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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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산청우

한라산 둘레길에서 보내는 그림엽서

까미l노 2013. 7. 25. 11:22

삶이라는게어디한시라도우리를속이지않았을때가있었으랴그렇다고누군들자기인생을호락호락하게살아낼수있다고했으랴나만그랬을까다들삶이라는걸그저그러려니하고참고버티고져주면서살수있게되기까지얼마나긴세월이지랄같았을꼬어제는건넛집철수가반백년쯤써먹은몸뚱아리가드디어는지말을제대로들어먹지않는다고질질끄고다닌다더만오늘은아랫동네영희가오십견인가머신가하는반갑잖은개새이가왼쪽어깨에달라붙었대나뭐래더만이래저래살아오면서신나는일없다시피견뎌내다보니지입에들이미는것들에소홀했다고창자들이파업을하여위암끼에다소장중장도아닌대장이혹을하나달았대더만그만하기천만다행은개뿔인것이쪼그라들고볼품없이쳐졌다지만지눈에는아직도섹쉬한젖가슴같은데지랄같은혹이여기도만져졌단다아~시발같은인생그닥잘못하고살아온것도아닌데이또한지나가리라는따위의위안도버틸만큼만와야되는거아니냐고....

욕이래나 뭐래나...

욕은 무신 개뿔 타인을 향해 하는 말이 아니고 스스로에게 넋두리처럼 뺻는 말은 결코 욕은 아닐 터,

 

산제비나비---------지랄같은 이녀석의 모습을 카메라에 온전히 담아볼려고 한여름 뙤약볕에서 한시간 여를 잠복 내지는 미행을 했었다.

이름만큼이나 제비처멈 날쌔서인지 도무지 곁을 허락하지도 않거니와 잠시도 쉬지를 않고 게속 이곳저곳으로 옮겨다니는 바람에 쪼그려걷기를 수십 번 했다.

엎드려서 다가서면 금새 알아차리고 도망을 가버려 지척까지 다가설 수는 없게 하던 놈들이다.

 

생긴 모습대로 이름 지어진 꽃이다.

'수염가래'

마치 반쪽이 덜 핀 것인양 누군가가 떼어낸 겇럼 한쪽 모습만 보여지는 것처럼 생긴 꽃이고 수염 같다고 이름이 지어졌다.

 

 

그야말로 라이언일병 구하기 보다 더 지독하게 땀을 쏟았던 날이다.

하원수로에 갇혀버린 뱀들 구하기

 

시멘트로 만들어진 수로에 왜 뛰어 든 건지 도무지 알 길은 없다만 수키로미터 계속 이어진 수로에 갇혔으니

먹을 것도 없는 곳에서 스스로의 능력으로는 탈출이 불가능한 곳이라 죽을 날만 기다려야할 이녀석들을 구해주려고 나섰는데 아, 이녀석들이

고새 공격자세를 취하는 놈이 없아 어떤 놈들은 빠진 게 여러날이 지나 움직일 힘조차 없는지 기진맥진한 듯 하고

또 어떤 녀석들은 연신 아가리를 열어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며 물려고 덤빈다.

 

아!놔~

야 이 녀석들아 생명을 구해줄려고 오신 분한테 그래서야 되겠냐고?

긴 작대기를 찾아 녀석들의 목부분을 눌러 잠시 기다린 다음 작대기에 몸을 휘감으면 재빨리 수로 바깥으로 냅다 던져야 하는데 몇몇 녀석들은

간단하게 구해줄 수 있었는데 공격성이 강한 놈들은 쉽지가 않다.

 

도합 일곱마리 가운데 다섯놈은 구해줬는데 두녀석은 어찌나 설쳐대던지 그만 더 깊은 울덩이 아래로 도망을 가버렸으니...

두놈은 아마도 그곳에서 굶어 죽을 것 같은데 구해줄 방법이 없다.

 

쇠살모사 큰 녀석은 수로 밖으로 내던지기가 쉽지않았는데 어찌어찌 하다가 휙 던졌는데 머리 위로 떨어지길래 재빨리 피했다만...

다행 녀석이 머리 위 나뭇가지에 턱 걸쳐졌다.

그 와중에 개새이도 아닌 것이 나뭇가지 위에서 개폼은 잡는다.

 

나뭇가지 사이로 기어 다니는 폼이라니...

다섯마리의 뱀을 구해줬는데 하날님이 보우하사 무신 복이라도 있을런지...

 

수로에 빠진 놈들은 주로 쇠살모사들이어서 구해주려는 것도 모르고 공격본능이 강한 놈들이었다.

 

딱정벌레

그런데 이녀석들은 생긴 것보다 둔한데 뒤집어지면 좀처럼 잘 일어나지를 못한다.

 

영실 올라가는 길에 피었던 큰 달맞이꽃

알려진 것처럼 해가지면 활짝 벌어지는 녀석이다.,

 

그런데 영실 오르는 길 가장자리에 도로포장 공사를 하면서 그만 통째로 사라져버렸다...

 

큰주홍부전나비인데 몸의 색깔이 아주 화려한 녀석이다.

 

 

 

대유동방아벌레 같기도 하고 서울병대벌레 같기도 한데

문제는 이녀석이 다리까지 새빨간 게 애매하다...

 

 

구해줄려고 막대기를 수로바닥으로 내렸더니 계속 도망을 하길래 할 수 없이 녀서을 못움직이게 할려고 눌렀더니 이빨을 한껏 드러내고 공격자세를 취한다.

니 자꾸 그라모 안 구해준다이~

 

 

 

아침 안개가 걷히면 우산버섯들이 일제히 부드러운 흙을 뚫고 올라왔다가 한낮이 지나면서 시름 시름 하다가

하루가 지나면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리는 녀석들이기도 하다.

 

 

 

 

덩치가 꽤 컸던 녀석을 막대기에 빙빙둘러서 수로 바깥으로 냅대 던졌더니 머리 위 나뭇가지위로 툭 떨어졌다...

이녀석 언제 그랬냐는 듯 초라하던 모습은 간데 없고 잔뜩 개폼을 잡는다,

 

 

산잠자리의 시리도록 푸른 바다같은 눈

 

 

 

완벽하게 보호색으로 탈바꿈한 대벌레

 

 

 

여치녀석을 앞뒤 옆 사방으로 돌려가며 찍어봤다.

다행 유리창에 붙은 녀석이라 배쪽도 찍을 수 있었다...

 

 

 

 

털두꺼비하늘소'

등 윗쪽에 뿔이 두개 달린 그야말로 두꺼비같이도 생긴 녀석이다.

 

 

 

붉은산꽃하늘소

 

 

 

 

수로의 뱀을 구하다가 큰 바위 위에 숨어서 핀 자금우를 발견했다.

백량금 죽절초 그리고 이 지금우의 빨간 열매들은 평소에도 종종 발견하곤 했지만 자금우의 꽃은 처음 본다.

 

어디에 피는 것인지 알리기 어려운 점은 들꽃을 접사로 촬영하러 다니는 사람들 가운데 간혹 꽃을 촬영한 후 훼손하는 사람들이 있어서이다.

귀한 나무들 앞에 이름표를 세워두기도 했었는데 나무를 통째로 뽑아가거나 잘라가는 사람들이 있어서 나무 이름을 새긴 푯말을 치워버리기도 한다.

 

멸종 위기 식물을 발견한 사람들 가운데 사진을 찍은 후 그 식물을 영원히 다른 사람들은 볼 수 없게 하려고 없애버리는 사람들도 간혹 있다.

 

금풍뎅이

 

 

 

타래난초

실물은 아주 작아서 눈높이를 낮춰 자세히 보지 않으면꽃을 보지 못하고 지나칠 정도로 작다.

 

 

누리장 나무 이파리에다 집을 지은 애벌레

큰 이파리를 가로 셀로 잘라서 제 몸을 둘둘 말아 집을 짓고 그 속에서 번데기가 될 떄까지 살면서 잎을 갉아먹는다.

나중에는 이파리의 실자루같은 그물같은 잎맥만 남게 된다.

요즘 한창이 댕강나무꽃

 

 

 

금풍뎅이

 

 

실처럼 생겼다고 실풀꽃이란 이름을 하고 있는 꽃

 

 

 

밤송이다.

갓 태어난 새끼밤송이들

나무에 기생하는 이끼류에 밤 새 내려앉은 안개이슬방울이 조롱조롱 맺혀있다.

 

 

사무실 창틀 틈에 나타난 긴꼬리장지뱀

하얀 플라스틱 그릇에다 담았더니 녀석의 발이 어린 애기의 앙증맞은 귀여운 발가락까지 다 보여진다.

 

 

 

좀비비추가 한라산 둘레길에 지천으로 피어났다.

 

물 속 애벌레일땐 무시무시한 천하무적 독종으로 닥치는대로 다른 생물을 잡아먹던 녀석이

막상 어른이 되고 나서는 약하디 약한 청순가련형 곤충이 되어버려 도망 다니기 바쁜데 모기를 잡아 먹는다고 하더라만 아직 집접 본 적은 없다.

 

 

 

그런데 애석하게도 이녀석은 죽은 모습이다.

어떻게 해서 죽은건지 몸에 상처 하나 없이 깨끗하다.

 

나도 나중이든 언제든 깨끗하게 소멸 되어지기를...

긴ㅋ꼬리제비나비랑 산제비나비가 사이좋게 앉았다 도망갔다가 하면서 하루종일 나를 괴롭혔다...

 

 

한라산 둘레길 입구에 핀 닭의장풀이 새초롬히 폈다.

들꽃들의 색깔이 화려하기도 하고 곱기도 하지만 이녀석은 들꽃들에도 좀처럼 보기 어려운 색인 푸른빛이 유난히도 선명하다.

유명 빵집 진열대에 가지런히 진열 되어 있는 밤만두나 카스테라 같은 빵들 모습과 흡사한 노린재 알...

 

 

이거 강정천 냇길이소 하류로 조금 내려가면 땅 속 용출수가 솟는 곳이 있는데 물이 그렇게 맑을 수가 없다.

 

 

 

화장실 벽 또는 시내버스 죄석 등받이 옛날 성인들이 읽던 삼류 주간지 뒷장에 애인구함이라는 문구나 낙서가 있었지.

사실 애인이라는 낱말은 참 예쁜 말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사랑이라는 낱말만큼이나 그 뜻이 퇴색되다 못해 지저분한 뜻으로 오해되기도 한다만...

 

때론 가족보다 더 절실하고 가까운(?)사이가 애인이지 않을까...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죄인이라는 말도 있더라만 사랑하지 않는다면 애인은 바꿔야 하지 않을까?

애인구함이라는 말이 좀 그러면 애인구하기 그러면 라이언 일병 구한다는 영화 제목처럼 느껴질까?

 

하기사 애인구하기..이런 표현도 괜찮다.

애인이 없어서 구하는 사람이나 애인을 구해(?)주거나 말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향한 가여움이나 애처로움이 없다면 사랑을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으랴...

평생을 함께한 부부 사이라면 미안함과 고마움 그리고 애틋함이 있을테고 

서로 사귀고 있는 사이라면 가엽게 보여지고 애처로움이 묻어나고 뭐 그런 건 아닐까?

그러면 구함이 아니라 구하기도 될 것 같은데...

 

무한 편 되어주기

애인이라면 그래야 하지 시푸다...

 

 

 

 

 

온갖 개지랄을 다 떨고서 겨우 찍은 요녀석

그런데 도로에는 무수히 죽은 놈들이 나뒹군다.

 

그냥 숲 가장자리에 편하게 내려 앉아 쉬거나 꽃이랑 어울리고 꿀이나 취하면 좋을텐데

뭐하러 차들이 씽씽 달리는 도로에서 날아다니다가 그렇게 허무하게 죽냐고....

 

아침 춘근길 도로에 새끼 노루가 로드킬 당하여 죽어있었다.

겁은 무쟈게 많은 녀석인데 호기심 또한 어쩌지 못하는가 해서 애처롭기 그지 없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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