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응 본문

드레퓌스의 벤치

까미l노 2011. 4. 28. 13:08

“응”

 

문정희

 


햇살 가득한 대낮

지금 나하고 하고 싶어?

네가 물었을 때

꽃처럼 피어난

나의 문자

“응”

동그란 해로 너 내 위에 떠 있고

동그란 달로 나 네 아래 떠 있는

이 눈부신 언어의 체위

오직 심장으로

나란히 당도한

신의 방

너와 내가 만든

아름다운 완성

해와 달

지평선에 함께 떠 있는

땅 위에

제일 평화롭고

뜨거운 대답

“응”

 

- 『나는 물이다』 (뿔,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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