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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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이야기 9

까미l노 2013. 3. 3. 14:48

 

괴불나무



오래 전에 식물공부를 시작하면서 식물의 이름이나 현상에 대해서 궁금해하면서
그 답을 찾으려고 여러모로 노력을 했었답니다.
잠시 관찰하거나 몇가지 자료를 뒤져보면 쉽게 풀리는 의문점이 대부분이었지만,
몇 달을 고민을 해도 답이 어려워 화두처럼 간직하다가
몇 년이 지나서야 그 해답을 알게 되어 기뻐한 적도 많았습니다.
그중에 하나가 바로 괴불나무입니다.
'괴불나무'의 어원을 밝히려고 한글 대사전까지 뒤져보았지만 해결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 덕분에 '괴불주머니'의 어원은 알아냈지만요.
고민하던중 우연히 '괴불'이 '개불알'에서 유래했다는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또 하나의 작은 고민이 생겼습니다. 우리 주변의 동물이 많이 있는데,
'소불알' '말불알'이 아니고 왜 하필 개불알일까?
여기서 제가 즐겨보는 동물의세계 TV프로그램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고양이과나 개과의 동물들은 다른 동물들을 빨리 달려서 잡아먹어야 하기에 불알이 몸에 바싹 달라붙어있고,
소나 말들은 불알이 축 쳐져 있지요.
괴불나무의 꽃자루가 짧아 열매가 성숙하면 잔가지에 꼭 붙은 모습을 보면서 우리 조상들은 개불알을 생각하였던 것입니다.

-사진/글 동자꽃

 

 

 

고들빼기









다시 황대권 님의 이야기로 돌아가보면
이 분의 삶에 약간은 아이러니한 측면이 있다.
대중들에게는 그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려져 있지 않으나
그의 옥중서신으로 엮은 '야생초 편지'는 많은 사람들이 애독하고 있다.
그가 살아온 50여 년 중에 13년 옥살이 동안 가장 의미 있는 작품을 남긴 셈이다.

다산 정약용 선생의 경우가 또 그렇다.
그 분이 18년 유배생활을 하는 동안 목민심서, 경세유표, 흠흠신서 등
수많은 위대한 걸작들이 탄생되었다.
만약 다산선생이 그러한 정치적 우여곡절을 겪지 않고 엘리트관료로서
평생 순탄한 공직생활을 하였다면 그런 위대한 저술활동을 할 수 있었을까?

우리 역사상 최초의 어류도감이라 할 수 있는 자산어보도
다산 선생의 형 정약전선생이 흑산도 유배생활 중에 쓴 것이다.

인도의 초대 수상 네루는 독립운동을 하다가 투옥되어 오랜 감옥생활을 했다.
그는 옥중에서 그의 딸을 교육시키기 위해서 거의 매일 편지를 썼다.
이 편지를 모은 책이 널리 알려진 '세계사편력'이다.
아버지의 옥중서신으로 수준 높은 세계관과 역사의식을 배운 그의 딸이
바로 인디라 간디 여사로 후일 인도의 수상이 되었다.

 

 

어저귀







인도에서 건너온 식물이라는 선입견 때문인지는 몰라도
어저귀를 볼 때마다 참 인도를 닮았다 라는 생각이 든다.
우선 어저귀의 꽃, 잎, 씨방의 색과 형태를 보면
인도의 국기와 아주 비슷한 느낌을 받는다.

미국에서 들어왔거나 이름에 ‘미국’이 붙은 식물들,
이를테면 미국쑥부쟁이, 미국자리공, 미국가막사리 등등이
우리 생태계를 우려스러울 정도로 잠식해 가는데 비하여
인도에서 전래된 이 식물은 그야말로 ‘인도스럽게’
문명의 뒤안길에서 어정거리고 있는 느낌을 준다.

어저귀처럼 한 때는 경작이 되던 식물이 효용이 떨어져
야생으로 다시 돌아간 식물을 야화(野化)식물이라고 한다

 

 

 





보통 ‘나도’,‘너도’라는 접두어를 붙이는 경우, 원종과의 관련성이 있어야만 ‘나도’, ‘너도’라는 말을 붙이는데, 이 나도승마는 승마와는 큰 관계가 없는 듯하다. 소속도 전혀 다르다. 나도승마는 범의귀과, 승마는 미나리아재비과이다. 승마류와는 꽃도 전혀 다르다.
일부 승마 종류의 소엽과 좀 비슷해 보이긴 한다. 나도라는 말이 들어갔으니 어느 부분이든 비슷한 곳을 찿기는 찿아야 되겠는데, 어찌 좀 억지주장 같다. 어찌 됬거나 그렇게 이름을 얻었으니, 너는 평생 나도승마로 그렇게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운명이다. 이 나도승마라는 이름이 결코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그 유래가 좀 이상하다는 것 뿐.
나도승마는 한국특산식물이면서 개체수가 너무 적어서 멸종위기Ⅱ급 식물로 등록되어 있다.
실제로 이 꽃의 자생지는 한정되어 있다. 전라남도에 자생하고, 중북부지방의 모 산에도 자생한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중북부에서는 보았다는 분은 없다. 혹 보고도 자생지 보호가 우선이여서 공개를 하지 않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이 꽃의 자생지 조건은 빛이 좀 적게 들어오고 습한 곳이다. 즉 음지쪽을 선호하는 식물이라는 이야기인데, 이 식물의 잎 분포 상태를 보면 음지쪽에 자생하면서 빛을 강하게 요구하는 식물인 것 같다. 잎이 제법 크고 많은데 아래쪽에 있는 잎도 잎자루를 길게 내어 위쪽 잎에 가려 있지 않다. 즉 어느 잎이라도 직접 하늘과 통하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이것은 빛을 강력히 요구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꽃은 종모양의 통꽃으로 끝이 다섯 갈래로 갈라진다. 꽃받침도 통꽃받침이고 이것도 다섯 갈래로 갈라진다. 꽃도 저렇게 한꺼번에 피어 있으니 고개를 숙인다. 윗쪽이 올해(2007) 본 꽃이고, 아랫 쪽이 작년에 본 꽃이다. 작년엔 고개를 똑바로 처들고 도도하게 굴더니만 올해는 반갑다고 먼저 인사를 건네온다. "다시 뵈어 반갑습니다."라고. 누가 돌봐 주지 않더라도 조용한 숲속에서 내년에도 그 후에도 아름답게 피어나 주길 바래본다.

 

 

 







가시는 얼핏 공격적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동물이나 식물의 방어수단이다.
가시연꽃은 누구로부터 무엇을 지키기 위해 온통 가시로 수면을 덮고 있을까?

밤송이만한 가시연꽃의 열매도 가시로 싸여있는데 이 속에 백 여 개의 씨앗이 들어있다.
이 씨앗들이 모두 한 자리에 떨어지게 되면 이듬해 나온 새싹들끼리 아옹다옹 다툴 것이다.

가시연꽃은 이점을 염려해서 씨앗을 개구리알 같은 우무질로 싸서 물 위에 떠 다니게 하다가
바람이나 수온에 의한 대류를 통해서 씨앗이 골고루 퍼졌을 때
우무질이 사라지면서 씨앗을 가라앉혀 이듬해 싹을 틔울 것이다.

이 씨앗들이 물 위에 떠 있는 동안 새들의 먹이가 되지 않도록 하기위해
온몸에 가시를 돋우어 새들의 착지를 막고 있지 않을까 생각해보니
가시연꽃 밭을 아수라 지옥으로 여겼던 편견이 문득 부끄러워졌다.

스스로 아름다운 모습으로 살고자 연연하지 않으며
비록 가시투성이 괴물로 보일지라도
오직 자식 잘 되기만을 바라는 눈물겨운 모성애를
가시연꽃에게서 배운다.

 

 







,,,,, 남은 이야기 ....

1985년도에 둥근잎꿩의비름이 멸종되어가는 것을 안타깝게 여긴
H식물원 원장이 이 종자를 채취하여 양묘장에서 번식시켰다.
2003년에 이 식물원 직원들이 로프를 타고 절벽에 2,000 여 포기를 심어
오늘날 우리들이 이 꽃을 자생지에서 쉽게 볼 수 있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드레스를 입은 신부를 연상케 하는 꽃 -- 연영초와 큰연영초

위 두 식물은 좀 많이 비슷한데, 자세히 보면 꽃 속에 특징이 있음을 알 수 있다.
꽃 속의 자방을 보면 연영초는 흰색에 가까운 노란색을 띠고 있고, 큰연영초는 자방이 검은 색을 띠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리적 분포도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 중부 이북의 높은 산에 분포하면 연영초이고, 울릉도에 분포하는 것은 큰연영초이다.
도감에서조차 이 식물의 이름이 정확하지 않은 것이 몇 있다.
연영초는 강원 태백에서, 큰연영초는 울릉도에서 각각 담았다.
꽃이 피었을 때 이 아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흡사 초록 드레스를 입은 신부를 연상케 하는 꽃이다.
굵고 짧은 줄기 끝부분에서 계란형의 넓은 잎 3장이 윤생하여 줄기를 덥고 있고, 잎이 땅에 닿을 정도이며
그 끝에 백옥같은 꽃이 줄기 끝에 딱 하나만 피어 있는 모습이 흡사 드레스를 입은 신부 같은 형상을 하고 있다.
가만히 보면 참 재미있는 구석이 있는 아이이다. 꽃에 비해 잎이 너무 커서 가분수 같은 느낌을 받는 꽃,
처음 만나면 신기하기도 하고, 우스꽝스럽기도 해서 키득 키득 웃음마저 자아내게 하는 꽃이다.
꽃잎과 꽃받침, 그리고 잎이 모두 3장씩이다. 속명 Trillium(Tri- : 3)은 이 식물의 특징을 말해 주고 있다.
왜 하필이면 연영초일까? 연영초(延齡草)는 “수명을 연장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데,
이 식물의 뿌리줄기 말린 것을 연영초근이라 하는데 이것을 약용하면, 수명 연장에 효과가 있다고 하는 것 같다.
그런데 사람마다 다르지 싶긴 한데 사람들은 이 연영초근을 약용하면서까지 수명을 연장하고 싶은 생각은 없지 싶다.
4월의 울릉도 나리분지 숲 속에서 큰연영초를 만났을 때의 기쁨은 말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컸다.
참으로 보고 싶어 했던 꽃 이였기도 했거니와, 시기가 너무 일러 꽃을 볼 수 없지 않을까도 생각했던 꽃 이였기에
개화된 모습의 이 꽃은 더욱 큰 기쁨으로 다가왔나 보다.

 

 







천상의 꽃밭이라 불리는 곳에 물매화. 애기물매화가 순백의 꽃으로 화들짝 피었습니다.
천상의 꽃밭은 제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밭이며 선계에 들어선 듯 신비로운 기운이 감도는 곳입니다.

아주 머언 옛날 제주에는 저승계도 이승계도 아닌 저 멀리 아주 먼 곳에 죽어야 건너갈 수 있는 강이 있었습니다.
오금까지 오는 물을 지나 잔등까지 물이 차고 목까지 차오르는 큰 강을 건너면 아름다운 서천꽃밭이 있습니다.

서천꽃밭에는 광천못이 있는데 광천못 물을 떠다가 서천꽃밭에 주는 것은 죽은 아이들의 몫입니다.
때묻지 않은 아이들이 주는 물을 먹고 피어나는 서천꽃밭에는 희귀한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납니다.

웃음꽃, 싸움꽃, 멸망꽃, 수레멜망악심꽃, 뼈 오를 꽃, 살 오를 꽃, 피 오를 꽃, 오장육부 기를 꽃, 환생꽃, 생불꽃, 오색꽃 만발하게 피어나는 서천꽃밭에 자그마한 키에 앙증맞은 애기물매화가 피었습니다.

세속에 물들지 않은 순백의 꽃잎을 활짝 펼치며 천진난만한 웃음으로 가을하늘을 이고 피어나는 애기물매화는 원앙부인이 흔들어 깨웠는지도 모릅니다. 몇 주 전에 꽃망울을 웅크리고 있던 애기물매화가 화들짝 피어 물가에 서 있습니다.

순백의 꽃, 애기물매화는 고결한 영혼꽃입니다. 한 생을 위해 오로지 한 송이 꽃을 피워냅니다.
꽃을 향한 한 개의 잎은 줄기를 감싸며 바람이 흔들고 지나가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오로지 한 생을 위한 사랑의 힘입니다. 사랑의 믿음으로 눈처럼 맑은 순백의 한 송이 꽃으로 생을 마감할 수 있는 애기물매화는 사군자의 기품을 지닌 꽃이라 할 수 있을 만큼 고결함이 느껴집니다.

물가나 습한 곳에서 매화를 닮은 꽃을 피우기 때문에 '물매화'라는 이름을 가졌습니다.
물매화는 범의귀과 여러해살이풀입니다. 제주에서는 물매화와 애기물매화를 만날 수 있습니다.
고산에부터 하나 둘씩 피기 시작하여 가을이 깊어 갈 무렵이면 저지대의 민틋한 오름에도 피어납니다.

물매화에는 숨겨진 비밀이 있습니다. 곤충을 유인하기 위한 헛수술이 진짜 수술보다 아름답습니다.
헛수술은 진주로 장식한 왕관처럼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물매화 헛수술은 5개로 끝이 12-22개로 갈라지는 반면에 애기물매화는 끝이 3-8개로 갈라집니다.
또한, 잎도 조금 다릅니다. 물매화 잎은 긴 둥근 심장형인 반면에 애기물매화는 심장형 또는 원형입니다.
크기도 조금 차이가 난다 하지만 고산에 피우는 꽃들은 대부분 작기 때문에 크기로 구분하기는 어렵습니다.

작년 가을날 물매화와 애기물매화를 구분하기 위해 한참이나 눈여겨보았습니다.
꽃이 작기 때문에 꽃잎 안에 이슬방울처럼 영롱한 헛수술을 세는 것은 육안으로는 힘들기 때문에 돋보기를 사용해서 관찰하는 것이 좋습니다.

전설 속의 서천꽃밭은 우리의 마음속에 자라는 꽃밭입니다. 마음속 깊은 곳에 광천못이 있는데, 광천못 물을 길어 올릴 수 있는 것은 아이들 같은 맑고 깨끗함이 있어야 합니다.

 

 

 







이름부터 우스꽝스럽다. 헐떡이풀이라니...
이 꽃도 우리나라에서는 울릉도에서만 볼 수 있는 꽃이다.

물론 특산식물은 아니다. 일본, 중국에도 있단다.


물론 이 날 탐사에는 일행이 본인 포함 6명이나 되었다.

서울에서 1분, 강원도에서 2분, 경북에서 3분. 이렇게 탐사의 묘미도 한 6명정도 되니 딱 좋다.

눈도 총 12개나 되니 꽃을 찿을 확율도 높아지고 좋은 모델을 만날 확률도 그만큼 높아진다.

보통 울릉도 야생화 탐사 경로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보편적인 경로가 나리분지에서 성인봉쪽으로 산행을 하면서 탐사하는 것이다.
이 날도 나리분지에서 1박하고 아침 일찍 일어나 아침을 먹고 점심도시락을 하나 챙겨 배낭속에 넣고 탐사를 시작했다.
늦어도 2시까지는 도동에 도착해야 된다. 울릉도에서 포항으로 나오는 배가 오후 3시이기 때문에 마음은 좀 바쁜 편이다.

7시에 나리분지 원시림으로 들어가니 벌써 날은 훤하게 밝았다. 키 큰 나무 사이 사이로 쓰며드는 햇살이
사진찍기엔 더없이 좋은 하루를 만들어 줄 것 같은 예감이였다.

 
4월달에 봤던 큰연영초는 이미 열매를 맺어가고 있고, 잎만 무성하던 큰두루미꽃도 4월과는 달리 산행 초입에 꽃이 지천을 이룬다.
조금 올라가니 큰두루미꽃 사이 사이로 꽃도 꽃 같지 않는 것이 요상스럽게 피어있다.


이미 꽃대의 아래쪽엔 꽃이 지고 열매를 맺어가고 있고 위쪽에만 꽃이 조금 남아 있다. 이름하여 헐떡이풀.
첨 보는 꽃이라 정성스럽게 여러 컷 담았다. 혈떡이풀을 담고 나니 본격적으로 산행이 시작된다.
주 능선까지 가파른 길을 걸어 올라야 된다. 진짜로 숨이 절로 헐떡거린다. 온 몸에 땀이 범벅이다.


그렇게 헐떡거리면서 능선에 다다를 즈음, 이 헐떡이풀이 또 방긋 웃고 있다.
능선가에 서서 가파른 경사 길을 따라 여기까지 헐떡이며 오느라 고생했다며 반갑게 손짓한다.
그래서 헐떡거리는 숨을 잠시 고르면서 다시 이 꽃과 눈 맞춤했다. 성인봉 정상 주변으로 가니 이 헐떡이풀이 좀 더 많이 보인다.
특이하게 생긴 키가 멀대같이 큰 난초도 보인다.


잎 가장자리에 쭈글 쭈글 주름이 많이 져 있다고 해서 주름제비란이라고 하는 것 같다.
헐떡이풀과 함께 이 꽃도 정성스럽게 담았다.
성인봉 정상에 서니 탁 트인 동서남북이 마음을 아주 상쾌하게 한다.


저 멀리 산행을 시작한 나리분지도 보이고, 산 능선을 감싸는 운무가 발아래에 있어 진짜 성인이 된 느낌이다.
가져간 도시락으로 허기진 배를 채우고, 정상에 올랐으니 정상주가 없을 수가 없지.. 정상주도 곁들여 멋지게 한 잔하고는
이제 빠른 걸음으로 하산을 해야 한다. 포항으로 오는 배를 타기 위해서..
가끔씩은 울릉도 들어가면서 이런 생각도 해 본다. 풍랑으로 나가는 배가 뜨지 않았으면..

.

왜 헐떡이풀이냐? 간헐적으로 숨이 가쁘고 헐떡거리며 기침을 하는 증상이 기관지천식인데,
한방에서 이 풀을 천식 치료에 사용했기 때문에 헐떡이풀이라고 한답니다.

 

 

 





이끼가 자라는 바위틈에 발을 뻗어 내렸지만 깊게 내릴 수 없어 웅크리다 차츰차츰 가늘고 작아져 버린 발,

포기할 수 없는 생명의 빛은 달도 별도 되지 못해 가을의 문턱에서 눈물처럼 하얗게 피어나는 바위떡풀,

밤하늘의 달이 되고 싶었으나 별이 되고 싶었으나,

그 무엇도 될 수 없는 운명은 나를 찾는 이들의 가슴에 소박한 액세서리가 되겠습니다.

소녀의 고운 머릿결에 꽃처럼 어여쁜 머리핀으로 또는 당신의 허름한 가을옷에 화사하지는 않지만 소박한 브로치로 장식하겠습니다.

보는 이들의 가슴에 별보다 달보다 고귀한 선물로 안겨오는 바위떡풀은 범의귀과로 습한 바위에 붙어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입니다.

꽃잎은 하얀바탕에 약간의 붉은 빛이 띠며, 위 꽃잎 3개는 작고 아래 꽃잎 2개는 길어 大자로 보이기 때문에

'대문자초'라고도 하며, 잎이 넓고 호랑이 귀를 닮은 모양이라 하여 '광엽복특호이초'라고도 합니다.

가을에 피우는 꽃들은 대부분이 눈에 잘 띌 수는 빛깔을 지녔습니다.

청보랏빛, 자줏빛,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 자손을 퍼트리지만, 바위떡풀은 한 줌의 흙도 없는 바위에 온 힘을 다해 가느다란 줄기를 뻗어 후세를 만들어갑니다.

습한 바위에 뿌리를 내리고는 척박한 곳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꿋꿋함을 보여주는 바위떡풀은 절실한 애정을 필요로 하는 식물입니다. 그

래서 꽃말이 '절실한 사랑'인가 봅니다.

바위떡풀은 습한 밀림 속에서 공기 중에 소량의 이슬과 햇빛을 먹고살아 가는 고독한 꽃, 우츄프라카치아를 닮았습니다.

결벽증이 강한 식물, 우츄프라카치아는 한 사람이 끊임없는 애정을 가지고 만져줘야만 살아가는 상상 속의 고독한 식물입니다.

우리는 누군가의 끊임없는 애정으로 살아갑니다. 또는 우리는 누군가에게 끊임없이 애정을 쏟습니다.
식물 역시 우리의 끊임없는 애정을 필요로 합니다.

 

우리의 애정이 있는 한 그들은 한없이 어여쁘게 피어나 제주를 찾는 이들에게 강인함과 아름다움을 선사할 것입니다.

 

출처 : 인디카 사진 동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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