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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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은지심

불쌍한 사람

까미l노 2007. 11. 22. 22:27

좋은 기억을 가지고 갈려던 마음은 점점 엷어져 가고  

사치와 허영으로 여행이나 다니는 길이라고 폄하하던

혼자 걷는 내 산길에 내리던 비는 적막하기까지 했었습니다.

 

채 다 풀지 못했던 무지한 몰이해 끝에 오는 이 황당함을 다스리기가 참으로 난감합니다.

산다는 건 마음 속에 있는 그 무엇들을 하나씩 꺼내 버린다는 것이라는데

당신으로 인해서 아직 아무것도 가지질 않은 듯 하니

새삼 당신과 닿였을만한 무엇이든 버릴 것 조차 없습니다.

 

그나마 우린 서로를 조금은 미워할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이젠 잘 사시라는 말도 하기 싫어집니다.

당신은 불쌍한 사람이오...나 역시 그렇다고 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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