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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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나마스떼

가난하지만 행복한 사람들

까미l노 2011. 12. 30. 03:14

 

 

 

 

머리가 터져나갈듯한 자동차들의 경적소리

한줄로 가면 훨씬 더 빠르게 소통이 될 터인데 단 2차선 뿐인 도로를 양방향 네줄씩 만들어서 서로들 먼저 가겠다고

저리들 아우성들이니...누가 문명의 이기인 자동차로 하여금 느긋하게 살던 이들을 이리도 아우성이게 만들었을꼬...

길가며 강물에 둥둥 떠 흘러가는 넘쳐나는 온갖 쓰레기들

포장도 되지 않고 신호들이며 차선도 없어 탁한 먼지가 연신 이는 곳

그들에겐 삶의 일부가 되었을 법한 햫료와 향불들은 우리에겐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머리가 아플 정도로 향이 독하게 느껴진다.

저들의 머리에 댄 저 끈에 3-40 kg 무게의 짐이 걸려있다는 사실에 나는 편하게 산길을 걸을 수가 없었다.

나마스떼~

오랜 세월동안 닦이고 놓여지고 매만져졌을 바닥의 저 돌길들을 열어준 네팔 사람들에게

경이로움과 그리고 무한한 고마움은 느낀다.

길 모퉁이를 돌아서자 나타나는 저 아름다운 자태

그리고 웅장함에 대한 탄식과 눈물...

안나푸르나 남봉에서 흘러내리는 눈 녹은 물이 강을 이뤄 흘러내린다.

이곳은 관광수입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터라 개발은 조금씩 이뤄져야할테고 주민들은 외지에서 온 사람들 떄문에

나쁜(?)물이 들지 않을까 심히 염려스럽다.

콘크리터로 덮혀가는 길들이 될까 겁도 나고...

한국에서 오래 살다간 라젠의 누나집이 있는 첫 롯지

그에게 아주 조심스럽게 물었다 .

혹시 한국에서의 생활과 한국인들에게서 받은 안 좋은 감정들은 무엇이었는지...

좋은 것들은 당연한 것이기에 묻지 않았었는데

다행히 그는 좋은 감정들만 가지고 있었고 사소한 기억들은 세계 어느나라엘 가도 조금씩은 다 있는 것라면서 나를 안심시켰었다...

어린아이들이 가끔 사탕이나 쵸콜렛을 다라며 손을 내밀기도 하지만 결코 그들은 호객행위를 하지 않는다.

자기들의 상점 가까이 다가가면 그때서야 무얼 찾느냐고 국적을 묻고 각각의 나라 사람들이 선호하던 물건들을 가르키며

판매를 하는데 한번 물어보면 끝까지 한개라도 팔려고 애를 쓰기는 한다.

'흥정은 쉽게 되는 편이고 원하는 선만큼은 깎을 수 있다.

지나치게 많이 깍을라치면 어떤 사람은 살려달라며 목을 치는 시늉을 하기도 하는데 대게는 원하는 가격만큼 깎을 수가 있기도 하다.

마을과 마을을 연결하는 히말라야 트레킹(안나푸르나 어라운딩) 코스는

마치 산티아고의 성당과 성당을 잇는 순례 코스처럼 성당은 반드시 마을마다에 있기에

더 없이 안전하고 평화로운 걷기를 허용한다.

히말라야의 신들과 세계의 지붕이라는 이곳 산들엔 정령들이 있어서인지 누구에게나

그 넉넉한 품을 허락하고 편안하게 걸어다니도록 허락을 해 주는 것 같다.

애써 다듬지 않고 그렇다고 위험하거나 힘 들어하도록 내버려 두지는 않은 투박한 저 길들이 얼마나 정겨웁던지...

바나나를 먹어는 봤지만 직접 따보거나 꽃을 보기는 이번이 처음인 것 같은데...

바나나 꽃은 특이하게도 빨간 큰 꽃잎 한잎을 달고 그 아래에뭉툭한 열매처럼 생긴 꽃술을 내린 모습니다.

우리들을 비껴가는 저 노인은 울긋불긋한 옷을 입고 비싼 돈을 들여 비행기를 타고 와서 하릴없이 걷고있는 우리들을 보고 무슨 생각을 하실까>..

등에 진 풀은 거름으로 쓰이겠지... 저 짐에게도 미안하고 노인에게도 한없이 미안하다...

해발 2,000m의 고산 중턱을 빙빙돌아 하염없이 걸을 수 있는 저 길

잠시 가쁜 숨 몰아쉬며 하늘 한번 올려다보면 뭉게구름에 가려진 히말라야가 보이고...

 

발고 화려한 색깔들의 옷을 좋아하는 그들

아이들도 어김없이 빨간색 위주로 옷을 입고 있다.

가난을 불편하다고 생각지 않는 그들..우리네 삶도 얼마 전까지는 그러했을 터

일정내내 한국에서 연수생으로 있다가 돌아가 지금은 투어 가이드를 하고 있는 하리

까만 그의 눈동자만큼이나 우리에게 더 없이 친절하고 유창한 한국어를 구사해서 우리들을 얼마나 편하게 해주던지...

마지막날 조심스럽게 건넨 수고비에 미안해 하며 여행사에서 받았는데 또 준다며 고맙다고 하던 그말이

얼마나 미안해지던지...돈으로 그의 수고를 살려고 한 것은 아니었는데... 그는 너무 순박한 사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