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덕면 창천리 앞 창고천 건너에 동서로 길게 가로누운 군산은 남사면의 대평리를 병풍처럼 에워싸고 있는 오름이다. 제주의 특별함을 느낄수 있는 곳 중의 하나로 문명이라는 복잡함이 아닌 자연그대로의 제주를 발견할 수 있는 곳이다. 군산 정상에 서서 바다쪽으로 내다보면 한적한 대평리 마을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바다와 어우러지는 풍경이 평화로움의 의미를 정확하게 알려주는 것 같다. 바다 멀리에는 송악산과, 형제섬, 가파도, 마라도가 한눈에 들어오고, 또 오른쪽으로 시선을 조금만 움직이면 산방산이. 군산 뒤로는 한라산이 왕의 모습으로 군산을 내려다 보는 듯 하다. 한편으로는 오름들이 옹기종기 모인 것이 정겹게 느껴진다.
봉우리가 둘인데 동쪽 봉우리가 정상이다. 제주특별자치도에서 바다에 접한 산 가운데 산방산(395m) 다음으로 높은 산으로 분화구는 없으며 산 정산에는 있는 바위들은 적갈색에 회백색이 얼룩얼룩 섞여 있다. 산세가 수려하고 봉우리가 두개인 탓일까 예로부터 정상부 일대는 "용의 머리에 쌍봉이 솟았다"하여 명당으로 알려져 있으나 금장지로 되어 있어, 몰래 이곳에 묘를 쓰면 크게 가문다고 하여 이와 관련된 전설이 있기도 하다. 반면에 오름의 아래쪽 일부에는 공동묘지로 이용되고 있다. 산 남쪽 기슭에 '애기업게돌'이라는 이름이 붙은 바위가 있다. 옆에서 보면 아기를 업은 소녀가 일 나간 어머니를 기다리는 모습 그대로다. 옛날에는 아기를 낳지 못하는 여인들이 기도를 드리기도 했다고 한다. |
군산은 행정구역상 안덕면 창천리에 속하나 주변에 감산리를 비롯해서 창천리, 대평리, 서귀포시 예래동과 상예2리 등 5개 마을이 인접해 있으며 산기슭에는 각 부락의 농지와 목축지가 있고 인근 마을의 묘지가 산재해 있어서 행정구상 특정 리에 속해 있을 뿐 인근 5개 마을 모두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으며, 지난 1968년 큰 가뭄 때에는 이러한 상황을 반영이라도 하듯 인근 5개 마을에서 합동으로 기우제를 지내기도 했다고 한다.
군산의 형태가 군인들이 천막을 친 형태라 해서 군산(軍山)이라 부르게 됐다고 한다. 북쪽에서 보면 군막을 친 형태이고, 남쪽에서 보면 사자 형태를 하고 있는 '굴뫼'이다. 봉우리가 솟아 있는 형태를 띠고 있어 제주도에서는 유일하게 숫오름형(남자형)이다. 또 군산은 중국에서 만들어져 날아 왔다 해서 객봉(나그네봉)이라 하기도 한다. 오름 정상을 중심으로 동반부는 서귀포시, 서반부는 남제주군에 속하여 시군경계를 이루고 있으며, 남서쪽의 월라봉(도래오름, 月羅峰)과 이웃해 있다. 정상부에 두 개의 뿔바위, 동남사면의 애기업개돌 등의 퇴적층의 차별침식에 의한 기암괴석, 남사면 계곡에 발달된 웅장한 퇴적층의 수평층리 등 군산은 감춰져 있는 제주도 최대의 화산쇄설성 퇴적층으로 이루어진 기생화산체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