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이풍진 것인가 저풍진 건 아니런가... 본문

링반데룽

이풍진 것인가 저풍진 건 아니런가...

까미l노 2011. 11. 4. 00:24

 

 

점점 잊어가는 것이 많아진다...

내겐 건망증 따위 없을 줄 알았는데 아니다..이젠 더러 더러 가끔 잊어먹는 일들이 생기기도 한다.

 

얼마만에 만년필이 생각났었는지 찾아내는데 꼬박 나절이 걸렸으니

왜서 그렇게 찾기가 힘들었던지 곰곰 생각해보니 값 꽤나 나간답시고

애지중지 하여 함부로 하지 않겠다고 깊숙한 곳에다 뒀던 것을 금방 기억해 내지를 못했던 것이다.

 

말라버린 잉크 툴을 깨끗이 씻어 새파란 새 잉크를 채워넣어봤다.

대문짝만한 원고지를 앞에 두고 글 한 줄 쓸려했는데 그만 단 한 글자조차 쓰지를 못했다.

 

그러지 말자고

버릴 수 있는 것들은 죄다 내려 놓은 것인지 버린 것인지 모르겠지만 좌우지간 지금 내 곁에다 두지 않은 것들이니

이도 저도 한 가지에는 맞는 것이 될테지..아마도...

 

급기야는 카메라까지 내다 버렸다가 끙끙 앓아 누웠던 지경에 이르렀다.

담배도 버렸다 주웠다를 반복하는 중이라니...스스로가 생각해봐도 참 못난 것 같다...

 

언제부터인가 스스로에게 방관자가 되어가는 것인게다.

자기애가 없으면 타인도 사랑하지 못한다 그러더라만

스스로 사랑할 구석이 보이지를 않는데 어떻게 사랑할 수 있을 것인가...

 

내팽개치다 못해 이젠 게을러져가는 것인게다.

마지막까지 게을러지는 것은 원치 않는데 오랫동안 길도 잃고 살았다. 

걷지를 않으니 먹는 것도 잊곤 하는데 이놈의 썩은 열정만은 사그라들지를 않는다.

 

드디어 십 년 만이던가...

무게가 62~3을 오르내린다.

그토록 오르고 싶어서 발버둥쳤다가 포기했었는데 스스로에게 방관자가 되었더니 허리가 조금은 굵어진겐가...

 

좀처럼 배가 고프지 않아 먹는 것을 자주 잊곤 한다.

그런데 걷지를 않았더니 꼴에 뱃살이라고 좀 붙었나보다...

 

카메라를 찾아야겠다.

바보 같고 못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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