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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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금 마루금

칠족령을 넘어 하늘벽 유리다리를 건너다

까미l노 2011. 1. 31. 10:54

영월군 신동읍 예미리에서 언덕을 넘어

고성리 구불구불한 내리막길을 다 내려가면 동강 관리소가 나온다.

 

 

예전엔 동강 입장료를 받았지만 지금은 무료로 갈 수가 있고

난방시설이 잘 된 화장실이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계속 큰길따라 직진을 하면 백운산 초입의 강을 건너는 점제나루를 지나는데

예전엔 나룻배로 건너야 하는 곳이었는데 지금은 다리가 놓여있다.

 

 

 

정선 조양강 상류와 합류하게 되는 곳이 나오는데 동강 할미꽃으로 유명한 곳과

굽이굽이 동강을 계속 거슬러 오르게 된다.

 

강 건너편엔 비행기재가 보이고 오른쪽 깎아지른 절벽위로는

정선의 토끼길로 유명한 뱅뱅이재가 보이기도 한다.

 

 

 

동강 상류 입구 삼거리에서 왼편 다리를 건너면 미탄으로 가는 길이고

오른쪽 길로 계속 직진하게되면 가리왕산 휴양림과 정선읍으로 가는 길이다.

 

정선읍 버스 터미널 뒷길로 오르면 뱅뱅이재 입구로 갈 수가 있는데

지금은 강화 유리로 바닥을 만들어 입장료를 받는다.

 

 

 

 

 

예미 언덕을 내려가 동강 삼거리에서 좌측 제장 나루로 가는길을 택해

점재교가 놓여있는 옛적 나룻배로 강을 건더기도 했던 제장마을로 가는 곳

제장마을 입구에서 언덕을 오르면 칠족령 가는 산행로 입구가 나온다.

 

등산로 초입은 유순한 오솔길로 낙엽이 수북히 쌓여있어서 걷기에 좋은 곳이다.

 

 

산행로는 곧 턱밑까지 차오르는 밭은 숨을 내쉬며 오르막 산행을 약 삼십분 정도 해야 하는 곳이기도 하다.

칠족령과 백운산 하산길이 만나는 삼거리에서 왼편으로 가면 사진의 칠족령 전망대를 만난다.

 

아래를 내려다 보면 사행천인 동강의 구불구불 흐르는 모습을 자세하게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 칠족령에서 백운산 정상으로 가거나 미탄면 문희마을로 갈 수도 있는데

왼편 깎아지른 절벽길을 타고 가면 하늘벽 유리다리로 가는 길이 나온다.

 

 

 

11시 방향 문희마을로 가는 길은 부드러운 낙엽이 깔린 흙길로 하산하여

마을로 내려서게 되는데 한시간 남짓 걸으면 마을이 나타난다.

 

그 길로 쭉 따라 가면 동강을 왼편으로 끼고 하룻밤 자기에 좋은 두룬산방을 지나게 되고

옛적 뗏목으로 한강을 갈 때 가장 위험한 구간이었던 황새여울을 지나간다.

 

 

 

 

                                                          '황새여울에 비 내리시거든"

 

 

 

 

이렇게 추적추적 비 내리시고 긴 주름치마 입은 당신 같은

고운 봄날이 오면 언제 한 번 당신을 초대하고 싶은 곳이 있습니다.

 

 

연둣빛 이파리들이 떨어지는 빗방울들에 잘 맞춘 박자처럼 연신 고개를 끄덕입니다.

 

아하 이것 한 번 보세요 길섶으로 채이는 풀자락 아래에서
퐁당퐁당 물로 뛰어드는 개구리의 뜀박질 못 보신지 오래지요

 

 

드문드문 돌배꽃이 피어있고 눈 부시게 흰 이팝나무 꽃도 잘 아실테지요

 

진분홍 철쭉들이 길 옆으로 흐드러지게 피었고 작아서 정겨웁게 느껴지는 유순한 물줄기가

물안개를 몽실몽실 피어대니 마음은 외려 더 넉넉하게 다가옵니다

 

 

 

청옥산에서 내려 쉬엄쉬엄 휘돌아 내리는 이 물줄기는 이름도 참 예쁘지요

미탄을 지나 한탄리로 거쳐오면서 기화천이라고 부른답니다

 


동강으로 흘러들면서 한줄기의 물이 두 이름으로 불리우면서

앞서 불리는 이름이 창리천이고 뒤이어 부르는이름이 기화천인데

귀때기 시린 겨울엔 메마른 갈대와 나뭇가지에 하얀 상고대가 절경으로 피어나는 곳이기도 하지요

 

 

 

이맘때의 여느 봄 날 풀리면 산그늘은 녹두빛 연두색이고

풍경에 녹아드는 플라이 낚시꾼들의 한가로운 그림이
도란도란 흐르는 물따라 흘러내린 줄을 사르고 또 다시 풀어내려서

둥글둥글 우아한 곡선을 만드는 모습이 한폭의 수채화같이 보입니다.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에서 브래드피터라는 외국영화배우의 모습처럼

강물도 부서지는 물빛도 연초록 숲그늘 지는 것조차 닮고 섰습니다.


허..소스락거리는작은 기척들 아니 물 속에서야 대단한 아우성일테지요
이맘때쯤이면 옛적 시골에서 어김없이 보여지던 놈들

작은 몸집에 무거우리만치 다닥다닥 알을 매단 녀석들이

물먼지 일구며 달아나던 모습들을 보셨는지요

40년 보다 더 오랜 기억의 순간들을 요즘에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건
당신을 처음 만날때의 설레임처럼 쉬 감탄할 길 없이 사는 요즈음엔 분명 대단한 감동입니다

 

 

물비린내랑 싱그러운 풀냄새가 새 빗물을 타고 상큼하게 코 끝을 자극합니다

 

세상 미물 가운데 가징 민감하게 구는 녀석들이 새우류라던데
그중에서도 더 민감한 녀석들이 이 가재라는 놈이랍니다

 

 

섬뜩할 정도로 차가운 물결이 놓아준 가재와 함꼐
내 발가락 사이를 훑고 내려갑니다

 

 

기화천은 이렇게 흘러 흘러 동강과 만나게 되면서

진탄나루라고 불리우는 이름을 가지게 됩니다.

 


내리시는 비가 아니라면 흙먼지 폴폴 뒤따라오는 강을 따라

비포장길을 얼마간 달리면 그 또한 이름 고운 문희마을이라는 곳이 나오지요

 

 

급한 언덕배기에 두룬산방이라고

동강의 물줄기가 귭이쳐 휘돌아 나가는 비경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참 멋진 잠 잘곳이 있습니다.

 

언제 한 번 당신을 이곳으로 유혹하렵니다


두룬산방에서 내려다 뵈는 동강의 모습은 상류 황새여울에서 휘돌아

진탄나루까지 내려오면서 그 물길은 가히 그림이라고밖에 표현 할 길이 없는 제 글력이 한심할 밖에요


언제 당신에게 미려한 송어의 나신과 화려한 국화꽃 무늬를 가진

쏘가리의 퍼득거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물 속에 들어선 당신의 뽀얀 알종아리를 훔쳐보면서 말이지요...

 

 

 






 

발밑을 조심해서 약 한 시간 남짓 가면 하늘벽 유리다리를 만나는데 바닥이 유리로 되어있어서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에게는 이 코스는 다소 어려움이 따르는 곳이다.

 

 

 

칠족령에서 하늘벽 유리다리 구간과 백운산 정상에서 칠족령으로 내려오는 구간은

초심자에게는 대단히 위험한 구간과 실제로 백운산 등산 도중 실족한 사람이 몇 있고 비석이 세워져 있기도 하다.

 

 

 

특히 늦가을에는 바닥에 낙엽이 쌓여있어서 미끄럽고

한겨울 역시 눈 때문에 미끄러워서 대단히 위험한 바위 구간이 많은 곳이다.

사진 촬영을 위해 절벽 가까이 가는 것은 절대 삼가해야 할 곳이기도 하다.

 

 

 

하늘벽 유리다리를 건너 조금만 더 진행을 하면 너른 소나무 밭이 나오는데

여럿이 식사를 하기에도 편한 곳이고 이곳에서 부터 거북이마을까지 내려서는 길은

그야말로 발이 호강하는 편하고 아름다운 능선 오솔길로 이어진다.

 

 

 

하신을 하면 거북이 마을 민박이 나오는데 주인 아주머니가

시골 어머니 같이 정겹고 친절하게 맞이해주는 곳이라서

가족끼리 연인끼리 산행과 동강여행을 겸해 한 번쯤 가보면 참 좋은 곳이기도 하다.

 

 

 

하늘벽 유리다리와 칠족령 삼거리에서 하늘벽길을 버리고

약간 우측의 내리막길로 우회하는 길도 있는데

경사는 심하지만 흙길이라서 상대적으로 강으로 내려서는 편한 길이기도 하다.

강을 따라서 거북이 마을까지 갈 수가 있다.

 

 

 

 

 

 

 

 

거북이 마을을 떠나 곧장 옛길인 신작로를 따라 왼편은 동강을 끼고 걸을 수 있는 이 길은

연포마을로 향하여 있는데 연포마을엔 "선생 김봉두" 영화를 찍었던 연포분교가 있고

지금은 민박을 겸한 팬션으로 폐교로 변해버려 옛청취는 찾을 수가 없게 되기도 한다.

 

 

 

한 겨울엔 눈 덮인 길과 흐르는 동강이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모습이 아름다운 곳이다.

착시를 일으키기도 하는데 걸어가는 반대편으로 동강의 하류가 되기 때문에

잘 살펴봐야 상류와 하류가 구분되어진다.

 

 

 

 

 

 

 

눈 덮힌 저 옛길을 걸어가는 사람들...

 

앞사람이 걸어간 발자국을 따라 걷기도 하고

아무도 지나간 흔적이 없는 적막한 옛길을 따라 걷기도 하고

가는 길 강 언덕에 오래 전 누가 살다 떠났는지 다 쓰러져 가는 양철지붕의 시골집들을 지나기도 한다.

 

 

 

옛길을 가다 눈이 쌓였던 길이면 가끔 내가 지난온 길을 돌아봐라...

그리고 하늘도 한 번 올려다 보고 눈 부시게 시리고 새파란 색이 거기에 놓여있다...

 

 

눈부시게 시린 하늘을 올려다 보면 슬퍼서 흐르는 것이 아닌 눈물을 흘리게 되고

내 곁을 스쳐 흐르는 갈물에도 반짝인 은빛 물비늘이

지나치게 아름답게 흘러가는 것을 마주한다....

 

 

그래서 눈물나게 아름다운 곳은 언제나 귀떼기마저 시려운 한겨울이란다...

 

 

 

 

 

연포마을을 지나 다리를 건너면 길은 포장이 되어

옛길의 흔적이 거의 사라져버린 시멘트 포장길로 이어지는데

이 길은 늦가을에 오면 지천으로 야생 오디와 복분자를 따 먹으며 한적한 길을 유유자적 걸을 수 있는 길이다.

 

 

 

어느 길 위에서건 아무때나 서 있어도 스스로 풍경에 녹아들어

개폼조차 멋있어 보이는 곳이 바로 동강이란다...

 

 

저이는 누구일까...

무슨 폼으로 저렇게 서 있는 것일까...

 

몸을 제대로 가눌 수 조차 없었던 칼바람이 지나가던 그때였는데

누군가가 자신을 영상에 담고 있는 것이라고 알 수가 없을 터이라서 뒷모습도 아름답게 찍혔네...

 

 

 

 

 

잔설로 덮혀있어서 유리바닥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었는데

눈을 치우자 유리바닥 아래로 아찔한 협곡과 절벽이 보인다.

 

 

고소 공포증도 없고 아무리 높은 곳을 올라서도 아무렇지도 않은 편인데도

유리다리 위에서면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는 것을 감출 수가 없을 지경이다.

 

 

 

 

이 다리를 만들었을 때의 고생스러움과 그냥 아무나 와서 쉽게 지나쳐 가버릴 사람들을 위해

이런 곳에다 이런 아름다운 다리를 만들어둔 분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외양으로는 옛 시골 분교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연포분교

이곳에서 학교를 다니던 그 아이들도 이제는 다 어른이 되어 있을테지...

 

 

운동장에는 그네와 시이소가 놓여있다.

 

온통 까만색으로 된 개 두 마리가 사람들이 그리운지 무척이나 반기고 잘 따르는데

우리가 가는 길 내내 끝까지 따라오다가 어디론가로 다시 사라져버렸는데

새카만 색이라서 처음 보면 사납고 흉측해 보이기도 하는데

오르막을 오르다 지치면 길바닥의 눈을 먹으면서 갈증을 해소하던 귀여운 녀석이었다.

 

 

 

 

 

 

 

 

 

동강 관리소를 출발 한바퀴 돌아서 연포마을 입구로 빠져 나오려면

여섯 시간 정도의 발품을 팔아야 하는데 절벽 구간과 바위구간이 섞인 위험한 곳이라서

걸음은 빨리 할 수가 없는 산길이 많은 곳이기도 하다.

 

 

점심식사와 휴식시간을 합해 여섯시간을 예상하면 되는 코스이다.

 

 

 

 

 

 

칠족령에서 거북이 마을 방향 하늘벽 유리다리로 하산을 하지 않고

문희마을 방향으로 코스를 잡게 되면 동강이 최 하류구간인

어라연으로 향하는 동강 강뚝길을 걸을 수도 있는데 이 구간도 무척 아름다운 곳이고

특히 어라연을 끼고 걷는 잣봉 코스는 눈을 즐겁게 해주는 동강의 비경 가운데 으뜸으로 치는 곳이기도 하다.

 

 

 

 

 

 

 

저 멀리 뼝대 위로 우리가 걸어서 지나온 하늘벽 유리다리가 절벽 난간 사이로 걸쳐저 있다.

뼝대는 강원도 사투리인데 절벽을 뜻한다.

 

 

 

동강 관리소에서 예미로 넘어오는 중간에 지금은 차량이 통행하지 않는 옛길의 터널이 있는

마을버스 한대가 겨우 지나갈만한 좁은 터널인데 일부러 차를 버리고 걸어서 한 번쯤 지나갈만한 재미난 곳이다

 

 

 

터널안엔 물이 뚝뚝 떨어지기도 하고 조명시설은 전혀 없지만

맞은편이 보이기에 후레쉬가 없어도 그냥 걸어서 지나가볼만 하다...

 

 

예미를 출발 동강 입구에서 구절양장 아우라지의 최 하류인 조양강과 동강 상류인 귤암리까지

하룻만에 걸을 수도 있는데 국토 대장정으로 한강 발원지 검룡소를 찾아가는 코스에서

강화도를 출발 이 구간을 지나 태백으로 가는 길이다.

 

 

 

다음엔 정선 땅 미탄을 경유 서울로 가던 유일한 신작로였던 산 위의 길

서울행 버스가 종종 굴러 떨어졌던 옛길인 비행기재를 걸어서

귤암리에 여름장마가 지면 마을 사람들이 정선 장으로 다니던 길인

토끼길로 이름지어진 뱅뱅이재를 걷고 곤드레 나물밥을 먹는 도보여행을 한 번 해보자...