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비 내리는 파리의 새벽 길 본문

까미노 데 산티아고

비 내리는 파리의 새벽 길

까미l노 2008. 11. 11. 14:44

파리 시내 교외 한인 민박...파란집...

아직 날이 밝으려면 다소 이른 새벽 시간

달그락 거리는 소리에 밤 새 설치던 선잠마저 달아나고...

 

커피라도 한 잔 할까하고 침대를 살며시 빠져나�다

거실에서 밥을 챙겨먹는 여자아이 하나...

이름이 특이해서 기억하는 * 요미...라는 아가씨다(인도행에 꼭 들려보겠다던...

 

오늘 오전 10시에 모스크바를 경유하는 비행기를 타야한다면서 새벽에 나서는

좋아하는 것들도 꽤 샀는지 배낭의 무게가 장난이 아니다(내가 이렇게 표현하면  그 배낭의 무게는 20kg는 될 것이다)

 

무작정 준비하고(나름대로 철저했겠지만)

동네 아름다운 가게에서 3만 원을 주고 구입한 검은색 6-70리터 용량의 대형 배낭을 메고

파리의 새벽거리를 나선다...

 

못내 안스럽고 걱정스러워 뒤를 따라 나섰더니 극구 괜찮다며 휑하니 걸어간다

비바람이 부는 파리의 가을날 새벽인데...

 

어제는 청년 한 사람이 약탈과 도둑질한 남의 나라 유물들을 돈 받고 구경시켜주는

장물 전시장 루브르에서 지갑을 통째로 소매치기 당하고 들어왔던데 ...

그러게 도둑질한 물건을 뭐하러 돈 주고 구경하러 다니기는...^^

 

난 돌아다니다가 화장실도 없고(겨우 한군데 찾으면 50센트의 유료 화장실 뿐)

지하철의 불결함 세느강의 똥물들이 싫어 아에 일찍 들어와버렸다.

게다가 담배 한 갑에 8,500원 정도의 살인적인 물가가 겁이나서 애초 파리관광은 염두에도 없었는데

어떤 이들은 이런 나를 두고 프랑스 파리까지 가서 그 유명한 루브르니 오르세니 노틀담 사원이니 에펠탑 같은 곳을

안 들어 가보다니 어리석다 할지 모르겠지만...

 

미술관은 또 내가 예술에 문외한이라서 할 말 없다손, 쇳조각 이어 높이 올린 에펠탑 올라는데

각 층 마다 돈이 틀린다...제일 많이 놀라가는 삼층은 12 유로다...계단으로 가면 2층까지는 8유로지만...

지금 아마 1유로에 1800원 남짓 하는 모양이던데...

 

내 파리관광을 하러 왔던 것이 아니니 어서 한국으로 가버리면 그 뿐...

 

각설하고...

새벽거리인데다 나이도 어리고(25살-키 158-9 정도) 비도 내리는지라

그 아가씨가 생각하는 것과 내가 염려하는 것의 차이가 다르거나 말거나 뒤를 졸래졸래 따라갔다...

 

딱 한 번 돌아보더니 걱정 말라면서 비에 젖은 낙엽이 아스팔트 바닥에 무수히 깔린 스산한 새벽거리의 모퉁이를 돌아간다...

그 아이도 나도 각기 다를 많은 생각들을 하면서 산티아고 길을 끝까지 걸어서 예까지 왔겠지...

 

조심해서 집에 잘 도착하거라...

내 너만한 나이일적엔 매양 철 없이 부끄러운 짓이나 하고 돌아다녔던던 것은 아니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