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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 오름

까미l노 2011. 5. 25. 23:37

소가 걸어가는 형국이라고 해서 우보악(牛步岳)이라고 전해진다는 말에 기대를 하고 찾아간 우보오름은 솔직히 이게 오름일까 할 정도로 작은 언덕으로만 보였다.
나직히 가로누운 듯한 너무나 부드러운 능선은 따스한 겨울날에 졸고 있는 듯 편안한 모습까지 하고 있었다.
간만에 파란하늘에 날씨까지 좋아 쌓인 눈이 녹아내려 축축한 땅을 디디며 우보오름을 향해 즐거운 행보를 시작한다.

우보오름 바로 맞은편이 승마장이여서 오름 바로밑까지 승마코스로 이용되는데 간간이 보이는 말똥들을 피하며 오르려니 조금은 당황스럽기까지 했다.
여느겨울보다 눈이 많이 온지라 푹푹 빠지는 눈길로 간신히 오른 우보오름은 밑에서 상상하던거와는 또다른 모습.

오름위로 오르니 어느집안 조상님이신지 외로이 산소가 보이고, 나풀나풀 먼저 반기는 것은 노란깃발이다.
우보오름의 정상은 여느 오름과 다르게 평평한 풀밭이다. 저 끝이 보이지 않게 뛰어가고 싶은 충동마저 일게 한다.
밑에서 보던것과는 다르게 3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진 우보오름은 생각보다 면적이 크다.
앞으로는 한라산과 이름모를 오름의 군락들이 사이좋게 줄지어 다가오고,뒤로는 바람에 몸을 맡긴 갈대들 사이로 멀리 태평양이 다가온다. 언제나 봐도 아름다운 곳. 제주다.

오름을 내려오는 눈길은 오를때보다 불안하기까지 했지만, 봄이 오면 다시한번 우보오름을 찾아 겨우내 꼭꼭 숨어있던 야생화들도 만나고, 어렴풋이 보이던 태평양도 다시한번 만나길 바라는 약속을 두고 아쉬운 행보를 마감한다.

찾아가는 길: 우보오름은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북서쪽에 위치해 있는데 상예동에 소재한 서귀포호텔까지는 여러 갈래의 길이 있음. 여기서 초원승마장 쪽으로 200m를 가면 기슭에 도착됨. 정상까지는 10분 정도 소요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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