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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인연 본문
우리 서로
인연하여 삽시다.
잠시 쉬었다 가는
인생의 한 방랑길에서
서로 사랑했던들
그게 무슨 죄가 되겠습니까
우리 서로
그만한 거리를
두고 삽시다
가까워지면
너무 멀어질까봐
두려워 하는 것
이것이 다 인생의 공상(空相)이라 하였거늘
우리 서로
잊으며 삽시다
내가 너를 잊어가듯
너 또한 나를
아주 잊어도 좋고
이것이 집 없는 나그네의 고독이라니
이런 고독 쯤
가슴에 품고 산들 어떠합니까
- 현월당
인연이 어디 내 속에 둘 수 있을 것이며 너의 것으로도 되랴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것도 아니거늘 연연해 하지 말고 살아야겠지
붙잡든 놓든 그 또한 각자의 몫이고 욕심이려니 마음 흐르는대로 하고 살자
시간이 살 같이 흘러간다.
참 좋은데...
물욕이야 원래도 없었던 현실에 살았었고 식욕조차 없이 산 지 오래인데
아직도 따라 다니는 지랄 같은 성욕은 참으로 거추장스럽고 추해질까봐 언제나 노심초사다...
스스로 접을 수야 없겠지만 그나마 하나 둘 접고 비워지고 포기해져서 다행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