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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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한가운데 있는 푸르름.-산천단

까미l노 2011. 5. 25. 23:45

겨울 한가운데 있는 푸르름.-산천단

산천단 입구에 서면 기분좋은 나무숲 터널과함께 솔잎 사이를 스치는 바람 소리가 들린다. 산천단은 제주시에서 5.16도로를 따라 20분 정도만 오르면 찾을 수 있다. 한라산신제를 지내던 산천단. 제주에 부임한 목사들은 백록담에서 천제를 올렸는데, 그때마다 제물을 지고 올라가는 사람들이 얼어 죽거나 날씨가 사나와서 올라 갈 수 없는 날이 많았으므로 1470년(성종1) 이약동목사가 지금의 아라동으로 옮겨 제단을 설치하고 산신제를 지내게 하였다.이약동목사가 건립한 '한라산신고선비(漢拏山神古禪碑)'는 1997년에 홍정표씨가 발굴하여 단내에 세워진 것이다. 그간의 성상(星霜)을 말하듯 푸른 이끼를 먹은 제단과 세월의 비바람을 견디다 무뎌진 채로 서 있는 비석들이 이곳이 신성한 신제 봉행소였음을 말해준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마주하면 한 눈에 다 바라볼수 없는 거대한 노송들이 솟아 있다. 천연기념물 제 160호로 지정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노목 '산천단 곰솔'이다. 적어도 500~600년은 족히 넘은것 같은 산천단 곰솔. 하늘로 솟다 못해 무거워진 가지들은 땅을 향해 몸을 구부리고 있다. 수백여년전 천제를 올렸던 신성함이 긴긴세월 동안 간직된채 이곳 산천단 정적 속에 고스란히 되살아 난다. 옛 사람들의 정성. 모아진 마음이 산천단의 하늘과 땅의 빛깔을 빛어 냈는가. 산천단 숲에 앉으니 신제를 올렸던 선인들의 마음처럼, 깨끗한 마음의 바다 속으로 빠져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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