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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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퓌스의 벤치

오십견

까미l노 2011. 4. 28. 13:06

십견

 

--김재진

 

 

나는 오십견이

쉰 살 된 개인 줄 알았다

 

오십에도 사랑을 하고

오십에도 눈물이 있는지

비릿한 나이에는 알지 못했다

 

오십에 기르게 된 어깨 위의 개들을

풀어놓아 먹이려고 침을 맞는다

어깨에 꽂힌 이 바늘은

우주와 교신하는 안테나다

 

고슴도치처럼 온몸에 피뢰침 세워놓고

웅크린 채 앉아 있는 이 짐승은

못돼먹은 성깔에 내린 벼락일지 모른다

 

벼락 치듯 가버린 친구 한, 둘 늘어나는

쉰 살 된 몸 안에 개들이 살고

부글거리는 속 지그시 눌러 앉히며

양념 센 국그릇에 소 떼가 산다

 

오십에도 그리워할 것이 있고

오십의 하늘에도 별이 돋는지

들끓는 나이에는 알지 못했다

 

 

시집 <백조는 죽을 때 단 한 번 운다 / 바움 / 20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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