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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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퓌스의 벤치

아내와 나 사이..

까미l노 2011. 10. 17. 19:37

 

 

 

 

아내는 76이고 나는 80입니다

지금은 아침 저녁으로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걸어가지만

속으로 다투기도 많이 다툰 사이입니다

 

요즘은 망각을 경쟁하듯 합니다

나는 창문을 열러갔다가

창문 앞에 우두커니 서 있고

아내는 냉장고 문을 열고서 우두커니 서 있습니다

 

누구 기억이 일찍 돌아오나 기다리는 것입니다

그러나 기억은 서서히 우리 둘을 떠나고

마지막에는 내가 그의 남편인줄 모르고

그가 내 아내인줄 모르는 날도 올 것입니다

 

서로 모르는 사이가

서로 알아가며 살다가

다시 모르는 사이로 돌아가는 세월

그것을 무어라 하겠습니까?

 

인생?

종교?

철학?

우린 너무 먼데서 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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