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소음인 본문
소음인은 비, 위장이 약하고 속이 냉한 체질로서
체격이 왜소하고 비교적 마른 편이다.
성격은 인내심이 강하고 소심한 편이지만
철저한 경계심이 있고 세심히 살피며 지나칠 정도로 감상적이다.
세월의 흐름과 변화 하는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을 일으키며 극복하는 힘이 약한 편이어서
쉽게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감상에 젖어있는 기간이 길어 자칫 게으르다는 평을 받기도 한다.
산행도 한번 시작하면 꾸준히 하면서 매번 새로운 감상에 젖는다.
나뭇잎 하나 돌부리 하나 예사로 보아넘기지 않는다.
꽃이 피고 새가 울고 나비가 나느 봄의 향기를 보는 마음과
신록이 우거지고 계곡에 흐르는 물과 정상에 부는 시원한 바람과
비가 오고 눈이 오는 오묘한 자연의 섭리에도 무한한 경탄과 감회가
다른 체질의 사람들보다 남다르다.
그래서 자고로 시인묵객들중 이 소음인들이 많았고
요즘도 환경운동 하는 사람들이 소음인이 제일 많은 걸로 알고 있다.
소음인은 벌써 차리고 나오는 복장이나 모습부터 단정하고 빈틈이 없다.
소음인은 음식을 소식하기 때문에 차림표가 간단하나 되도록 소화가 잘 되는 음식으로 준비를 한다.
'소음인은 천성이 아주 침착해서 절대 술 마시고 실수하는 법이 드물기 때문에
반주 한잔씩 고정적으로 하는 이들도 있다.
소음인은 고독한 산행을 좋아한다.
홀로 산에 가서 독서를 한다든 가 연설문을 외운다든가 하는 것이 흔히 있을 수 있다.
고요한 산행에서 자작시 한 편을 낭송하면서 느끼는 감회가 소음인에게는 보다 특별할 것이다.
소음인의 배낭에는 반드시 필기도구가 들어있거나 스케치북이 들어있을 수 있다.
남달리 느끼는 감흥을 꼭 기록해 놓고자 할 것이기 때문이다.
'저 위대한 대자연의ㅡ 풍광이 어쩌면 가는 곳마다 색다르고 오묘한가?
아. 조물주에게 감사한다. 내가 오늘 여기 오기를 잘했도다'
소음인에겐 우리나라 겨울 정취 또한 빼놓을 수 없는 풍관이다.
함박눈이 내리면 눈꽃을 감상하러 산행한다.
특별히 겨울 산행을 하면서 한국적 정취를 남달리 느끼는 체질이 바로 소음인일 것이다.
소음인은 추위에 약하기 때문에 의복을 여러가지로 갖춰야 한다.
방한복도 물기가 스며들지 않는 것으로 준비해야 한다.
소음인은 체중이 가볍기 때문에 고산등반을 하는 예가 많은데 평소에 별도로 근력운동을 해두어야 한다.
음식은 소식하기 때문에 육류를 많이 섭치하는 것이 좋다.
소음인이 육류를 먹지않고 채식만 하거나 곡류만 먹으면 살이찌는 예가 많다.
소식하되 육류섭취를 늘리고 곡류 즉, 탄수화물을 줄이도록 노력해야 한다.
내일 산행 한다고 마라 정해놓고 잠을 설치는 예가 많은 게 소음인이다.
옛날 소풍가는 어린아이가 잠을 못자는 것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