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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금 마루금

그 뜨거웠던 여름 한낮의 국토순례길에서

까미l노 2008. 8. 11. 19:37

 덜 피곤해서 덜 힘들어서는 분명 아닌데

저렇게 평화로운 모습으로 그냥 길바닥에 널부러져 잠 들 수도 없었던 사람

간밤 싸지 못했던 똥을 오늘은 쉬원하고 편안하게 쌀 궁리 때문에 나는 쉬 잠들지도 못하고 있었다...엠병할놈의 성격...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사람들인가...

잠시 다 잊은 채 저리 편하게 잠 들 수 있는 아름다우ㅡㄴ 아이들...

 

 

 �어있는 사람들은 나와 같은 생각들을 하고 있을까...

 

 

 길바닥은 여전히 뜨겁고 발바닥의 근육들은 일제히 들고 일어나서 아프다고 아우성들인데

점점 타성에 젖어드는 것처럼 무던해져 가고 무디여져들 가는 모양이다...

 

저 뜨거운 여름 한낮의 폭염속의 길을 건강하게들 걷고있다...

 

 

 

 

 처음엔 맨 얼굴 다 드러내고 있어도 서로를 모른 채 출발했었지...

이제는 맨 살 한점 보이지 않게 철처히 숨겨도 운동화 코만 보아도 동여맨 수건만 보아도

배낭에 매달고 가는 양말 쪼가리만 보아도 누구인지 단박에 알아본다...

 

 

 늦기 전에 이 땅의  길들에 내 흔적을 남기고 싶어하셨던 분들...

언제나 건강하시고 멋진 모습으로 살아기시기를 ...

 

 

축하합니다~

장한 모습이었습니다~

아무런 것도 약속할 수 있을만큼의 넉넉함이 전혀 없지만 가능하다면 그대들에게 무엇이든 드리고 싶습니다.

 

 

 

 저 모습에서 550 여 킬로미터를 걸어왔다는 곤함이 엿보이기나 하는가...

인간의 아둔함과 미련함이 때론 아름답게 느껴지지 않는가...

 저런 밝은 미소를 한여름 뙤약볕 아래 폭염 속에서도 볼 수 있다는 것은 분명 행복이리라...

 

 

 23살의 어린 아가씨와 67살의 나이 드신 할아버지가 함꼐 걸어 온 멀고 먼 길

길 위에선 모두 동갑내기 친구였었고 동기동창 같은 사이였었다...

 

 

 

 잘했다 참 잘했다...리고 대견했던 스스로에게 찬사를 보내고...

 

 

 저건 분명 평화야...

무욕이고...그쟈?

 

 

 

 무우같은 저 다리가 참 아름답다고 생각되지 않니?

 

 

 

 발가락과 발바닥은 엉망진창이란다...

용케 잘 참아내면서 걷고있어...용기도 주고 축하 한다고 말해 주지 않으련?

 

 

 모퉁이를 돌면 곧 길이 끝나고 목적지가 나오는 게 아니라

또 다른 모퉁이가 나올 것이라고 아직 한참 더 걸어야 한다고 우린 자포자기가 아니라 잘 견디며 적응해 가고 있는거야...

 

 

 사방에서 들려오는 코 고는 소리...

하지만 사진으로는 평화롭기 그지 없는 정경이다...

 

 

떠나오기 전 곱고 예뻤을 발들...

이젠 니 발들을 더 많이 아끼고 사랑하려무나...

 

 

 

 완전무장한 발이 이런 거란 ...

그래도 복면 뒤의 발가락들이 참 건강해 보이는구나...

 

 

 

 발아! 발아! 사랑스런 내 발들아...

미안하고 고맙고 그렇구나...

 

 

 예쁜 아이 쏭아~ 왜 잠 들지 않은거니?

너는 무슨 생각을 그리도 골똘히 하고 있는 듯 보이는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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