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버드나무 본문
버드나무과에 속하는 낙엽교목인 버드나무의 꽃이다. 전국 각처에서 자라는데 특히 냇가에서 흔히 자란다. 높이가 20m, 지름 80㎝에 달하는 큰 나무로서 껍질은 검은 갈색이고 가지는 황록색이며 원줄기에서 잘 떨어진다. 잎은 어긋나고 피침형이고, 양끝이 좁아지고 가장자리에 안으로 굽은 톱니가 있다. 꽃은 암·수가 딴 그루에 달리지만 때로 같은 나무에 달리는 수도 있다. 수꽃 화수는 길이 1, 2㎝이며 화서축에 털이 있다. 포는 타원형이며 명주실 같은 털이 밀생한다. 암꽃 화수는 수꽃 화수의 길이와 비슷하고 화서축에 털이 있다. 포는 난형이며 털이 있다. 꽃은 4월에 피고 열매는 5월에 익으며 삭과에는 털이 달린 종자가 들어 있다.
버드나무는 냇가에 피며 그 꽃은 봄철에 아름답게 날린다. 예로부터 헤어질 때에는 버들가지를 꺾어주었으므로 이별을 상징해왔고, 꽃은 약재로 사용되었다. 문학적으로 버들가지는 아름다운 여인으로 비유되었고 꽃은 화창한 봄날을 상징했다.
버들을 꺾어서 길 떠나는 이에게 주는 것은 옛날의 공통된 상례이나 이것이 무슨 뜻인지 알지 못한다. 내 뜻으로 억측해보면, 길 떠나는 이에게는 반드시 선물이 있어야 하는데. 가난한 선비는 재물만을 폐(幣)로 삼지 않아도 되는 것이므로 청교(靑橋)의 버들가지는 어디나 있는 것이라 꺾어서 그로써 전승함은 그 충정을 표시하자는 때문이다. 이는 재물을 들이지 아니하면서 그 정성을 전달할 수 있는 것이니, 그 뜻이 또 간절하다 하겠다.
버드나무는 이별할 때에 주는 정표를 상징한다.
옛 사람들이 이별할 때의 정표로 버들을 꺾어주었던 풍습에 대해 조선 후기 이익(李瀷)의 『성호사설』에는 그 이유를 설명한 바 있다. 그것은 재물을 들이지 않고서도 정성을 표할 수 있는 흔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와 같은 절류(折柳) 풍습은 중국에서 전래된 것이었다. 중국에서는 이미 한대(漢代)부터 정인(情人)과 이별을 나눌 때 버들가지를 꺾어서 상대방에게 주는 습속이 있었는데 특히 버드나무가 줄지어 서 있는 장안(長安) 교외에 있는 파교(灞橋)의 다리목에는 보내는 사람과 떠나는 사람이 이별을 아쉬워하는 석별의 명소였다고 한다.
버드나무는 예부터 사악한 것을 물리치는 벽사력을 지닌 것으로 생각되었다.
버드나무가 벽사력을 가진 이유는 첫째로 버드나무의 한자인 유(柳)는 목(木)과 묘(卯)를 합한 글자로서 묘(卯)는 동방(東方)이며 동방은 곧 춘양(春陽)을 의미하기 때문에 음(陰)을 굴복시키고 백귀를 물리칠 수 있는 힘이 있다고 하는 것이다. 둘째는 버드나무의 잎의 모양이 날카롭고 뾰족하기 때문에 귀신은 이것이 무서워 접근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버들잎 모양으로 만들어진 화살촉을 유엽전(柳葉箭)이라고 하는 것도 그 잎 모양의 날카로움에서 나온 것이다. 셋째는 버드나무는 그 가지를 거꾸로 꽂아 놓아도 살 정도로 강인한 생명력을 가지고 있어 여기에서 파생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여름철에 학질에 걸렸을 경우 환자의 나이 수대로 버들잎을 따서 편지봉투에 넣은 다음 겉봉에 ‘유생원댁 입(柳生員宅入納)’이라고 써서 이것을 길에 버려둔다. 길을 가던 사람이 그 봉투를 줍거나 밟게 되면 그 사람이 학질을 가져가 대신에 앓게 되어 환자는 병이 낫는다는 것이다. 또 아침 일찍 버드나무고목에 가서 그 가지로 매듭을 3개 묶어서 만들어 놓고 주문을 외면 학질이 낫는다고도 믿었다.
중국 사람들도 버드나무에 신령스러운 기운이 있음을 느끼고 벽사의 힘을 인정했다.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농서(農書)라고 할 수 있는 5세기경에 나온 『제민요술』에서는 “정월 초하룻날 아침에 버드나무가지를 꺾어 문간에 달아두면 백 가지 잡귀신이 들어오지 못한다”라고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오월의 버드나무를 꺾어 문 위에 걸어 놓으면 사악한 귀신을 물리칠 수 있다는 설이 있었다.
불교에서는 버들가지가 관세음보살의 대자대비를 상징한다. 여기에서 버들가지는 실바람에도 나부끼듯이 미천한 중생의 어떠한 소망에도 유연하게 응해서 중병(衆病)을 제거해 주는 자비를 상징하고 있는 것이다. 버들가지는 원래 바람이 불면 부는 대로 움직여 그 소원을 들어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버들가지는 관세음보살의 정병 속에 들어 있는 불사의 감로수(甘露水)를 고통받는 중생에게 뿌리는 데도 사용된다. 즉 세상을 구하고자하는 관세음보살의 자비가 사바세계에 널리 퍼지게 하는 용도로 사용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물가에 자생하며 뭇 식물보다 먼저 눈을 틔움으로써 “물과 생명”을 상징하게 된 버들가지에 불교의 진리를 펴는 역할을 대입하여 표출한 것이다. 고려청자의 상감무의와 철화무의에서는 흔히 버드나무가 등장한다. 이는 자비의 상징으로서 불교의 교화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볼 수 있다.
전국 각처에서 자라며 특히 냇가에서 흔히 자라고 만주와 일본에 분포한다. 높이 20m, 지름 80㎝에 달하는 큰 나무로서 수피는 검은 갈색이고 가지는 황록색이며 원줄기에서 잘 떨어진다. 따라서 버드나무에 올라갈 때는 큰 가지라도 조심할 필요가 있다.
잎은 어긋나고 피침형 또는 이와 비슷하고, 양끝이 좁아지고 위끝은 길게 뾰족하며 가장자리에 안으로 굽은 톱니가 있다. 표면에는 털이 없고 뒷면 주맥에 털이 있으나 곧 떨어지며 동아에는 짧은 털이 있다.
꽃은 암·수가 딴 그루에 달리지만 때로 같은 나무에 달리는 수도 있다. 수꽃 화수는 길이 1, 2㎝이며 화서축에 털이 있다. 포는 타원형이며 명주실 같은 털이 밀생한다. 수술은 2개씩이고 같은 수의 밀선이 있으며 수술대 밑에 털이 있다.
암꽃 화수는 수꽃 화수의 길이와 비슷하고 화서축에 털이 있다. 포는 난형이며 털이 있다. 자방은 털이 있고 암술머리는 얕게 4개로 갈라지며 밀선은 1, 2개이다. 꽃은 4월에 피고 열매는 5월에 익으며 삭과에는 털이 달린 종자가 들어 있다.
썩은 버드나무의 원줄기는 캄캄할 때 빛이 난다. 시골사람들은 이것을 도깨비불이라고 하며 무서워하고 있다. 따라서 산골에서 도깨비가 나온다고 알려진 곳은 습지에서 버드나무가 무성한 숲일 때가 많다. 수피를 내버들과 더불어 수렴제·해열 및 이뇨제로 사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