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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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퓌스의 벤치

갈 수 없는 쓸쓸함 / 안희선

까미l노 2009. 4. 22. 00:31


 

갈 수 없는 쓸쓸함 / 안희선 
빛바래 남루한 내 가슴엔 
까맣게 타들어 간 길이 있고, 
아픔의 자갈 무성한 길이 있고 
세상이 차갑게 곤두박힌 등성이 너머 
내 발걸음 닿지 못하는 곳엔 
꿈 같은 그대가 있어,
내 길은 끊어질 듯 이어지고, 
눈물가에 닿은 밤처럼 이어지고 
그러나, 한 치 앞을 모르는 
상처에 발걸음은 헝클어져 
돌아서야 하는, 
아픔의 왕복 
비애(悲哀)로 습기찬 저녁은 
오랜 어둠 속에 또 다시 파묻히고, 
내 깊은 한숨에 파묻히고, 
나는 뎅그런 눈만 남아 
달의 유령처럼 그대를 찾는다 
눈빛 캄캄한 바람이 
무거운 이마를 스쳐간다 
그리움 딛고, 쏜살 같이 
지나가는 무심한 
세월 
쓸쓸하다 
음악, The Rain / Solitu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