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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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엔 까미노

한여름 낮의 꿈 국토순례

까미l노 2011. 12. 28. 22:52

어느새 내 나이를 내 스스로도 가늠할 수 없을 만큼 많이 먹어버린 것 같다...

저 맑고 밝은 아이들의 미소를 보고있자니 저 아이들이 내 딸이었으면 하는 욕심이 생기니...

 

반복되던 잔소리와 똑바로 하라고 연신 혼내던 나에게 아버지 같다 라며

내 의지를 무력하게(?)만들어버리던 저 아해들...

 

저 사랑스러운 아이들과 함께 한 이 여름 한낮의 길 위에서 나는 눈물겹게 행복했었다.

 

 

발바닥의 근육은 아프다고 아우성인데

가슴 한켠에선 무언가 뜨거운 것들이 치밀어 오르는 듯 하다...

 

목적지가 가까워질수록 힘은 더욱 부치는데 마음만은 오히려 행복해진다...

 

 

사람들은 싸우지 않고 살아가면 안 되는 것일까...

잠시 다투고 조금 욕심 내었다가도 이내 미안해 하고 서로 보듬어 안으며 그렇게 사는 것 정말 안 되는 것인가...

 

내내 길을 걸으며 생각했던 내 화두는 아마도 평화 아니었을까...

 

 

 

 

 

앞서 가는 뒤뚱거리며 걷고있는 저 사람에게 미안해 한다...

아침에 조금 잘못하고 늦어졌다고 괜시리 화를 냈었던 것이 못내 미안한데...

미안했었다고 끝내 말을 못했다...

 

아직도 나는 어리석고 아집에 가득 찬 모습 그대로이다...

다시 더 걸어야겠다...

 

 

가슴 벅찰 일들이 살아가면서 몇번이나 있을까...

요즈음 세상의 인생살이란 게 괜히 쓸데 없이 가슴따위 벅차고 그러면 바보처럼 못 산다 그러던데...

 

땀에 쩔은 모자 한개 하늘에다 던지면서 가슴 뜨거워졌던 나는 여전히 바보처럼 제대로 못 사는 건 아닐까 ..

 

 

 

 

출발 선상에 서는 것이란 언제나 설레임과 기대반 호기심 반이다...

내가 떠나는 여행길은 언제나 두려움이 뒤섞인 준비 덜한 일단 떠나고 보자이다...

 

얻는 것 보는 것 언젠 모자랄 뿐이지만

그래도 나는 자꾸 평화로워지는 모습을 발경한다 스스로에게서...

 

 

 

니 편 내 편 천지인 이 세상에서 저들은 각기 서로의 편이 될 수 있을까...

되어 줄 수 있을까...

 

세상에 와서 소풍 끝내고 간다던 어느 시인은 소중한 자기 편 한사람 남겨두고 떠났거늘...

저들도 무조건 편 들어주는 사람 한사람씩 만들었으면 참 조케따...

 

 

 

 

 

날아라~

날아 올라라~

 

힘 든 인생살이 저 하늘로 다 날려버리게...

근심 걱정 길에다 다 버려두고 홀가분하게 일상으로 돌아들 가소서~

지도를 들여다 보고 일정을 확인 하면서 내 머리 속은 또 다른 길 위를 꿈 꾸고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고...

 

언제까지 살아있을꼬...

 

 

 

 

참 맑은데 저리도 밝은데 ...

곧 길 떠날 저들에게도 다툼과 욕심 근심 같은 자잘한 인생들이 가슴 속에 담겨 있을까...

그래서 나처럼 삶이 고단하기라도 할까...

 

 

 

 

그래...

그렇기는 해...

 

길 위에서는 단순해져서 참 다행이야...

발이 다리가 또는 내려쬐는 햇살이 너무 강해 더위에 지쳐서 아무 생각이 없어져서 참 다행이야...

멍청해진다는 것은 얼마나 다행인지...

 

 

 

건강하고 밝고 씩씩한 아름다움

너는 참 올곶은 멋진 사람이란다...

 

 

가끔은 내 모습이 괜찮게도 보여져서 좀 더 살고 싶어진다...

그렇지 않다고 해서 곧 죽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 누가 절대자라도 있어서 허락을 하는 삶이라면

그런대로 살아져도 괜찮을거란 미련이라는게지 뭐...

 

 

저 모습은 아직도 아집에 가득찬 그런 모습이야...

링반데룽!

그냥 허허 웃으시게...

 

 

지독히도 고집스럽고 강팍한 인상일세...

왜 그리 사는 지 몰라...

 

 

 

 

01. 광야에서
02. 그녀가 처음 울던 날
03. 그루터기
04. 나른한 오후
05. 나의 노래

06.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07. 너에게
08. 서른 즈음에
09.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

10. 외사랑

11. 이등병의 편지
12.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13. 흐린 가을하늘에 편지를 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