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카미노의 산티아고 순례 그 길 위의 50일(링반데룽)#1-#49 본문

까미노 데 산티아고

카미노의 산티아고 순례 그 길 위의 50일(링반데룽)#1-#49

까미l노 2008. 11. 11. 18:16

 

 

 

동방의 해 뜨는 나라 꼬레아의 해남 땅 끝 갈두리에서 정열의 나라 스페인 대서양 절벽 끝  

유럽인들이 아주 옛날 세계의 끝이었다고 믿었던 피니스레레(피스테라)까지 걸어가다

 

아름답다 못해 경이롭고 감동적이었던 그 길들...

한꺼번에 다 먹어치우기엔(?) 너무 아까워 아끼고 또 아끼면서 길의 미식가처럼 느릿느릿 산티아고 길을 걸었다.

채 어둠이 걷히지 않은 새벽길에 서면 이내 둥 뒤에서 떠오르는 해가 내 앞 길을 밝혀주고 보존이라고 하기엔 지나치게 진부한 느낌이 들어

차라리 자연에 그대로 방치해둔(?)까미노 숲길을 걷다보면 금새 해는 내 머리 위를 지나 멀리 앞장서 내 걸음을 재촉하는 듯 한다.

 

길 위의 시간은 마치 시간의 달력이라도 되는 것처럼 페이지를 휙휙 넘기면서 아까운 내 일정엔 아랑곳 하지 않고

내 시야 끝 가물거리는 지평선 너머로 지는 해를 따라 바삐 걸음을 재촉하게 되는 저녁무렵의 순례자가 되곤 한다.

 

백두산 천지가 보고 싶어서(외국이라고 할 수 없겠지) 중국을 경유했을 �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처음 나가는 외국이다.

원래 외국여행이나 관광 따위에는 별로 관심조차 없었던데다  그나마 베낭여행으로

인도나 티벳 히말라야는 트레킹 수준으로 갈려고 마음에 담아두었던 정도였었다.

 

올 4월 초 산티아고엘 가려다가 일 때문에 못갔었고 09년 4-5월 경에 갈 계획을 하고 있던 차

그러다가 지난 여름 '인생길 따라 도보여행' 주관 국토 대장정을 잔행하고 있을 때

회원 한 분의 산티아고를 9월에 갈 의향이 없느냐고 자기는 항공권을 발권했다는 전화를 받고 갑작스레 바음이 바빠지기 시작했는데...

 

그 후 일은 손에 잡히지 않고 온통 산티아고 길에 대한 열망으로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가 되었으니

서둘러 항공권을 예약하고 9월에 출발할 준비를 서두르게 되었던 것이다.

 

현지의 산티아고 길을 다 걷고 돌아온 지금에사 느낀 것인데 산티아고 길은 연중 계절이 우리나라와 거의 비슷한데

다만 4-5월 우기에 비가 많고 한여름엔 습도가 그리 높지 않으면서 더 무덥다는 것이고 한 겨울은 조금 더 눈이 많고 추울 정도여서

가급적이면 가을철에 출발을 권하고 싶다...최종 종착지 산티아고를 10 여일 남겨둔 갈레시아 지방은 연중 비가 오는 날씨가

300일 가까이나 되니까 그건 어쩔 수 없는노릇이고...

 

길 위에서 여행을 하는 순례자들을(페르그리노)위한 배려가 아주 훌륭할 정도인데 길을 묻는 사람에 대한 친절,

길을 찾는 여행자글을 위한 갈 안내 표시가 우리나라 도로 안내판 못지 않다라는 편리함...

 

보존해둔 길의 아름다움에 경이로운 감탄이 절로 나오게 하는 아주 자연스러운 방법이었다는 것이다.

지나친 배려로 인한 자연 파괴도 거의 찾아볼 수 없었고

순례자들을 위한 움식값 할인이며 길가의 수돗가등에 고마움이 연신 절로 나오게 하는 길이었다.

 

사골 마을을 거의 다 지나차게 배려한 이유를 처음엔 몰랐으나 

처음 이 길을 복음을 전하기 위해 사람들이 사는 마을들을 거쳐가지 않을 수 없었겠구니 하는 나름대로의 정리를 해보았다.

 

유럽의 사람들 문회와 그 곳의 역사들

다 알 수야 없겠으나 두 눈으로 보고 직접 몸으로 부딪히며 걸어가볼 수 있어서 많은 것들을 체험할 수 있었기에

스페인 사람들의 크고 너른 마음씨에 길을 걷는 내내 고마음을 느꼈다.

 

스스로는 누구에게 무엇을 권하거나 재촉하는 타입은 아니지만

산티아고 길에 대한 내 경험으로는 가까운 사람들에게는 꼭 한번 어떤 방식으로든 가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것이 순례이든 단순한 관광을 위한 여행이 되었든 아주 적은 돈으로 스페인 전역을 볼 수 있다는 것은 괜찮은 여행이지 않을까 싶어서이다...

 

덤으로 산티아고 콤포스텔라 대성당에서 옛날 유럽인들이 세상의 끝이라고 믿었던 피스테라까지 볼 수 있으니

어찌 아니 가볼 수 있으랴...

 

행인지 불행인지 아주 숲이 짙어 어두컴컴한 산 속 숲길을 혼자 걸어가는 길에서도 위험한 동식물 해충 같은 것들도 거의 만날 수 없었고

사람들도 위해를 가한다던지 하는 경우는 아직 들어보지 못했으니 해외 어떤나라의 여행에서 이처럼 홀로 안전한 여행을 할 수 있겠는가...

 

당신이 카톨릭 신자였든 종교가 없는 사람이었든 해외여행이나 배낭여행에 대한 열망이 있는 사람이라면

꼭 산티아고 길을 걸어보라고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