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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표값은 올랐는데 만년필 잉크가 말랐다... 본문

측은지심

우표값은 올랐는데 만년필 잉크가 말랐다...

까미l노 2013. 8. 28. 22:26

 

 얼떨결에 공갈 반 협박 반으로 수신인이 있는 주소를 항개 챙겼다.

가을만 되면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주기를 바라는 편지를 쓰고 싶어지기 떄문이었겠지...

 

한 일 년쯤 됐을까?

책꽂이 속에 묻혀있기만 하던 600자 대형원고지를 펼치고 고이 보관하던 만년필을 준비한 것 까지는 좋았는데

아,글쎄 이놈의 만년필이 하도 오래 모른척 했다고 그에 잉크가 말라버렸나 보다...

 

새 잉크 카드리지로 갈아끼운 후 흔들고 누르고 지하수 펌프의 머중물처럼  마중잉크까지 묻혀 시도하기를 한참 여 드디어 잉크가 나오기 시작 하는데

그만 첫머리로 쓸려고 새겼던 글자를 잊어먹었다.

 

안녕이라고 하려던 건 아니었고

여보세요~도 아니고

저 거시기...같은 것도 아닌데

편지지를 펼치면 마구 아무 말이나 써내려 가다가 한참  중간에 인삿말을 쓰던 습성인데 오늘은 아예 첫머리로 쓸 마땅한 글자가 생각나지 않는다...

 

이런 날이면 어김없이 설핏 든 잠 속에 반꿈에 쓰고 싶은 글들이 마구 떠오른다.

잠결인지 꿈결인지 비몽사몽간에 글들을 기억할려고 무진 애를 쓰다가 아침에 깨면 한줄도 떠오르지 않게 되곤 한다...

 

일 하던 중에라도 종이를 앞에 두지 않으면 갖은 상념과 함께 줄줄이 쓰고 싶은 말들이 떠오르는 건 유독 나만 그럴까?

내일 두고 봐야겠다...

 

최근에 우표값이 올랐다.

일전에 우표값도 모르는 사람이랑은 사랑도 하지 말아라 그랬는데 손으로 글씨를 쓴 편지에 대한 향수를 가진 사람이라면 어떻게든 우표값을 알아볼려고 하겠지...

 

  

 

                              사무실 앞 숲에 핀 더덕 꽃(뿌리를 살짝 캐면 온 숲에 향긋한 향이 진동하는 녀석인데 새순 잎은 고기를 구워 싸먹으면...

 

 

 

 

                                                          사무실 앞 누리장나무 꽃(봄에 새 순을 나물로 먹거나 쌈을 싸먹으면 좋은 녀석

                                                한라산 둘레길 초입 오르는 길에 밤나무가 있는데 씨알이 잘고 바람에 쉽게 떨어져 안타까움이...

 

 

 

 

 

 

                                                           깨알만한 크기로 피는  도깨비가지 꽃 자세히 들여다 보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다.

 

                                                                                  더덕의 꽃봉오리

 

 

긴꼬리제비 나비 워낙 부지란한 녀석이라 사진에 담기가 쉽지 않은데 간혹 잎에 내려 앉아 쉴때면 찍기가 수월타...

 

 

 

귀뚜라미 한쌍이 호시탐탐 사랑을 나눌려고 기회를 엿보는 중

 

고깔먹물버섯 이녀석들은 아침에 부드러운 흙을 뚫고 나왔다가 오후가 되면 금방 녹아서 사라져 버리린다.

 

 

 

 

 

 

 

 

 

 

 

 

 

 

 

 

 

 

 

 

 

 

 

 

 

산딸나무의 열매가 익어간다. 곧 빨갛게 익으면 달콤한 녀석을 입 안에 넣어야지...

 

 

 

 

 

 

 

 

 

잎과 줄기에서 향이 나는 주홍서나물 잎과 순으로 데친 후 나물로 해도 좋고 된장국을 끓이면 맛있다.

속잎도 무치거나 셀러드를 하면 좋다.

  

 

 

 

 

 

 

 

 

 

깻잎같이 생긴 잎사귀에 날개 같은 점무늬가 선명한 이삭여뀌 가느다란 줄기에 아주 작은 꽃이 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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