수있으랴밥이야기가구질구질하게길어졌다만이글은누구읽으라ㅣ고쓰는글은아니니까띄워쓰지않았네기네어쩌네하지말고그냥읽지말고지나쳐버리기를바라면서행여누구라도읽거나말거나상관없이나혼자내노트에다끄적대는글이니너무뭐라하지들말기를바란다

 다시말해보자김치를담궜는데익기를기다련다먹을수도있고담그자마자맛있게먹을수도있지않는가익기도전에다먹어버리면곧다시김치를담궈야하는건맞겠다만담그고익기전의시간동안엔다른것으로만밥을먹고그럼다익었을떄부터김치를먹으면먹는속도가새김치랑익은김치랑뭐가다르며익은김치를다먹고나면다시담궈서익기전에는김치를담그지않아도되니까좋다라는뜻일까새김치를담궈서먹고다시새김치를담그는것이랑익은김치를먹고다시담궈서익기기다렸다가먹는것은김치외의다른반찬이야물론있겠지만무슨기간의차이가있다는말인가김치자주담그기귀찮아서하는이유말고뭐가있을까그게귀찮은것보다익기기다리는기간동안다른반찬자꾸만들어야하는게더귀찮지는않을지

 혼자살다보니작은쇠솥한개를사서(요즘엔무쇠말고도세라믹으로된쇠솥도)밥먹을떄는늘갓지어서누룽지까지만들어먹는데바쁘게산다는사람들에게는귀찮은일일수도있겠다만전기압력솥으로밥을해보고무쇠솥에다해보고보온이든누룽지든설거지든둘중어느것이더손이많이가고귀찮은지실험들을해보라고그러고시푼데물론압력솥애다한약간찰니거나무른밥을좋아하는사람도도있을테고누룽지를별반좋아하지않거나전기밥솥의스위치를꽂아두고밥하는동안신경쓰지않아도된다라고할수도있다그런데가스불에솥밥을한다고해서불조절이그닥필요한것도없다는사실은모른다전기스위치올린채밥다될떄까지잊고있는것과가스불위에올린쇠솥에다밥하면서잊고있을수있는것에별차이가없을뿐더러사람들은이구동성쇠솥에다지은밥을다들좋아하지않는가실험삼아해보라솥에다쌀을앉힌후가스불을최대한낮게하고그냥내버려두라그리고한참지나뜸드는따닥따닥소리가나거나약간타는듯한냄새가나면그냥가스를끄면맛있는밥과노랗게잘익은누룽지까지완성되어있다는것을알게된다물론밥을지으면서전기스위치올린채그냥외출을한다면전기솥밥이더편하긴하다

 내가남자라서소싯적부터가사노동에매달려살지는않았었기에달리할말은없다만가사일이얼마나재미있는지제대로해보지않은남자들은모른다따끈따끈하게갓지은밥과이것저것음식만들어사랑하는사람들과먹는그기쁨뽀송뽀송하게말린이불이며빨래를(물론세탁기가하지)개킬때의행복감이란해보지않으면모른다물론옛적어머니들이했던가사노동은그야말로중노동이었지만요즘세상에야음식솜씨같은것은아무런상관이없음은물론이고오직정성만이있을뿐이다가을햇살따사로울날나는언제나기다란작대기고인줄에이불빨래쫙쫙펴서말려뽀송해졌을때만지는그촉감은언제나잊을수없더라

 오래전집에놀러왔던여자친구에게밥좀안해주겠냐고물었더니내가해준밥이더맛있어서안하겠다고하더라만그래도얼마나다행인가나에게따뜻한밥을늘해주고는싶어하는데다만어떤것은내가더잘하니까여성인자기보다오히려내가해주는게더맛있다고바란다는것사랑하는사람과의사이에는어떤것이든서로나누어서하는게최고의행복이란것을그게곧언제나내편이되어주는사람에게무조건믿어주고무한편이되어주겠다는사랑의표현아니련가하늘만큼땅만큼사랑해서달도따주고별도따주려려할때사다리라도높고튼튼한것을선택했는지걱정해주는서로라면하늘만큼이든바다만큼이든세상무엇보다더크지않겠는가말이다

다문화가정의가족들을초청하여숲체험생태해설과생태공예를했었는데나로서는한국에살러온그들이고맙기만하다먹고살기위해서절실하게소원하던바를이루어온것은아니더라도한국사람이되어밥잘먹고두루행복하게살아갈수있게되기를희망한다이저런병폐들도더러사건사고로나타나기도하지만그들이없었더라면한국사회에많은불편과난감한어려움들도있었으리라싶다잘난척못난한국인들을대신해서그들이어렵고힘든일도맡아하고도외시하는곳에서열심히버텨주는것은못난한국인의한사람으로서얼마나다행스러운지모른다그런그들에게는특별히나라에서많은보살핌이더있었으면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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