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어깨 맞댄 쌍둥이 토산봉 본문
"화산체 2개가 어깨 맞댄 쌍둥이오름" | |||||||||||||||||||||||||||||||||||||||||||||||||||||||||||||||||||||||||||||||||||||
[다시 걷는 오름 나그네] <5> 토산봉 | |||||||||||||||||||||||||||||||||||||||||||||||||||||||||||||||||||||||||||||||||||||
| |||||||||||||||||||||||||||||||||||||||||||||||||||||||||||||||||||||||||||||||||||||
제주시서 40㎞ 탐방엔 45분 부담 없는 '명소' 토산봉은 작지만 큰 오름이다. 오름 주변을 도는 도로를 기준으로 보면 정상까지 300여m의 아주 작은 오름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제 그 자락이 내려간 곳까지 헤아리면 정상에서 1.4㎞에 이른다. 도로에서 정상이 가까우니 손쉽게 오를 수 있고, 그 탐방로가 올레4코스의 일부여서 여유로움이 있다. 길게 자락을 드리우면서도 그 세를 과시하지 않으니 겸손함도 느껴진다. 더욱이 오름 남서쪽 자락엔 옛날 5개 마을 사람들이 이용했다는 '단새미'라는 샘이 있다. 정상엔 조상들의 '무선통신' 봉수도 갖고 있는 토산봉, 할 말이 많은 듯하다. 토산봉은 서귀포시 표선면의 서쪽 경계인 토산1리(산13번지)에 위치한다. 각각 동쪽과 서쪽에 말굽형 화구를 가진 2개의 화산체가 어깨를 나란히 하듯 8~9부 능선을 공유하고 있는 복합화산체다. 동쪽 화산체의 북쪽 사면이 함몰되면서 토산봉은 능선이 북서-남동 방향으로 형성된 '쌍둥이' 오름이다. 동쪽 동우리가 정상이고 표고 175.4m에 비고는 75m로 낮은 편이다. 이름은 오름의 형태가 토끼 형국이어서 붙여졌다고 한다. 북봉 정상에 조선시대 시설한 군사통신 수단인 봉수대가 있어 '토산망(兎山望)' 혹은 망오름·망산(望山)이라고도 불리운다.
토산봉은 제주시(제주종합경기장 기준 39㎞)에서 번영로에 이어 남조로를 탄 뒤 수망사거리에서 좌회전해서 중산간동로를 진행하면 된다. 북쪽 입구에선 새롭게 단장된 돌계단을 출발, 동·서 화산체의 갈림길(B)을 거쳐 동쪽 정상(C)까지 20분이 걸리지 않는다.나무들이 빽빽해 전망은 그리 좋지 않다. 북동쪽 1㎞의 가세오름도 잘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최정상에선 동쪽 매오름과 달산봉 등 오름군과 남쪽 바다가 보인다. 다시 발길을 되돌려 서쪽 봉우리로 가면 봉수 직전에 15m 높이의 곰솔 2그루와,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뿌리를 내린 구실잣밤나무가 눈길을 끈다. 좋은 의미로 '상생'처럼 보이나 결국엔 상록활엽수인 구실잣밤나무가 이기는 생존 경쟁이어서 '적과의 동침'이라 이름 붙여본다.
봉수에서 내리막길을 10분 타면 서쪽 입구(E)다. 북쪽 입구를 떠나 45분 내외다. 바로 남쪽에 있는 정자쉼터(F)에서 숨을 돌린 뒤 올레 안내를 따라 420m 정도 가면 숲속에 거슨새미(G)가 나온다. 단새미(H)는 거슨새미에서 올레코스를 따라 1㎞ 더 가면 영천사 입구 오른편에 있다. 이들 샘에도 옛날 제주섬의 산혈(山穴)과 수혈(水穴)을 끊기 위해 중국에서 왔었다는 지관 '호종단(胡宗旦)'의 전설이 전해진다. 호종단은 토산리에 당도, 자기 앞에 놓인 길마 밑의 놋그릇에 샘물의 '처녀 주인'이 숨었음에도 길마는 꼬부랑나무로 만들었고 행기는 놋그릇임을 알지 못하고 "꼬부랑나무 아래 행기물"만 찾다가 실패한 덕분에 수맥이 유지되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거슨새미는 '거슬러 흐른다'하여 명명됐듯 바다가 아니라 한라산 쪽으로 흐르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지금의 거슨새미는 샘터를 돌도 쌓고 계단별 저수조 등 외형적으로 정비된 모습이나 겨울철 수량 부족으로 말라버려 명성에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다.
단새미는 과거 남원읍 신흥2리 고수동·온천동·세화리·가시리와 웃토산까지 5개 마을에서 이용했고 수량이 풍부, 논농사도 지었다고 한다. 올래꾼들의 땀을 식히는 제주 암반수로 활용하는 것도 좋을 듯 싶다.
김대신 연구사는 "구실잣밤나무, 후박나무, 먼나무, 모새나무, 붉가시나무 등 다양한 상록활엽수들이 분포하고 있다"며 "이러한 상록활엽수종은 조경적·경관적 가치와 함께 식물지리학적 경계구분이나 주변지역의 평균기온 예측 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 다시 걷는 오름나그네 전문가 자문단 △인문=김창집 탐라문화보존회장 △역사=박찬식 역사학자 △지질=강순석 제주지질연구소장 △식생=김대신 한라산연구소 녹지연구사 △정책=김양보 제주특별자치도 WCC총괄팀장 |
'소금창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쌍봉의 기세 숫오름 군산 (0) | 2012.11.13 |
---|---|
제몸 나눠 곶자왈 탄생시킨 노꼬메오름 (0) | 2012.11.13 |
오름과 화산구조 (0) | 2012.11.13 |
오름의 옛 이야기 (0) | 2012.11.13 |
손잡은 듯 애틋한 쌍둥이 대,소병악 (0) | 2012.11.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