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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흐린 가을 하늘인데 편지 한 장 못 쓰는 본문
편지...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쓴다는 가사도 멜로디도 예쁜 노래도 있고
가을엔 편지를 하겠다는 고상한 노랫말도 어울릴법한 비까지 내리시는데...
드디어는 우표값이 올랐다는데
요즈음 사람들은 사랑들도 않는지 우표값도 잊은 채 편지를 쓰지 않는다.
예전엔 연애편지가 많아서 우체부가 편지 배달하는 걸 행복해 하기도 했었고
하얀 사각봉투가 마당에 떨어져 있는 게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표정을 보이게 만드는 그림이기도 했었다.
지랄?
편지는 무슨...
속을 깨끗이 씻어 채운 만년필 속 파아란 잉크는 또 다시 말라갈텐데...
그래...
무턱대고 뜽딴지 같은 사람이 나는 좋다.
착하기 보단 차라리 지나치게 우직해서 늘 당하는(?) 바보같은 슬픈 사람이 나는 좋다.
잘 살고 성공한 사람의 삶을 나는 잘 모르기도 하거니와 내가 실패한(?)사람이라서 아예 관심 밖인 이유이기도 하지...
살얼음 같은 삶을 살면서 이미 대문 밖이 저승이거늘
차라리 희망이나 꿈 같은 거라도 소중하게 품고 산다면 다행이련만
그도 저도 아닌 채 허둥거리면서 아파만 하는 사람...
그런건가...
한가닥 그 실타래의 한 부분인 끈을 놓치고 싶지는 않은겐지...
어쩌자고 온 사방을 착함으로 빙 둘러쳐 놓은 채 버틸려는 것인가.
참다 참다가 드디어는 내 영혼이라도 팔아버리고 시퍼진다...
으아...
나는 착한 남자 아니고 나쁜 남자가 맞다고 우기고 싶다고...
우표값도 모르는 사람과는 사랑도 말랬는데 난 우표값은 늘 기억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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