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산티아고 #17 "내 몸 안에 벼룩이 기어 다닌다" 본문

까미노 데 산티아고

산티아고 #17 "내 몸 안에 벼룩이 기어 다닌다"

까미l노 2009. 2. 21. 16:28

 

 

 

  

                                             위 사진은 유럽의 한 외국인 순례자가 산티아고를 순례 후 인터넷에 알린 것을 옮겨온 것임을 밝힙니다.

 

                                              

                                                             CARRION-------TERRADIOLLOS 27 KM

                                    LEDIGOS--------25 KM

 

 

 

 오늘 걸은 길가엔 마을도 카페 같은 것도 발견할 수 없었고 이동식 카페 한 곳만 있을 뿐이었다.

길고 긴 수로 옆으로 난 안개 자욱한 길인데 낮에는 다시 또 작은 날파리 같은 것들이 계속 따라오면서 얼굴 근처에서 날아다님

 테라딜로스 까지 내쳐 가려다 중간의 레디고스에서 숙소를 정함

 

자주 만나서 함께 길을 걷기도 하고 알베르게도 같은 곳에서 많이 썼지만 나이를 가늠하기 어려웠고 직접 물어보지도 않았지만

체격이나 웃음 같은 게 숀 코네리 같은 느낌이 들어서 농담삼아 닮았다고 이야기 하면 저처럼 얼굴이 빨개져서는 아니라고 손사레를 치전 기억이 난다.

 

늘 시가를 입에 물고 가을 햇살을 즐기면서 모자에 꽃을 끼고 다닌다...

그는 순례를 하는 동안 꼭 카페에서 휴식을 취하는데 맥주 한 잔과 바게뜨로 점심식사를 대신 하곤 했었다.' 

 

미카일이라고 프랑스인인데 우리가 흔히 접하고 만나던 온화한 미소를 띤 외국사람의 인상 그대로이다.

한국인들에게도 참 친절한 사람이었는데 맥주를 좋아해서인지 항상 얼굴색이 빨간색이었다.

 

저분처럼 나도 수염이 둥글게 괜찮게 나기를 바랬었는데 어째 염소 수염도 아니고 사람이 점점 비겁한 모습인 것 같아사 보름을 못 기르고 포기해 버렸다....

 한국에서 평소 잠자리에 드는 시간이 새벽 두시 무렵인데 자유로운 직업을 가진 사람인지라

아침형 인간이기보다는 오히려 올뺴미형이라고 하는 게 맞을 것 같은 타입이고 아침 잠이 더 달콤하고 새벽 늦은 시각이 되어서야 깊은 잠이 든다.

 

조금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싶은 날이면 어김 없이 짧은 꿈 한 조각을 꾼 후 금방 꿈에서 깨어나곤 하는데

산티아고에서도 일찍 잠자리에 들지 못하는 날들의 연속이라 조금 힘이 든다.

한낮 거의 서너시 경이면 걷는 것이 끝나기에 빨래와 장 보기등을 하고 일찌감치 저녁식사를 해결하고 나면 초저녁인데

이곳에서는 달리 할 일이 없으니 무려 9-10시경 잠자리에 드는데 나로서는 이게 보통 고역이 아닐 수 없는 노릇이다.

 

간밤에도 일찌감치 침낭 속에 들어 설핏 잠이들어 꿈결인양 모기를 쫒고 있었는데 ...

아뿔싸 선잠에서 깨어나 손등을 보니 발갛게 부어 오르는 것이 아닌가...

숙소 내부가 춥지 않은데다가 기온이 좀 높은 날이어서 더웠는지 침낭 속에서 양 손을 뺴고 잠이 들었는데 손등을 모기가 물었는지 가렵기 사작했다.

 

모기 좋아하는 사람이 있겠냐만 평소에도 파리 모기는 아주 싫어해서 내 눈에 뜨인는 놈들은 꼭 잡고 마는데 이곳에서는 눈에 보이지도 않았고

달리 무슨 도구도 마땅치 않아 그냥 다시 잠을 청했었는데...

그것이 모기가 아니라 스페인에서 볼 수 있는 친치스라는 벼록의 일종이라는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되었던 것이다.

 

이틀 전 수상하게 생각해서 꽤나 염려도 되고 조심을 했었던  혼타나스 알베르게에서 물린 것인지 내 옷속으로 숨어 들었던 것인지 알 길은 없으나

그로부터 며칠간 스페인 벼룩과 전쟁을 치루게 되었던 것이다.

 

올 해 9월에 다시 가게되면 반드시 이놈들을 카메라에 한 번 담아봐야 겠다는 생각도 든다...

이놈들이 낮에는 가만 있다가 꼭 밤만 되면 활동을 시작하는데 깊은 잠이 들만할 시각이 되면 온 몸을 돌아다니며 물기 시작하는 것이다.

아마 옷의 실밥 자국을 따라 숨어있다가 살갖을 물어 피를 빨고 다시 옷깃 같은 곳에 숨는 것 같다.

 

외국인 친구들의 말을 들어보면 벽이나 침대 모서리 같은 곳을 잘도 기어 다니고 타고 내려온다는데...

좌우지간 한국 사람들은 누구나 할 것 없이 모두가 이놈들에게 헌ㅇ혈을 강제당했다는 사실이다. 

 

 이런 돌들로 만들어진 만들어진 다리가 어떻게 오랜 세월 비바람에 씻기고 전쟁을 치루면서도 이만큼 보존이 되는 것인지 놀라웁다.

현대식 구조물들처럼 무슨 콘크리트로 되어서 속에다 촐골이 들은 것도 아닐텐데 보통의 여느 도시에서처럼 자동차도 그냥 통행을 하는 다리이다.

온통 이끼가 끼이고 모서리 부분들은 닳아서 각이 없이 둥글게 되어졌는데 무슨 유적 같은 것들이 길가에 지천으로 늘려 이ㅆ는 것 같음이다.

 

사람들의 일살 속에서 그대로 함께 생활하면서 보존 되는 심지어 가축들도 지나 다니는 일반 도로들 처럼 천 여년 전의 다리들도 많다.

사람들의 접근을 금지하게 해서 보존 하는 것도 필요할 때도 있겠지만 산티아고 처럼 보존을 위한 보존이 아닌

제대로 된 보존이 우리나라의 구조물에서도 볼 수 있게 되기를 ...

 

 

 아주 긴 수로 옆으로 난 길을 하염없이 따라간다.

기을날 아침 길에 이슬을 잔뜩 매단 거미줄이 총총하다.

아직 산치아고 길에서는 별 다는 독충이나 해충 같은 것을 발견하진 않았었는데 여기서도 거미는 어디로 숨었는지 보이지를 않는다.

 

한국의 산길에서도 숲에서도 흔하게 거미줄을 만나곤 했었지만 이처럼 온전하게 잘 지은 거미줄을 보는 것은 산티아고에서 처음이다.

산티아고는 그래서 나에게는 경이로움이다...

 

거미줄 씨줄 날줄 한가닥씩에 이슬이 몇개씩이나 달린 것일까...

제 집에 걸려 드는 곤충이나 벌레들을 잡아 먹고사는 거미 가끔 목이 마르진 않을까...

그래서 말인데 거미도 과연 물을 마실까..마신다면 저 이슬을 먹고 사는 것은 아닐까...

유럽 사람들 특히 프랑스 사람들이 달팽이 요리를 좋아한다던데...

이상하게 늙어가던 모습을 한... 우리네 시선으로야 결코 미인일 수 없는 외모를 한 브리짓..어쩌고 하는 프랑스 여배우가

한국의 음식 문화의 하나인 보신탕을 가지고 시비 거는 것을 별로 좋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그렇다고 다팽이를 먹는다고 시비 걸고 시지는 않다만...

어쨌든 달펭이도 식용과 아닌 것이 있다니까 뭐...개고기 역시 그런줄로 안다만...

 

이렇거나 저렇거나 남의 나라 먹거리를 가지고 왈가왈부 하는 것은 싫으니 앞으론  하지 말지어다.

이녀석 순례자의 발에 행여 밟혀 죽을까봐 살며시 들어서 길 숲으로 옮겨 줄랬더니 잔뜩 몸을 웅크리는 게 본능적으로 지 몸을 보호하겠다는 것이겠지...

 

빨간 색으로 칠해진 지팡이

한국에서 출발할 때 스틱 한쌍을 가지고 갈려다가 비행기에 싣는 문제로 말들이 많던지라

귀찮아서 아예 포기하고 갔다가 현지에서 6 유로를 주고 샀었는데 40여 일동안 정이 많이 들어서 한국까지 가지고 올려다가

역시 비행기에 싣는 문제 때문에 서쪽의 땅 끝인 피스테라 알베르게에 그냥 두고 왔는데 지금은 어느 순례자의 손에서 행복한 순례를 하고 있겠지...

 

 

흙으로 된 수로 옆은 신작로 길을 10 여 km,걷다보니 앞이 보이지도 않고 바닥이 젖어 쉴 곳이 마땅찮아 자동차길로 나와봤다.

아직도 갈 곳은 까마득히 보이지도 않고 자욱하게 안개만 쪼그려 앉은 내 배낭의 엉덩이만 적셔댈 뿐이다.

 

춥지는 않은 날씨라서 소매를 걷은 채 걷는데 자꾸만 벼룩이란 놈이 신경을 거슬리게 만드는 듯 하다.

옷 속으로 스멀스멀 기어 다니는 듯 해서 슬며시 소매 안쪽을 뒤집어 보기도 하고 바짓가랑이를 순간적으로 확 걷어 뒤집어 보기도 한다.

햇살이 뜨거운 날씨였으면  혹시 이놈들이 밖으로 기어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드는데 옛날 어릴적 이라는 놈은 햇살 속으로 기어 나오곤 했었으니까...

 

소매를 걷어 맨 살을 보니 팔꿈치쪽의 실밥 자국이 있는 부분을 따라 모기가 문 자국처럼 빨간 자국들이 줄지어 보인다...

밤이면 가렵기 시작했다가 낮엔 거짓말처럼 괜찮이 지곤 한다.

아무에게도 알리지도 못하고  병원에 가자니 그렇고 행여 외국 친구들이 알면 괜히 멀리하려 할까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아쉬우나마 잠시 가려움을 잊게해주던 한국에서 가져간 쎄레스톤 지 크림을 바르고 계속 길을 간다...

 

 산티아고에 직접 가서 알게 된 사실이지만 한국에서 출발 전 여러 경로를 통해 접한 정보 가운데

 알베르게의 하루 지내는 가격들이 조금씩 올랐다는 사실인데 아마 물가에 따라 한 해 1유로 정도씩 정도 인상되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 외 마을마다 사설 알베르게들이 몇군데 더 생긴 것은 순례자에게는 반가울 수도 있겠지만 혹 울나라의 관광지에서 흔하게 봐왔던 것처럼

이곳에서도 시골 마을 사람들이 돈이 되겠다는 생각으로 마구 만들어 순례자들에게 좋지 못한 인상을 남기게 되는 것 아닌지 염려스럽기도 했다.

 

 

 

5,8KM ------CARRION de LOS CONDES 수도원 숙소 저녁과 아침 제공 친절하고 따뜻하게 대해주는 수녀님 세분

수도원에서 다 같이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함께 음식을 만들어 먹는 저녁시간 좋음,

까리온을 출발할 때는 간식거리를 준비해서 떠날 것, 중간에 마땅히 음식 사 먹을 곳이 없음

 

여행자 사무실 건너편 버스 정류장에서 큰 도시인 레온 가는 버스 탈 수 있는데 이 길이 싫은 사람들은 여기서 버스를 타고 지나감

오후 1시 출발하는 버스

 

마을을 벗어나 약 1km 조금 더 걸으면 사설  알베르게인 호스텔이 있는 San Zoilo 마을이 나온다.

4,8KM 지점에 Calzada Romana 를 지나고 다시 4,5km 지점에  Cruce 를 지나고 7km더 간 지점에

알베르게와 성당이 있는 Caldadilla de la CUEZA에 도착한다

 

1km 앞쪽에서부터 길은 두갈래로 갈라지는데왼쪽 길은 다소 둘러서 가는 길이긴 하지만

자동차 도로와 떨어진 길이고 우측 길은 자동차 도로와 나란히 걷게 된다.

 

길고도 지루한 길 17KM -------Calzadilla de la Cueza  약국,수영장 딸린 알베르게가 있는데 여름철에는 괜찮을 것 같음

산티아고에서는 비교적 길 찾기가 쉬워서 길을 잃을 일이 좀처럼 없지만 혹시라도 길을 잊었을 때는

그냥 자동차 도로를 한참 따라가다 보면 가야할 길과 다시 만나게 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