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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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퓌스의 벤치

7월의 유배지에서

까미l노 2007. 11. 22. 00:49

7월

 

쏟아지는 비를 피해
찾아갔던 짧은 처마 밑에서
아슬아슬하게 등 붙이고 서 있던
여름날 밤을 나는 얼마나 아파했는지

 

체념처럼 땅바닥에 떨어져
이리저리 낮게만 흘러다니는
빗물을 보며 당신을 생각했는지.


빗물이 파놓은 깊은 골이
어쩌면 당신이었는지

칠월의 밤은 또 얼마나 흘러가버렸는지


땅바닥을 구르던 내 눈물은
지옥 같았던 내 눈물은
왜 아직도 내 곁에 있는지

 

칠월의 길엔
언제나 내 체념이 있고
이름조차 잊어버린
흑백 영화가 있고
빗물에 쓸려 어디론가 가버린
잊은 그대가 있었다.

 

여름날 나는 늘 천국이 아니고
칠월의 나는 체념뿐이어도 좋을 것

모두 다 절망하듯 쏟아지는
세상의 모든 빗물
내가 여름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허연---

 

 

 

 

참으로 빠져 나오기 힘 든 그런 지독한 여름날의 늪에 갇혀 허우적 거렸다.


또 다시 질책해 보지만 강제 당하여 갇혔던건지
스스로 빠져버리고 싶었던건지 창졸간이라 분간이 서질 않는다.

 

그는 자신의 늪에 나를 빠트리고 싶어했었다
돌아서 가는길을 그가 원하고 있는건지 나를 위해서 가는건지 언제부터 이런 나의 흐리멍텅인지....

 

약속을 지키리다.
사랑은 왜서 이다지도 애매모호 한건지 딱히 추억할 아무런 것도 없다만,
이나마 좋은 기억만이라도 가지고 가지...

 

잘 삽시다.
마음에 아무것 담아두지 말고 얼마간 어리둥절했던 내 어리석음 이젠 보이지 않으리다

 

그는 이 열대야에 내 앞에 잠시 떠 올랐다가 사라진 사람이다.
전처럼 나는 아무런 부끄러움도 없이 좌충우돌하며 살리라...

 

 

동강에서 서울로 돌아오던 버스 옆자리 그녀의 무릎에 손을 얹었었다는 내 행동이 싫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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