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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어디에 서 있어도 슬픈 나무 자작 본문
양구읍 기념미술관 뜰의 박수근 화백상
그는 늘 고무신 차림이었다고 한다.
미술관 뒤뜰에 자작나무가 많이 심어져 있었다.
자작은 왜 어디에 있든 여럿이든 한그루만 서있든 늘 슬프고 외로운 그림이다.
내게만 그리 보이나?
자작나무를 올려다보면 하늘은 또 뭐하러 그토록 새파란지...
그러고 보니 비 오는 날에 자작나무 아래에서 올려다본 적이 없었구나...
미술관 담벼락에 겨우 매달려 몇잎 남은 담쟁이가 햇빛에 자태를 곱게 하고 있다.
아마 건드리면 툭 하고 제 모가지 부러뜨려 떨어져버릴테지...
오래 달려있거라...
미술관 담벼락에 기대어 햇살 쪼이며 편지라도 한통 쓰고 싶어지는 파아란 하늘아래
낮달이 조그맣게 얼굴을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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