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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퓌스의 벤치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까미l노 2011. 3. 7. 23:46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김재진

 

 

믿었던 사람의 등을 보거나

사랑하는 이의 무관심에 다친 마음 펴지지 않을때

섭섭함 버리고 이 말을 생각해 보라.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두 번이나 세 번, 아니 그 이상으로 몇 번쯤 더 그렇게

마음속으로 중얼거려 보라.

실제로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지금 사랑에 빠져 있거나 설령

심지 굳은 누군가 함께 있다 해도 다 허상일 뿐

완전한 반려(伴呂)란 없다.

 

 

겨울을 뚫고 핀 개나리의 샛노랑이 우리 눈을 끌듯

한때의 초록이 들판을 물듯이듯

그렇듯 순간일 뿐

청춘이 영원하지 않은 것처럼

그 무엇도 완전히 함께 있을 수 있는 것이란 없다.

함께 한다는 건 이해한다는 말

 

 

그러나 누가 나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가.

얼마쯤 쓸쓸하거나 아니면 서러운 마음이

짠 소금물처럼 내밀한 가슴 속살을 저며 놓는다 해도

수긍해야 할 일.

어차피 수긍할 수밖에 없는 일.

상투적으로 말해 삶이란 그런 것.

인생이란 다 그런 것.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그러나 혼자가 주는 텅 빔.

텅 빈 것의 그 가득한 여운

그것을 사랑하라.

숭숭 구멍 뚫린 천장을 통해 바라뵈는 밤하늘 같은

투명한 슬픔 같은

혼자만의 시간에 길들라.

별들은 멀고 먼 거리, 시간이라 할 수 없는 수많은 세월 넘어

저 홀로 반짝이고 있지 않은가.

반짝이는 것은 그렇듯 혼자다.

 

 

가을날 길을 묻는 나그네처럼, 텅 빈 수숫대처럼

온몸에 바람 소릴 챙겨 넣고

떠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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